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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지나면 정산할게요" 고려청자 받아 사라져버린 남성의 정체[경제범죄24時]

수정 2024.11.23 10:18입력 2024.11.23 10:00

2억4000만원 상당 도자기 받아 잠적
분양시행금 부족해 메우려 범행 계획

부산 중구에서 화방을 운영하는 박정찬씨(가명)가 지인의 전화를 받은 것은 지난해 4월 말. 서울에서 화방을 운영하던 지인은 박씨와 여러 차례 공예품을 거래한 적이 있는 동종업계 종사자이기도 했다. 몇 달 만에 연락한 지인은 박씨에게 “최근에 좋은 물건 없냐”면서 “좋은 가격에 팔아주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마침 고려청자와 조선청화백자가 있다는 박씨의 말에 지인은 조만간 부산을 방문하겠다고 했다. 얼마 후인 5월 3일, 지인은 원모씨(58)와 함께 박씨의 화방을 찾았다. 원씨는 “아는 절의 주지 스님이 도자기들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려고 한다”면서 “다만, 석가탄신일이 지나고 대금을 치를 수 있는데 물건부터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아시아경제DB

아무런 담보도 없었지만, 박씨는 자신과 거래를 자주 해왔던 지인의 신용을 믿고 물건을 건넸다. 특히 고려청자의 경우 유명한 TV프로그램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조선청화백자 또한 한국도자문화원에서 진품으로 감별된 물건이었다.


그러나 석가탄신일이 지나고도 대금 정산이 되지 않았고, 박씨가 여러 차례 독촉했으나 원씨는 연락을 피하기만 했다. 한 달이 넘도록 도자기값을 받지 못한 박씨는 결국 같은 해 7월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원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원씨의 신분을 특정하고,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원씨는 조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했다. 이에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추적에 나선 경찰은 서울 은평구의 가족 집에 숨어지내던 원씨를 수사 착수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붙잡아 구속했다.

사기 피의자 일러스트. 연합뉴스

경찰 조사 결과 주지 스님에게 도자기를 팔아주겠다는 원씨의 말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업에 종사하던 원씨는 분양 시행대금이 부족해지자 이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씨는 박씨로부터 건네받은 도자기 두 점을 서울 동묘시장의 도자기 매매상에게 5000만원에 팔아넘겼다.

고려청자가 2억원, 조선청화백자가 4000만원 상당의 값어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헐값에 넘긴 셈이다. 금이나 도자기 같은 경우 정상적인 경로로 판매하게 되면 거래장부를 작성해야 하는데, 장물이다 보니 쉽게 팔고자 매매업자가 제시한 터무니없는 가격에 물건을 넘긴 것.


경찰은 애초부터 대금을 치를 생각이 없었다는 점에 비춰 사기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12월10일 원씨를 구속 송치했다. 결국 올해 2월7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원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법원이 기각해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테무 초저가 공세가 다 망쳤다"…中최고 갑부 작심 비판
수정 2024.11.23 19:31입력 2024.11.23 17:52

"당국이 규제 의무 태만" 작심 발언

중국 최고 갑부 가운데 한 명인 중산산 생수 업체 눙푸산취안(農夫山泉) 창업자가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초저가 공세에 작심 비판을 했다.


중산산 눙푸산취안(農夫山泉) 회장. 눙푸산취안 홈페이지 캡처

2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 등은 중산산 이 지난 19일 장시성 간저우의 한 행사에서 전자상거래 기업 PDD홀딩스의 저가 정책이 중국 산업에 해를 끼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중산산 회장은 "인터넷 플랫폼들은 (우리) 가격책정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특히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의 가격책정 시스템은 중국 브랜드와 산업에 큰 해를 끼쳤다"며 "이것은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차원이 아니라 이는 전체 산업의 방향이고 가격이 산업의 지향점이 됐다"라고 꼬집었다. PDD 홀딩스는 저가 상품 위주 전자상거래 기업인 핀둬둬와 해외 쇼핑 앱 테무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중산산 회장은 중국 당국이 이러한 초저가 공세를 막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이런 업계의 경향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의무를 태만히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일갈했다. 중산산 회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 관영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았지만, 다른 뉴스 사이트에서 녹취록과 영상이 공유됐다고 CNN은 설명했다.

중국 기업인들이 공개적으로 정부를 향해 비판적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각에서는 중산산 회장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앞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2020년 10월 공개행사에서 중국 금융규제 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펴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이후 11월 예정됐던 알리바바 산하 앤트 그룹의 상장이 전격 무산되는 등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앤트 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대적 조사가 시작되는 등 후폭풍을 겪었다. 이외에도 마윈처럼 비판적인 발언을 했던 기업인들은 좋지 않은 영향을 받곤 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한편 지난 3월 중국의 '국민 생수' 눙푸산취안 생수는 현지에서 역적 취급을 받았다. 중산산 회장의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데 이어 회사가 판매하는 음료에 일본풍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여파로 지난 8월 블룸버그 억만장자 순위에서 중산산 회장은 중국 부호 1위 자리를 PDD홀딩스 창업자인 황정에게 잠시 내주기도 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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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아파트 한 채에 6700억? 순간 실수 어쩌나
수정 2024.11.23 14:28입력 2024.11.23 14:28

응찰자가 숫자를 잘못 적는 실수한 것으로 보여

부동산 경매에 나온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가 6700억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숫자를 잘못 적는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뉴스1은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전용 85㎡ 매물이 최저 입찰가인 6억 4000만 원의 1000배가 넘는 수준으로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이 8만 3750%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날 동일한 조건의 85㎡ 매물은 6억 8000만 원에 낙찰됐다.


사진은 18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주택과 아파트 단지의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경매에 참여한 응찰자는 6억7000만 원을 써내려다 실수로 '0'을 세 개 더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매물은 지난달 15일 한 차례 유찰됐고, 감정가의 80% 수준인 6억 4000만 원에 다시 나왔다.


이 경매 참가자가 경매를 포기하면 이미 납부한 입찰 보증금 6400만원을 허공에 날린 게 된다. 낙찰자가 계약을 포기하거나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 최저입찰가의 10%인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이렇듯 숫자 입력 실수로 보증금을 날리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경매 매물 중 낙찰가율 500%를 기록했던 경매건수는 총 8건에 달한다. 지난 6월에는 경기도 화성시 소재의 한 아파트가 감정가의 806.6%인 31억 6999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당시 낙찰자는 경매에 참여할 때 냈던 보증금 3000만원가량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은 사정에 따라 낙찰 건에 대해 매각 불허사유를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입찰자가 착오로 자신이 원래 기재하려 했던 입찰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써낸 경우는 매각불허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가매수신고인이 착오로 자신이 본래 기재하려던 입찰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기재했다는 이유로 매각을 불허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사집행법 제121조(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 사유)의 매각 이의신청 가능 범위에 ‘최고가매수신고인이 부동산을 매수할 능력이나 자격이 없을 때’ 등이 규정되어 있다. 여기에는 제124조(과잉매각되는 경우의 매각불허가)에는 ‘여러 개 부동산을 매각하는 경우에 한 개의 부동산의 매각대금으로 모든 채권자의 채권액과 강제집행 비용을 변제하기에 충분하면 다른 부동산의 매각을 허가하지 아니한다’로 명시되어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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