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앉으라는 거야? 서라는 거야?…'묘한 중독' 이 의자, 왜 만들었나 보니

수정 2024.09.12 16:04입력 2024.09.12 14:58

서서 일하는 알바생이 눈치 안 보게
日 아르바이트 기업, 직접 디자인해

일본에서 디자인된 기묘한 형상의 의자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의자의 조형은 매우 단순하다. 두 개의 다리 위에 상판이 올려진 게 전부다.


일본 마이 네비바이트가 디자인한 '앉아 있어 프로젝트' 의자. [이미지출처=마이 네비바이트]

하지만 잘 살펴보면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눈에 띈다. 의자가 사람의 앉은 자세 키보다 더 높게 디자인됐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의자에 앉으면 '앉은 자세도 선 자세도 아닌' 비스듬히 기댄 포즈를 취하게 된다. 왜 이런 의자가 만들어진 걸까.


이상한 자세 취하게 하는 의자, 굳이 왜 만들었을까

'앉은 자세도 선 자세도 아닌' 자세를 하게 만드는 의자는 얼핏 보기에 모순적으로 보인다. 이 의자에 앉은 사람이 그다지 편해 보일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이 의자는 최근 일본에서 공개된 뒤로 수많은 매체와 누리꾼의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의자를 디자인한 업체는 일본 구인 구직 플랫폼인 '마이 네비바이트'. 한국의 '알바천국'이나 '당근'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알바 찾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해당 플랫폼이 직접 주문했다는 의자는 일명 '앉아 있어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네비바이트 의자에 앉으면 이런 비스듬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편의점이나 약국, 음식점 등 대면 서비스직 종사자는 서서 접객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아무리 서비스직에 대한 소비자의 시선이 관대해졌다고 해도 이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또 종업원 스스로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 내내 서서 접객을 보기도 한다. 네비바이트는 이런 현실적 한계와 타협하면서, 서비스업 노동자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형태로 이 의자를 고안했다고 한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 비스듬히 기댄 듯한 자세를 만들어 주기에 계산대 너머의 사람이 보기에 종업원은 마치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 종업원은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일일이 서서 대응할 필요 없다. 무릎 관절이 불편한 고령 알바생들에게는 오히려 훨씬 편안한 의자인 셈이다.


"당장 앉는 문화 만들어도…눈치 때문에 서서 업무 볼 것"

네비바이트는 '앉아 있어 프로젝트' 의자를 통해 "노동의 가능성을 넓히고 싶다"는 취지를 전했다. 의자 기획자는 지난 5월 한 일본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진행자가 '이런 의자를 만든 의도가 뭐냐'고 묻자, 기획자는 "의자가 근로자의 신체적, 심리적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기 위한 것"이라며 "현장의 긍정적인 목소리를 들으면 사업장에 의자를 배치하지 않은 기업도 도입하게 될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네비바이트 의자는 '종업원이 손님 눈치를 안 보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둬서 디자인됐다. [이미지출처=네비바이트 홈페이지]

일본 대면 서비스직에 '앉는 문화'를 도입하기 위해 기획자는 해당 의자에 세 가지 기능성을 부여했다. 첫 번째로 '서거나 앉는 자세가 편할 것', 두 번째는 '가볍고 수납하기 쉬울 것', 그리고 마지막이자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손님이 보기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었다.


기획자는 "지금 당장 서비스 종사자에게 '앉는 문화'를 허가한다고 해도, 손님의 눈치가 있으니 계속 서서 업무를 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래서 앉아 있는 자세도 아니고 선 자세도 아닌 상태를 만들어주는 의자를 디자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앞으로 일본에서 근로자가 편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 정도는 바뀌어도 괜찮다'는 시선을 갖게 하는 게 프로젝트의 목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모일수록 기업 입장에서도 움직이기 쉬워진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엄마 잃은' 뉴진스, 하이브에 최후통첩 "25일까지 민희진 돌려달라"(종합)
수정 2024.09.12 07:11입력 2024.09.12 00:27

예고 없이 라이브 방송 통해 입장 밝혀
"하이브, 사적 내용 공개에도 보호 없어"
부당 요구·압박 등도 호소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오는 25일까지 복귀시킬 것을 공개 요청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 간 갈등이 불거진 이후 뉴진스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진스 라이브 방송 [사진 = 유튜브 캡처]

11일 민지, 하니, 다니엘, 혜인, 해린 등 뉴진스 멤버 5명은 사전 예고 없이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인간적인 측면에서 민희진 대표를 그만 괴롭히면 좋겠다"면서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촉구했다. 해당 방송은 뉴진스 오피셜 채널이 아닌 개인 채널을 통해 진행됐다.


약 34분에 걸쳐 진행된 이날 라이브 방송은 ▲하이브와 어도어에서 당한 불합리한 일에 대한 폭로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한 요구 등 두 가지 내용으로 요약된다.


"민 전 대표가 시켜서 나온 것 아냐,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방송하는 것"
뉴진스 멤버들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 출처=민희진 SNS]

먼저 혜인은 "민 전 대표가 부당한 요구와 압박 속에서 마음고생 하는 모습을 보며 힘들었고 우리의 미래가 너무 걱정됐다"며 "민 전 대표가 시킨 게 아니라 우리 5명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준비한 라이브"라고 설명했다.


해린은 "우리 연습생 시절 영상과 의료 기록 같은 사적인 내용이 공개돼 정말 놀랐다. 우리를 보호해야 하는 회사에서 이런 (개인) 자료를 관리 못 하고 유출시켰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됐다"라고 고백했다.

하니는 "얼마 전에 회사 내에서 메이크업을 받기 위해 대기하던 중 다른 아티스트와 스태프를 마주쳤는데, 매니저가 내가 들리게 '무시해'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며 "회사에 이 일을 이야기했지만, 증거가 없으니 해 줄 게 없다고 했다. '우릴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졌구나, 지켜줄 생각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민지는 "반년 넘게 지겹게 이어지는 불필요하고 피곤한 이야기에 당사자로서 너무 불편하고, 신우석 감독님과의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지금 (하이브와 어도어에서) 하고 있는 일은 절대 우리를 위한 일이 아니다"라며 "(뉴진스로서) 하고 싶은 음악과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이대로라면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작업물이나 팀의 색까지 잃게 될 수 있다는 게 가장 속상하고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민 전 대표 해임을 의결하고 김주영 사내이사 (하이브 CHRO·최고인사책임자)를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김 대표는 여타 하이브 레이블과 같은 '경영과 제작 분리 원칙'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불편한 존재인 민 전 대표를 뉴진스로부터 손 떼게 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에 어도어는 민 전 대표는 프로듀싱을 계속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민 전 대표는 독소조항 등을 주장하며 계약을 거부한 상황이다.


뉴진스. [사진 제공 = 어도어]
"하이브 속한 사회 따라가고 싶지 않아, 민 전 대표, 25일까지 복귀시켜달라"

다니엘은 "민희진 대표직 해임 소식을 당일에 기사를 통해 알았는데 너무 갑작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 너무 힘들고 당황스러운 심정이었다"며 "'(하이브가) 우리를 하나도 존중하고 있지 않구나' 하는 확신이 들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이브가) 정말 우리를 위한다면 아티스트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우리가 정말 의지할 수 있고, 정말 즐길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우리가 활동할 수 있게 그냥 놓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진스 멤버들은 대표이사 교체 후 어도어 새 경영진을 만나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원하는 내용이 확실히 전달된 것 같지 않고, 소통이 막힌 느낌이 들었다며 이날 라이브 방송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 용산 하이브 사옥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니엘은 "우리는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을 뿐인데, 우리가 뭘 잘못했나?"라고 질문한 뒤 "하이브가 그냥 비인간적인 회사로만 보인다"면서 "인간적인 측면에서 우리 민희진 대표를 그만 괴롭혀달라"고 호소했다.


민지는 "저희가 원하는 건 민 대표님이 대표로 있는,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방시혁 회장님, 그리고 하이브는 25일까지 어도어를 원래대로 복귀시키는 현명한 결정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달 25일로 민 전 대표 복귀 요구 시한을 특정했으나, 요구가 거부될 경우 대응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해린은 "그 사람들(하이브 및 현 어도어 경영진)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며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여긴 예약제입니다" 거절하니 "나 지사야"…일본 정치인 갑질 논란
수정 2024.09.12 08:57입력 2024.09.12 08:57

日 사이토 효고현 지사 갑질 논란 일파만파
비위 고발한 직원 징계…스스로 목숨 끊어
공무원 70여명 "갑질 있다"…사퇴는 거부

일본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인 효고현 지사에게 지방 의회가 사퇴를 요구했으나, 지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10일 NHK는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의 갑질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효고현 의회 제2정당인 일본유신회가 지사에 대한 사퇴 요구 방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사이토 모토히코 효고현 지사. [이미지출처=효고현 홈페이지 캡처]

사이토 모토히코 지사는 지난 3월 효고현의 전직 국장이 자신의 비위 및 갑질 의혹을 정리한 문서를 일부 언론에 보내자 "고발자를 찾아내라"고 지시했다. 이후 자신의 갑질 의혹 문서를 정리한 해당 국장에게 징계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자 당시 징계 처분을 받은 국장은 사이토 모토히코 지사의 비리를 밝혀달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효고현청 직원을 대상으로 ‘지사 갑질 의혹 내부고발 설문조사’가 실시됐는데, 그간 사이토 지사가 저지른 갑질 사례가 드러나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그가 회의로 인해 방문한 호텔에서 식사하고 싶어 했으나 예약제로 운영돼 입장이 거절되자, "나는 지사다"라며 분노한 사건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 지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특별대우’를 요구한 것은 물론이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포 분위기까지 조성한 것이다.


또, 현내 시설을 시찰했을 때 일반 화장실에서는 옷매무새를 확인할 수 없다며 거울과 세면대가 있는 장애인 화장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모든 출장지에서 기념품을 요구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이 밖에도 현 소속 공무원 70여명이 ‘사이토 지사의 갑질을 본 적 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유신회는 자민당과 함께 지난 2021년 선거에서 사이토 지사를 공천했다. 효고현 의회의 최대 세력인 자민당은 12일 그의 사퇴를 공식 요구할 계획이며, 공명당, 공산당 등 다른 정당도 동조 의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 의회의 모든 정당이 그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해도 의회 사퇴 요구가 법적 구속력을 지니지는 않는다. 사이토 지사도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와 관련해 “진지하게 받아들여 반성해야 할 것은 반성하지만, 진행해야 할 예산과 사업 등은 확실히 하겠다”며 반박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