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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씨티은행, 임원·직원 간 연봉 차이 가장 커

수정 2024.08.21 07:23입력 2024.08.20 09:58

광주·국민은행도 2억원대 격차
제주은행은 5200만원 차이로 격차 가장 적어
직원 연봉 대동소이…임원 연봉은 은행 간 차이↑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국내 은행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은행권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 연봉의 경우 은행 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20일 국내 은행 14개 반기보고서를 보면 임원(CEO·감사·사외이사·미등기임원 포함) 1인 평균 보수액과 직원 간 평균 보수액 격차가 가장 큰 곳은 SC제일은행(3억1700만원)이다. 격차가 3억원이 넘는 곳은 SC제일은행이 유일하다. 뒤이어 한국씨티은행(2억9000만원), 광주은행(2억1900만원), KB국민은행(2억900만원)이 2억원이 넘는 격차를 보였다. 1억원대 격차를 보인 곳은 신한·하나·우리·카카오뱅크·iM뱅크(옛 대구은행)·전북은행이다. 1억원대 미만의 격차를 보인 은행은 경남은행, 부산은행, 케이뱅크, 제주은행이다. 제주은행의 경우 임원과 직원 간 연봉 차이가 5200만원으로 은행권 중 가장 격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 연봉 순위와 직원 연봉 순위의 차이를 보면 광주은행(8개 차이)이 가장 크다. 임원 1인 평균 보수액의 경우 14개 은행 중 4위로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직원 연봉은 12위로 하위권에 속한다. 타 은행에 비해 임원의 연봉은 높은데 직원의 연봉은 낮은 것이다. 해당 격차는 대체로 임원 1인 평균 보수액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직원 1인 평균 보수액의 경우 1위와 최하위 간의 격차가 3100만원이지만 임원은 그 차이가 2억8200만원이다.

직원 연봉(미등기임원 제외)을 가장 많이 주는 곳은 7300만원을 받는 한국씨티은행이다. 뒤이어 하나은행(6600만원), SC제일은행(6200만원), 부산은행·카카오뱅크(6100만원), 우리·국민은행(6000만원)이 6000만원을 넘겼다. 임원 연봉이 가장 많은 곳은 임원과 직원 간 연봉 격차 순위와 동일하다. SC제일은행(3억7900만원)과 한국씨티은행(3억6300만원)의 임원들은 평균적으로 3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국민(2억6800만원)·광주(2억6400만원)·하나(2억4500만원)·신한(2억4100만원)·우리(2억3400만원)의 임원은 대체로 2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남녀 평균연봉 차이(동일 직급 간 남녀 차이는 고려되지 않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은 남녀연봉 차이가 2700만원이다. 이 외에도 경남은행(2300만원), 카카오뱅크(2200만원), 신한은행(2100만원)이 2000만원대 격차를 보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남녀연봉 차이가 1100만원으로 14개 은행권 중 가장 작은 차이를 보였다. 여성 직원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곳은 하나은행(6000만원)이다. 뒤이어 한국씨티·부산·우리·SC제일·국민·카카오뱅크의 여성 직원들은 5000만원대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은행(3900만원), 제주은행(3800만원), 케이뱅크(3500만원)의 여직원들은 평균 3000만원대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상반기 기준)와 비교해 남녀 연봉 격차가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iM뱅크다. 지난해 iM뱅크의 남녀 연봉 격차는 180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1300만원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반면 케이뱅크·전북은행·한국씨티은행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올해 케이뱅크의 남녀 연봉 격차는 지난해(1700만원)보다 100만원 커졌다. 전북은행은 200만원, 한국씨티은행은 300만원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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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염 속 40㎏ 들고 뛴다…가전 업계는 호황, 설치 기사는 고통
수정 2024.08.20 08:44입력 2024.08.20 07:40

무더위로 가전제품 주문도 폭증
에어컨, 얼음정수기 등 인기
"40㎏ 넘는 제품, 2인 1조 작업해야"

"오늘은 운이 좋네요. 물건도 가볍고 작업 공간도 넓어요."


19일 오전, 15년 차 가전제품 설치 기사 장성옥씨(46)가 가정용 정수기와 돌돌 말린 튜빙선 뭉치를 이동식 카트에 옮겨 담으며 말했다. 포장 박스가 겉보기에 크진 않았지만, 직접 들어보니 성인 여성 혼자 들기엔 버거울 정도였다. 장씨는 15㎏ 가정용 정수기와 5㎏ 튜빙선 뭉치를 가리키며 "근 일주일 새 가장 가벼운 제품"이라고 웃었다.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서 가전설치기사 장성옥씨(46)가 가정용 정수기를 옮기고 있다. 사진=이서희 기자

살인적인 무더위로 가전제품 주문 건수가 폭증하면서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설치 기사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치 기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지 2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근무 환경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2인 1조 근무' 등이 정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코웨이 등 가전 판매량은 에어컨·얼음 정수기 등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7월 가정용 시스템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늘었고 같은 기간 일반 무풍 에어컨은 10% 이상 늘었다. 코웨이 얼음 정수기의 지난 4~6월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0% 뛰며 '폭염 특수'를 누렸다.

가전제품 설치 기사들은 빠듯한 스케줄과 폭염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기록적인 열대야가 이어지며 얼음 정수기 등 가전제품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어서다. 오전 6시30분께 출근해 오후 6시까지 끼니도 거르고 일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탓에 무더위 속 30㎏에 달하는 물건을 들고 뛰어야 할 때도 많다.


실제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가정집을 방문한 장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동식 수레에 제품과 공구 등 20㎏가량을 싣고 엘리베이터로 내달렸다. 하루에 10건에 달하는 빠듯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서울의 최고 기온은 35도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이동 거리는 5분 남짓이었으나 금세 장씨의 이마엔 긴 땀이 흘러내렸다.


장씨가 소속된 회사는 내부 지침을 통해 40㎏ 이상 가전제품의 경우 설치 기사가 2인 1조로 작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2020년 설치 기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안전사고 예방 목적으로 개정된 결과다. 그러나 현장 근무자들은 이런 내부 지침이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설치 장소가 1층이거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경우엔 지침에 적용되지 않는 데다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설치 기사와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워서다.


장씨는 "요즘엔 하루 평균 10건 정도 소화하고 있는데, 업소용 제품은 크고 무거워 40㎏ 넘어갈 때도 있다. 나 같은 성인 남성도 혼자 나르다 보면 현기증이 생긴다"며 "2인 1조 근무를 명시한 회사 내부 지침이 있다지만 사실상 정착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더위 속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일은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며 40㎏ 이상 넘어가는 제품을 옮길 시 설치 기사들의 2인 1조 작업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던 설치 기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지 2년여가 지났으나 여전히 근무환경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 같은 날씨에 40㎏ 이상 되는 제품을 혼자 들다 보면 온열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다. 사측에서 충분한 휴식 시간과 2인 1조 작업 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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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천국' 북유럽, 떠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수정 2024.08.20 15:22입력 2024.08.20 14:48

스웨덴, 50년만에 순이민 '마이너스' 기록
난민 유입에 실업률·집값 치솟아 여론 악화
反이민 극우 정당 득세해 정부 정책에 입김

이민자들에게 포용적인 국가로 꼽히던 스웨덴이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은 시대에 접어들었다. 유럽 난민사태로 역내 국가들의 이민 정책 기조가 변화한 것과 더불어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극우 정당의 영향력이 커진 여파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정부는 올해 1~5월 순이민이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스웨덴으로 이주해온 사람이 다른 나라에 살려고 떠난 사람보다 5700여명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진은 참고용으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드 스웨덴 이민부 장관은 "난민 신청 건수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향해 가고 있고, 망명 관련 거주 허가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스웨덴은 5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순이민을 기록했다"면서 이 같은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민해 온 사람은 15% 줄고, 이민 간 사람은 60% 늘어난 데다가 망명 신청이 1997년 이후 최저라는 게 그 근거다.


난민 지원 단체들은 스웨덴 정부의 이민자들에 대한 공격적 정책과 언사가 난민들을 떠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한다. 가디언도 "스웨덴 온건파 정부가 극우 세력의 입김에 못 이겨 '밀고법'을 비롯한 점점 더 제한적인 망명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밀고법은 공공 부문 근로자가 불법 체류자를 신고하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스웨덴이 처음부터 이민자들에게 야박했던 나라는 아니다. 스웨덴은 1990년대부터 유고슬라비아,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이란, 이라크 등 주요 분쟁지의 망명 신청자들을 받아들였다. 인도적인 차원과 더불어 경제성장을 견인할 노동력을 확보한다는 실리적 목적도 있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스웨덴 내 외국 출생자는 인구의 5분의 1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스웨덴의 포용적 이민정책 기조는 2015년 말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당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소말리아 등지에서 내전과 폭력을 피해 망명해 온 이주민이 16만명을 넘기자 실업률과 주택가격이 치솟았고, 정부의 재정지출 부담도 가중돼 반이민 여론이 확산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특히 백인 우월주의를 기치로 내건 극우 정당 스웨덴 민주당(SD)이 2022년 9월 스웨덴 총선에서 약진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세력으로 거듭난 점도 스웨덴의 반이민 기조를 가속했다. 울프 크리스텐손(중도당) 스웨덴 총리가 결성한 연립정부는 의회 과반의석에 미달해 스웨덴 민주당의 협력 없이는 정책 추진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극우 정당의 압박 속에 스웨덴은 취업 이민의 근로 계약 요건과 영주권 신청 자격을 강화했고, 저숙련 노동자의 이주 요건도 엄격해졌다.


스테네르가르드 장관을 비롯한 스웨덴 정부는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며 난민들이 스웨덴을 떠나고 있는 현상을 정책 성과로 자평하는 분위기다. 이민자의 수가 줄어야 사회통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안니카 산들룬드 유엔난민기구(UNHCR) 노르딕·발트국 대표는 "스웨덴의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정책은 이로운 선택이 아닐 수 있다"며 "성공적인 사회통합은 이민자들이 스스로 환영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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