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 위 호텔' 예약기간 6개월·극성수기 지정…외국인 이용 늘린다
수정 2024.08.09 15:52입력 2024.08.09 09:30
'스카이 스위트'… 치솟는 인기에 시스템 재정비
내국인만 이용… 예약 가능 기간 6개월로 조정
세계불꽃축제 기간 등 극성수기 지정… 재판매 관리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다리 위 호텔 '스카이 스위트'의 예약 가능 기간이 지금의 2배인 6개월로 늘어난다. 개관 후 운영 상황을 점검한 결과 내국인 100% 예약으로만 채워져 해외 방문객들에게 서울시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극성수기 기간을 별도 지정해 타 호텔과의 가격 형평성도 유지할 방침이다.
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6일 문을 연 '스카이 스위트'의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이 같은 개선안을 새롭게 적용하기로 했다.
'스카이 스위트'는 한강 위 전망카페였던 '직녀카페'를 개조한 공간이다. 144.13㎡(약 44평) 규모로 침실과 거실, 욕실, 간이 주방을 갖췄다. 침실 남서쪽에는 큰 통창이 설치돼 노들섬에서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한강의 전경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도 이어졌다. 지난 1일 예약을 개시한 지 나흘 만에 9월 말까지 예약이 전량 마감됐다. 예약은 에어비앤비 플랫폼을 통해 진행 중인데, 현재 열린 예약 페이지는 모두 마감된 상태다.
하지만 한 달여간의 운영 결과 문제점도 드러났다. 7일 기준 10월 말까지 전 일정이 마감된 가운데 예약자들은 모두 내국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약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의 특성상 예약 가능한 일정이 없을 경우, 예약 창에 표출이 되지 않아 통상 3~6개월 전에 숙소를 예약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스카이 스위트'에 대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객실료로 인해 예약자들의 객실 재판매 우려도 발생했다. 144㎡ 면적에 최대 4인까지 숙박이 가능하고 한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전망할 수 있는 여건임에도 요금은 에어비앤비 수수료 포함 최대 50만원에 불과하다. 유사 조건의 호텔 대비 15~25% 저렴한 수준으로 현재 일부 중고거래사이트에서는 '스카이 스위트' 객실 이용권 양수 희망자가 나타났다. 이 밖에도 에어비앤비 예약 특성상 선착순 예약인 탓에 서울시 등이 공공목적으로 시설을 활용하고자 할 때도 일정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에 서울시는 현 3개월의 예약 가능 기간을 6개월로 늘려 에어비앤비를 통해 정보 노출 기간을 최대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들의 예약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내부 분석이다.
요금 정책도 수정하기로 했다. 세계 불꽃 축제가 열리는 10월 초와 12월 말에서 1월 초 연말연시를 극성수기로 지정해 이 기간에는 100만원 내에서 서울시 승인 후 별도로 가격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타 호텔과의 가격 형평성은 물론 숙박권 재판매 우려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공공 목적을 위한 일정도 미리 확보하기로 했다. 서울시 전 부서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해 공공 목적만 우선 유료배정 하고 2개월 전까지 수요가 없을 시 일반 공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서울시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숙박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카이 스위트 역시 서울시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에 맞는 서비스 개선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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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싱크탱크의 경고…"韓, 이민 빗장 걸면 50년 뒤 1인당 소득 20% 급감"
수정 2024.08.09 07:45입력 2024.08.09 04:32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보고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 15%로 늘려야"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겪는 한국이 이민 문호를 개방하지 않으면 약 50년 뒤 1인당 국민 소득이 20% 넘게 급감할 것이라고 미국 싱크탱크가 경고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성장률 하락을 막기 위해 앞으로 40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를 전체 노동력의 15% 비중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이민이냐 침체냐 : 오늘날 한국의 고령화·경제성장, 세계의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PIIE 비상주 선임 연구원인 마이클 A. 클레멘스 조지메이슨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로 사회·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이주 노동자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인구학적 어려움으로 한국은 소득과 경제 성장에서 큰 손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외국인 근로자 수는 100만명으로 전체 노동력의 3% 규모다. 보고서는 한국이 2024년 이후 외국인 근로자 추가 유입을 막는 '제로(0) 이민' 정책을 시행한다고 가정한 후 경제적 영향을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은 18년 후인 2042년 1인당 소득이 10% 감소하고, 40년 뒤인 2064년엔 소득이 20%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한국이 외국인 근로자 유입을 막을 경우 2042년 1인당 소득이 10% 감소하고, 2064년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제로 이민 정책의 여파는 주요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2072년까지 1인당 소득이 21% 줄어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은 소득이 평균 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는데, 우리나라의 소득 감소폭은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다음으로 스페인이 14%, 중국이 13%, 이탈리아와 독일이 각각 11%, 일본과 호주가 10%씩, 미국이 8% 소득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2023년 기준 0.72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만큼, 생산가능인구 급감으로 경제적 타격 또한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한국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성장률 하락을 피하려면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나 호주의 사례를 참고해 외국인 근로자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1982년 3%에서 현재 13~14% 수준으로 확대됐다. 호주도 15%를 넘는다.
클레멘스 선임 연구원은 "한국은 향후 40년 동안 외국인 근로자 비중을 전체 노동력의 15%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이는 고령화로 인한 경제 성장률 하락의 대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고령화에 대응해 이민 정책에 더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이 한국의 경험을 참고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은 (저출산·고령화의) 바다를 항해하는 한국의 선택에 전 세계 정책 당국자들이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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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에 코팅 벗겨지고 잿빛 변색…파리 동메달 품질논란
수정 2024.08.09 14:55입력 2024.08.09 14:18
메달에는 에펠탑에서 나온 강철 18g 박혀
파리 올림픽 메달 앞면과 뒷면 표면 부식돼
친환경을 표방했지만 부실한 선수촌 식단과 냉방 시설 미비 등 각종 운영상 문제점을 드러낸 2024 파리올림픽이 이번에는 '메달 품질' 논란에 휘말렸다.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한 선수가 메달을 받은 지 1주일여 만에 표면이 손상됐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올림픽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동메달리스트인 나이자 휴스턴(미국)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을 통해 표면이 손상된 동메달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출처=나이자 휴스턴 인스타그램]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올림픽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동메달리스트인 나이자 휴스턴(미국)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표면이 손상된 동메달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휴스턴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영상을 보면 휴스턴이 받은 동메달의 앞면은 표면이 부식돼 벗겨진 듯 청동색이 상당 부분 사라져 잿빛으로 변해 있었다.
뒷면은 테두리 부분의 표면이 긁혀 벗겨진 듯한 모습이었다.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결승전은 지난달 29일 열렸다. 휴스턴은 "올림픽 메달은 새것일 때 멋져 보이지만 땀을 흘린 내 피부에 잠시 닿고 친구들의 목에 걸어줬더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메달의) 품질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 것 같다. 메달이 마치 전쟁에서 돌아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동메달리스트인 나이자 휴스턴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수여 열흘 만에 손상된 동메달을 공개했다. 앞면은 부식돼 벗겨진 듯 청동색이 일부 사라졌으며(왼쪽) 뒷면은 테두리 부분의 표면이 긁혀 벗겨졌다. [사진출처=나이자 휴스턴 인스타그램]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 사용됐던 메달이 부식 문제로 환불 요청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마리오 안드라다 담당관은 "전체 메달의 6~7%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부식이 생긴 메달을 교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메달의 부식 문제는 동메달에서 발생했으며, 이후 리우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사용됐던 130여개의 동메달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프랑스 명품 보석 브랜드 쇼메(CHAUMET)가 디자인한 파리 올림픽 메달은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뒷면에 프랑스의 국토에서 따온 육각형 모양의 강철이 박혀 있다. 파리 에펠탑의 보수 과정에서 수거된 강철 18g을 녹여 주조한 것이다. 앞면에는 중앙에 날개를 편 승리의 여신 니케가 그리스 파나티나이코 경기장에서 날아오르는 모습 등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에 따른 공통된 디자인에 더해 우측 상단에 에펠탑이 새겨졌다. 메달 무게는 금메달은 529g(금 6g), 은메달은 525g, 동메달은 455g이다. 지름 85㎜에 두께는 9.2㎜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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