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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인종·결혼 등에 따라 기대수명 18년 차이"

수정 2024.08.06 22:44입력 2024.08.06 16:25

덴마크 연구팀, 미국 2015~2019 통계·인구 조사 데이터 분석
연구진 "기대수명 단축 요인 많을수록 조기 사망 위험 증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미국인을 기준으로 성별·결혼·교육·인종의 영향을 받아 기대수명이 18년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4개 요인 중 어느 하나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대수명 단축 요인이 많을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는 6일 "덴마크 남부 대학(USD) 마리-피에르 베르제론-부셰 교수팀이 의학 저널 BMJ 오픈(BMJ Open)에서 미국 국가 통계 및 인구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4개 사회적 요소와 관련된 수명 차이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2015~2019년 미국 국가 통계·인구 조사 데이터에 등록된 인구와 사망자 정보를 추출해 성별, 인종, 결혼 여부, 교육 수준에 따라 54개 하위그룹으로 나누고 각 요소가 조기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성별은 남녀, 결혼은 기혼, 미혼, 이혼·배우자 사망, 교육은 고졸 이하, 2년제 학위, 대졸 이상, 인종은 흑인, 히스패닉계 백인, 비히스패닉계 백인으로 나눴다. 최종 분석은 30세에서 90세 사이의 부분 기대수명을 기준으로 했다. 부분 기대수명은 특정 연령대의 예상 생존 연수를 뜻한다.


분석 결과 54개 그룹 중 부분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그룹과 가장 긴 그룹 간 차이는 18년에 달했다. 부분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고졸 이하, 미혼, 백인, 남성은 37.1년인 반면 가장 긴 대졸 이상, 백인, 기혼, 여성은 55.1년이었다.

그러나 각 요인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용하지는 않았다. 대졸 이상, 백인, 기혼 남성은 부분 기대수명이 52년으로 전체 여성의 81%보다 높았고 고졸 이하, 기혼, 히스패닉계 백인 여성은 기대수명이 51년으로 전체 대졸자보다 44%보다 길었다.


또 수명 단축 요인과 연장 요인의 영향은 서로 상쇄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졸 이하 학력은 부분 기대수명을 4년 정도 감소시키지만 기혼 여성은 기대수명이 5년가량 증가해 고졸 이하, 기혼, 여성의 기대수명은 국가 평균보다 높았다. 또 대졸 이상 학력은 부분 기대수명을 4년 연장하지만, 미혼 남성은 기대수명이 5년 감소해 국가 평균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네 가지 사회적 요인에 대해 -10점에서 최대 8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여성은 4점, 기혼 0점, 고졸 이하 -5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54개 그룹의 절반이 0점 이상, 5명 중 1명(19%)이 -5점 이하를 받았다.


연구팀은 점수가 낮은 그룹에 속한다고 일찍 사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망 위험이 더 높을 수 있어 의료 또는 공중 보건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점수 시스템이 근본적 요인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고 각 요인이 쉽게 변할 수 있는 등 한계가 있지만 이 점수 시스템을 사용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높은 사람을 식별하고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뺑뺑이에 고객들 ‘분통’, 상담원은 ‘곡소리’[뺑뺑이 AI콜센터]①
수정 2024.08.07 13:21입력 2024.08.06 06:11

미완의 AI, 불만 쌓이는 고객들
노동강도 세진 노동자들
칼 빼든 당국
“인간 상담원과 쉽게 소통토록 개선”

편집자주“(AI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이용할 일이 있는 콜센터, 언제나 상담원이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 문제를 해결해 주던 금융회사의 콜센터가 어느샌가 금융소비자에게 불편한 곳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미완(未完)의 ‘인공지능(AI) 상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금융소비자가 체감하는 문제해결 절차와 소요 시간은 지연되고만 있습니다. 은행·카드사 등 금융권이 콜센터의 상담원을 AI 상담 서비스로 대체하면서 나타난 아이러니입니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금융소비자, 노동자 등 다양한 시선 아래서 금융회사 콜센터의 속사정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 직장인 김지혜씨(31·여)는 오랜만에 한 카드회사 콜센터에 연락했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국민행복카드 신청 관련 문의를 위해 인간 상담원과 통화를 하고 싶었지만, AI 챗봇 등을 아무리 뒤져봐도 도무지 인간 상담원과 직접 상담할 수 있는 경로를 찾지 못해서다. 그는 여러 차례의 시도와 온라인 포털 검색을 거친 뒤에야 ‘보이는 자동응답시스템(ARS)’ 화면을 거쳐야만 인간 상담원과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씨는 “처음엔 인간 상담원과 직통으로 연결되는 ARS 번호를 듣지 못한 줄 알고 여러 차례 전화하느라 공연히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한 인터넷전문은행 카드 상품을 이용 중인 주부 심명희씨(61·여)는 최근 생전 처음 보는 해외 쇼핑몰에서 자신의 카드로 약 30달러가 결제됐다는 알림을 받았다. 놀란 심씨는 동이 트자마자 해당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콜센터 연결을 시도했지만 곧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챗봇에 문의했지만 엉뚱한 답변이 반복돼서다. 채팅 상담도 있지만 타자에 익숙지 못한 그는 결국 자녀에게 해결을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심씨는 “키오스크(KIOSK)를 처음 본 어르신들이 딱 이렇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나름대로 비슷한 나이대에 비해 스마트폰을 잘 활용한다고 생각했는데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금융회사 콜센터에 챗봇·음성봇 등 AI를 기반으로 한 상담 서비스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역설적으로 금융소비자들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24시간 언제, 어디에서나 금융소비자의 민원 해결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지만 기능상의 한계 탓에 오히려 소비자의 불편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AI 뺑뺑이 지친다’ 분통 터뜨리는 고객들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희준씨(35)는 “한 카드회사에 보유한 카드 2개의 자동이체 계좌를 각기 다르게 설정하려고 콜센터에 전화했는데 문제 해결은커녕 자꾸 엉뚱한 답변만 늘어놓는 AI 챗봇으로만 연결되다 보니 이 단순한 문제에 40분이나 걸렸다”면서 “이 정도의 단순한 업무처리도 안 되는데 상담 채널을 닫아놓으니 불편만 커졌다. 불쾌감에 (인간 상담원에게) 퉁명스럽게 대했는데 사실 애먼 곳에 화풀이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는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니다. 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인 세일즈포스가 지난해 3~4월 전 세계 6058개 금융회사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금융회사의 디지털 경험에 만족한다는 비중은 은행 기준 21%에 그쳤다. 가장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요소로는 챗봇(39%)을 꼽았다. 챗봇은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콜센터에 도입한 대표적 AI 상담 서비스로 분류된다.


인간 상담원들도 ‘곤혹’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비단 금융소비자만이 아니다. 인간 상담원들도 급격히 확대된 AI 상담 서비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현직 인간 상담원들은 AI 상담 서비스 도입 이후 노동강도가 더욱 상승하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AI가)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왜 (상담 전화) 뺑뺑이만 시키느냐”라는 금융소비자의 짜증과 분노를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것도 상담사들이다. 대화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쉽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도 AI 챗봇, 음성봇을 거치며 소위 ‘불만 콜(call)’로 바뀌며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게 일선 인간 상담원의 토로다.


실제로 아시아경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 전국 성인(만 19~69세) 500명을 대상으로 패널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6.2%가 AI 상담을 거쳐 인간 상담원과 연결됐을 때 '불쾌감을 느낀다'라고 답했다. 'AI 상담보다 인간 상담원을 더 신뢰한다'라고 답변한 응답자도 26.4%였다.


AI 확대에 따른 고용불안도 콜센터 인간 상담원들을 옥죄고 있다. 이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문제다. 한 시중은행은 지난해 12월 6개 콜센터 용역회사를 4개로 감축하면서 소속된 상담원 240여명에게 해고 예고 통지서를 발송한 바 있다. 노동조합 및 시민사회의 반발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대량 해고 사태는 시간 문제가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금융사들이 AI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아무래도 AI 상담 서비스 도입 이후 콜센터의 (인간) 상담 인력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사회와도 중장기적으로 수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금융회사 콜센터에서 AI 상담 서비스는 단순 조회·문의와 같은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고 있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또 향후 AI 상담 서비스의 발전 방향으로는 인간 상담원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성격이 다른 인간 상담원과 AI의 조화로운 역할 분담을 통해 빠르게 문제해결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AI 외에도 인간 상담원과 쉽게 소통하도록 개선” 칼 빼든 당국

금융당국도 금융소비자의 AI 상담 불편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제5차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개최하고 고령 고객이 금융회사 고객센터를 이용할 때 AI 상담 외에도 인간 상담원과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아시아경제는 이날부터 10회에 걸쳐 이런 콜센터의 속사정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우선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실시한 모바일 패널조사를 통해 실제 금융소비자들이 ‘통념’과 달리 금융회사 콜센터 AI 상담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또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살펴본다.


현장에서 느끼는 AI 상담 서비스의 현실도 현직에서 분투하는 인간 상담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풀어낸다. AI가 잠식하고 있는 인간 상담원들의 노동환경도 구체적인 근거로 입증할 예정이다. 아울러 10여년간 콜센터 현장을 연구해 온 의료인류학자에게 듣는 ‘현실’, AI의 최전선의 선 뱅커(Banker)가 말하는 AI 상담 서비스의 ‘미래’도 짚어 낼 계획이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르포]칼치기 차에 '빠아앙~'…난폭운전도시 中우한서 로봇택시 타보니
수정 2024.08.06 16:41입력 2024.08.06 09:00

호출 3분여만에 핸들 혼자 움직이는 택시 도착
무단횡단 등 돌발 상황에도 자연스러운 대처
이용 도로·승하차 지점 제한적 '한계'
일반 택시의 절반 가격에 이용…기사들 반발

"빠아앙!"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도로 한복판. 중국에서 2년 동안 타본 모든 택시를 통틀어 가장 신사답게 운전하던 기사가 버럭 경적을 울렸다. 갑작스러운 추월 행위, 이른바 '칼치기' 차량이 오른편에서 끼어들려던 순간이다. 도로 위가 무질서한 중국 내에서도 운전이 가장 거친 도시로 꼽히는 우한에서 인공지능(AI) 기사가 처음으로 격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외국인들에게는 '코로나19 발원지'로, 내국인들에게는 '중국 3대 화로(火爐, 우한·충칭·난징)의 무더위로 악명 높은 우한은 사실 중국 자율주행기술 굴기의 전진기지이자 최대 규모로 상업화가 시작된 도시다. 주행 기술 변화의 중심에 선 도시에서 완전 무인 상태로 달리는 로봇택시를 직접 타봤다.

지난 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탑승한 로봇택시가 목적지에 기자를 내려준 뒤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촬영= 김현정 특파원)
아무도 없는 빈 택시가 스르륵 내 앞에 섰다

이날 탑승한 로봇택시는 AI 기업 바이두의 6세대 자율주행 플랫폼(아폴로)이 탑재된 완전무인자율주행(L4) 차량으로, 차내엔 안전요원조차 없다.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 등에서 시범운행 중인 무인택시에 보조석에 요원이 앉는 것과 달리, 우한 시내에서 상업 운행 중인 이 택시는 그야말로 'AI'가 오롯이 운전을 맡는다.


현재까지는 외국인이 차량을 호출할 수 없는 탓에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바이두의 플랫폼(뤄보콰이파오)으로 차를 부르자, 택시는 3분여 만에 기다리던 치리먀오역 앞에 미끄러지듯 들어섰다. 핸들만 스스로 움직이는 빈 운전석이 창문 너머로 보이자 살짝 소름이 돋는다.


차량 바깥 터치스크린에 휴대전화 뒷번호를 입력하니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탑승과 동시에 운전자 대각선 좌석 모니터가 활성화됐다. '출발' 버튼에 손가락을 대자 안내 음성과 함께 핸들이 차선을 옮기며 곧장 운행을 시작했다. 이 모니터를 통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음악을 틀거나 차량 내 온도를 마음대로 조정하게 돼 있다.


기계에 목숨을 맡겼다는 당초의 불안과 달리 AI 기사의 실력은 그야말로 '정석'. 정속 운행, 규범 준수뿐 아니라 신호 변경에도 0.5초 만에 반응했다. 좀 더 빠르게 이동 가능한 쪽으로 차선을 바꾸거나, 칼치기 차량에 경적을 울리는 순간부터는 등을 기대앉아 드라이브를 즐겼다. 5분여 달렸을까. 우회전 차로에서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과한 방어운전이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무단횡단 자전거가 쌩하니 눈앞을 지났다. 도로 위 환경미화원을 발견했을 때는 살짝 핸들을 틀어 피해 갔고, 분기점에서도 무리 없이 차선에 합류했다. 속도는 60km/h 정도로 일관됐다.


목적지인 란장루역까지 약 5km를 15분 간 이용하고 지불한 택시비는 9.8위안(약 1880원). 중국의 일반적인 택시 요금(약 20~25위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불필요한 기사와의 대화도, 급정거나 급출발로 인한 피로감도 없는 15분 치고는 공짜나 다름없는 값이다.



"로봇택시 양쯔강에 빠졌다더라" 기사들은 '부글부글'

지난해 7월 상업 운행이 본격화된 이후 현재까지 우한뿐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충칭, 항저우, 쑤저우, 허페이, 우전 등 중국 10개 도시에서 무인 로봇택시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한이 '전진기지'인 이유는 가장 최대치의 범위(약 3378km)로 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베이징(1144km), 상하이(2000km), 충칭(1535km) 등 여타 대도시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우한시에 따르면 이 도시에서 운행 가능한 로봇택시만 1000대 수준. 현장에서는 기존 택시 및 공유차량 종사자들이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도시 곳곳을 이동하며 만난 기사들은 로봇택시의 주행 수준이 형편없으며, 교통수단이 아닌 '체험형 기계' 정도로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한역에 내려 제일 처음 탑승한 차량의 기사 왕모씨는 약 40km를 이동하면서 "40분이면 갈 이 거리를 (로봇택시는) 2시간이나 간다"면서 "길을 막히게 하는 주범"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운전 내내 클랙슨을 울리고 칼치기 주행을 하던 그는 "(로봇택시는) 안전하지 않으니 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기사 허모씨는 로봇택시에 대해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다"며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다. 그는 "최근에 2명을 태운 채 양쯔강(창장)에 추락했기 때문"이라면서 "대중교통이 없는 낙후된 지역이면 모를까, 우한같이 복잡한 도시에 로봇택시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추락 현장을 목격했거나 동영상을 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과장된 면은 있지만, 이들의 불만은 일부 사실이기도 하다. 도로가 좁게 설계된 탓에 교통체증이 심한 우한 시내에서 사람에 비해 AI는 지름길이나 우회로를 찾는 대처에 약하다. 접촉사고가 발생해도 공안(경찰)이 개입해 즉시 처리할 수 없고, 운영사의 전문 안전요원이 현장에 와야 한다. 상습 정체 구역인 우한역 진입로의 경우 당초 운행 가능했지만, 로봇이 답답했던 운전자들의 빈번한 신고로 현재 진입이 금지됐다. 정해진 구간(우한시 도로의 35%)과 승하차 장소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한계는 상업 택시로서 치명적 결점이다.


美 견제구 준비 중…중국은 "내 갈 길 간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질주 중인 중국을 향해 미국은 치명적 견제구를 준비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의 중국 소프트웨어 사용 및 중국 기업 생산 자율주행차의 미국 내 도로 주행 시험 금지, 중국에서 개발된 최신 무선통신 모듈이 장착된 차량의 주행 금지 등 규정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11월까지 12개월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중국 업체의 누적 시험주행 거리가 72만4204km에 달한 가운데, 오는 8일 최신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자율주행 택시를 공개하겠다던 중국의 유일한 경쟁자 테슬라는 이 일정을 2개월여 뒤인 10월 10일로 늦춘 상황이다. 테슬라의 FSD는 지난 4월 중국판매를 사전 승인 받았는데,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 L3·L4 자율주행 운영 예비 자격을 부여받은 중국 업체는 비야디(BYD), 창안, 니오 등 9곳에 달한다.

미국·유럽연합(EU)과 비교해 이용자의 선호와 지불 의향이 월등히 높다는 점도 중국 자율주행의 발전 동력으로 꼽힌다. 최근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자율주행 선호 소비자 비중은 49%, 미국과 독일은 16%였다. 중국의 프리미엄 밸류 지급 의향이 4600달러(약 630만원) 수준인 반면 독일과 미국은 각각 3900달러, 2900달러에 그쳤다. 수요에 힘입어 2022년 연간 2687만여대인 중국의 자율주행 기능 탑재 차량의 판매 규모는 2030년 3350만대까지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은 현재까지 전국 51개 도시에 설치된 자율주행 시범지구를 내년까지 100개 도시로, 로보택시 운영 도시는 16개에서 내년 25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도 이상 도로의 6%(3만km) 수준인 전용도로도 내년 25%(12만km)까지 늘릴 방침이다.


우한= 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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