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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만 들리네" 도쿄·오사카 아니었다… '슈퍼 엔저' 올라탄 日여행지는

수정 2024.07.22 07:36입력 2024.07.21 09:58

일본 소도시 여행 상품 출시 이어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일본 대도시보다 오카야마, 니가타, 미야자키 등 소도시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내에서 국적 항공사와 외항사의 국제선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총 4277만여명(출발·도착 합산)에 달했다. 이 중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승객이 가장 많이 증가했는데 올 상반기 1217만명이 오가며 지난해 상반기(846만명)보다 43.8% 늘었다.


롯데관광개발이 일본 소도시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출처=롯데관광개발]

이 같은 여행객 급증은 일본의 엔저 현상과 항공사의 공급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달러당 엔화 가격이 3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슈퍼 엔저’ 현상이 나타났다.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소도시 노선을 취항하면서 소도시를 경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늘어났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롯데관광개발, 에어부산, 대한항공 등이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오카야마, 니가타, 미야자키 등 일본 소도시로 향하는 특별 전세기 상품을 출시했다. 오카야마와 니가타 상품은 대한항공 특별 전세기로 각각 9월14일과 15일 출발하며, 미야자키 상품은 아시아나항공 전세기로 9월14일 출발한다.

대한항공은 소도시 여행지로 떠오르는 인천~오카야마 노선을 다음 달 3일부터 주 3회에서 5회로, 인천~가고시마 노선은 오는 9월2일부터 주 3회에서 5회로 증편한다. 진에어는 이달 18일부터 다카마쓰를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하고 미야코지마 노선은 주 5회 일정을 유지한다. 제주항공도 기존 주요 노선에 히로시마·시즈오카·마쓰야마·오이타 등 소도시 노선을 확대했다. 노랑풍선은 최근 5성급 쉐라톤 호텔 숙박과 조식이 포함된 일본 소도시 가고시마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가고시마 덴몬칸 메인거리. [사진출처=노랑풍선]

일본 소도시 여행은 20~30대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일본 소도시를 예약한 20~30대는 25.9%에서 28.6%까지 올랐다. 3분기에는 더 많은 20~30대가 소도시를 찾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본 소도시는 중국 단체 관광객과 한국인이 적은데, 젊은 층들이 이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에서 일본 술의 인기도 상승세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2615만7000달러(361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3배 증가했다. 수입된 사케(1~5월)는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으며, 일본산 위스키 수입량은 41% 늘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아기는 거실서 울고 문은 안 열리고"…4시간 화장실 갇힌 아빠 '패닉'
수정 2024.07.21 15:39입력 2024.07.21 15:28

“아무리 해도 문이 안 부서져…패닉 왔다”
“안일하게 생각 말고 다들 조심하시라” 당부

돌이 갓 지난 아이를 거실에 혼자 둔 채 화장실에 4시간 넘게 갇혀 있다가 구조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 18일 돌이 지난 딸을 키우는 평범한 30대 아버지라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아이를 거실에 두고 화장실을 가려는데, 아이가 울어서 휴대전화로 노래를 틀어주고 화장실에 들어갔다”면서 “볼일을 보고 나가려는데 문이 잘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체육을 전공한 데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건장한 남성인 A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것저것 해보고 안 되면 그냥 문을 부수고 나가야지’라고 생각했다.

화장실에 4시간 넘게 갇혔던 A씨가 문을 부수고 나오려 애쓴 흔적 [이미지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화장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안방 화장실은 좁고 창문도 없어서 숨 쉬는 것도 불편했다. A씨의 집이 꼭대기 층이라 배수로에 대고 소리를 쳐보기도 했다.


A씨는 “몇 번 악을 쓰니 땀도 나고 호흡이 가빠와서 군대에서 훈련 때 방독면 쓴 것처럼 산소가 부족해 어지러웠다”며 “속으로 계속 ‘패닉에 빠지면 안 된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방법을 써서 문을 열어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온 몸에 땀이 나고, 숨도 안 쉬어지고, 거실에서는 아이가 계속 울고 있었다”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묘사했다. 변기 위에 올라가서 체중을 실어 문을 걷어차도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화장실에 갇힌 지 4시간이 지나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집안 CCTV를 자주 확인하던 A씨의 아내가 아이는 울고 있는데 A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상하게 여겨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A씨는 “나는 갇혀 있었고 아이는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며 “결국 119에 연락해서 문을 부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씨는 “매일 드나드는 화장실이라고 해서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다들 조심하시라. 화장실 갈 때는 휴대전화를 들고 가거나 비상 연장 구비해두시라”고 당부하며 “별거 아니라고 생 할 수 있지만 몇 분에게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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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했다가 시선집중…한국인들이 일본에서 자주 하는 실수 [日요일日문화]
수정 2024.07.22 14:35입력 2024.07.21 07:30

지하철 내 휴대폰 벨소리·통화는 민폐
방일관광객 늘면서 야당 의원 "통화 허용해야" 지적도

"지금 2호선 막 탔어. 빨리 갈게."


우리나라에서는 지하철 탔을 때 통화하는 것이 딱히 주의를 줄 만한 행동은 아닙니다.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오히려 지금 열심히 가고 있다는 현장감을 전달하기 위해 통화가 필요할 때가 있죠…. 제가 자주 그런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여름휴가로 일본 여행 가는 분들은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지하철 통화에 꽤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관광객이라도 일단 "여보세요. 너 어디야?"하고 받는 순간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텐데요. 일본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 지하철 통화라고 하죠.


지하철 내 통화에 관련한 일본 방송 뉴스 썸네일. (출처=ANN)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이유가 있나'하는 생각이 드는 분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지하철에 시끄럽게 울리는 벨소리를 생각하면 공감이 간다'라는 분도 계실 텐데요. 사실 일본에서는 올해 초 국회까지 이 통화 논쟁이 도마 위에 올랐었답니다. 오늘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오는 문화 차이, 일본의 '전철 통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일본 철도회사인 JR동일본이나 서일본에서는 홈페이지에 열차 이용 매너로 "휴대전화는 매너모드로 설정하신 후 통화는 삼가시기 바란다"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데요. 구글에서 검색하면 '일본 열차 통화', '일본 열차 통화 해외 반응', '외국인은 왜 맨날 열차에서 통화하느냐', '열차 내 통화 이유'에 대한 것들이 연관 검색어로 나올 정도입니다.


일본에서 지하철 통화는 실례로 여기는데요. 전화를 받을 경우 작은 목소리로 "지금 지하철이라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짧게 대답하고 끊거나, 업무 연락으로 회신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아예 내려서 받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가는 길 한마디도 벙긋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냐. 그것도 아니고요. 너무 큰 소리가 아니라면 이야기 나누거나 하는 것은 또 다들 용인하는 분위기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 문화가 굉장히 신기한데요. 올해도 TV아사히에서 지하철 통화 금지 문화에 대한 외국인 반응을 인터뷰해 보도하기도 했죠.


2023년 일본민영철도협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는 데 있어 가장 민폐라고 생각되는 행동은 1위가 '걸으면서 사용하는 것', 2위가 '혼잡한 열차 내에서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3위는 '안 내리고 계속 사용하는 것', 4위는 '통화하는 목소리나 벨소리'였는데요. 이것만으로도 기본적으로 사용 자체에 민감하다는 것이 느껴지시죠.


사진출처=이라스토라.

실제로 일본에서도 이제는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초 일본 국회에서는 지하철 내 휴대전화 통화를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나왔습니다. 일본유신회의 후지마키 겐타 의원은 "왜 지하철에서 떠드는 것은 되는데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은 매너 위반으로 여겨지는 것이냐"며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에게 의문을 제기했는데요.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토교통부 장관한테 질의한 것이죠.


여기서 사이토 국토교통상의 대답은 굳건합니다. 그는 "나는 매너라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는데 이런 의견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고 말했는데요. 사실상 통화를 삼가야 한다는 주장에 변함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죠. 그러나 후지마키 의원은 끝까지 작은 목소리의 통화는 인정해야 한다고 맞섰는데요.


올 초에는 열차 내 통화로 인한 형사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고속철도 신칸센에서 통화 매너를 둘러싸고 승객이 운행 지연으로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사건의 발단은 한 승객이 고속철도 객차 연결 부분에서 20분 이상 전화로 말다툼을 하고 언성을 높이면서 시작됐습니다. 다른 승객이 이를 시끄럽다고 항의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이 말다툼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다른 신칸센으로 옮겨타면서 운행에 지연을 발생시켰다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열차 통화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보도가 됐었죠.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엄격할까요? 이는 아마 예전부터 있던 일본 철도회사들의 규칙 때문으로 보입니다. 도쿄메트로 등 일본 철도회사들은 예전부터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통화를 삼가달라는 룰을 띄웠었는데요. 심지어 예전에는 열차에 탑승했을 때 노약자석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휴대전화 전원을 꺼야 한다는 규칙도 있었습니다. 총무성에서 스마트폰 등 각종 휴대전화 기기의 전자파가 노약자들이 신체에 삽입한 각종 의료기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부터인데요. 2015년부터는 이것이 '혼잡할 시에만 노약자석 인근에서 핸드폰을 끈다'로 완화가 되는 등 점차 바뀌게 되죠.


여하튼 최근에는 20대 등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는 용인해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TV 아사히 보도에서도 "그래도 짧게는 괜찮지 않나", "몇십초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라는 일본 시민들의 생각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방일 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것이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한 관습일지,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는 문화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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