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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제발 아니길'…모텔뷰·옹벽뷰·벽뷰 분통 터지는 최악의 아파트[궁금증연구소]

수정 2024.07.04 14:08입력 2024.07.04 11:10

최근 입주를 마친 서초구의 한 아파트는 시공할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인근 작은 산을 끼고 있는 일부 세대에서 창밖에 정원이 꾸며지는 듯한 홍보와 달리 옹벽에 산비탈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수분양자들은 ‘옹벽뷰’를 분양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일 이곳을 가봤다. 논란이 된 동의 옆에는 한 재단의 숲체험원이 있었다. 체험원에서는 일부 세대의 안이 훤히 들여다 보였고 산비탈도 정리는 됐지만 불편함은 있어 보였다.


3일 숲체험원 옆의 비탈과 맞닿은 한 아파트 모습 [아시아경제 ]

아파트 가치는 입지와 함께 전망을 의미하는 뷰에 따라 달라진다. 예나 지금이나 배산임수가 최고다. 산을 뒤로하고 앞에는 한강이 보인다면 최고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이 그런 예다. 산이 없다면 한강뷰만으로도 가치가 높다. 산도 뷰의 가치가 높다. 남산뷰, 북한산뷰, 북악산뷰, 인왕산뷰 등이 대표적이다. 양재천, 청계천, 홍제천, 성북천 등도 선호뷰다. 왕이 일하고 잠자던 왕릉뷰도 인기다.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과 왕릉뷰도 선호 뷰 중 하나다. 반면에 입주민으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뷰도 있다.

'ㄷ'자 아파트 단지 안에 모텔이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조감도

군포의 한 아파트 단지는 모텔뷰 논란이 있었다. 이 곳은 ‘ㄷ’자 모양의 단지인데 한 가운데에 영업 중인 5층짜리 모텔이 자리했다. 단지가 모텔을 병풍처럼 둘러싸 일부 세대는 모텔이 보일 수 밖에 없다. 시공사가 모텔을 인수하려 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모텔뷰, 모텔을 품은 아파트가 됐다. 지난 3월 입주가 시작된 대구의 한 아파트 일부 세대는 거실 창문 전체가 모텔 건물에 가로막혀 있다. ‘ㄱ’자 모양의 아파트 바로 옆에 모텔이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에서 몇 걸음을 걸으면 모텔이 나온다. 모텔은 아파트를 짓기 전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했다. 모텔 잘못은 아니다. 입주자들은 분양 계약 당시 바로 앞에 모텔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입주예정자는 KBS대구경북 인터뷰에서 울분을 토했다. 입주자들은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텔 옆에 아파트단지가 위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KBS뉴스 캡처

망자들이 있는 뷰는 망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다르다. 왕이 죽은 왕릉뷰는 가치가 높다. 대신 경관을 헤치면 안된다. 김포 장릉 경관훼손을 이유로 논란이 됐다 기사회생한 검단의 아파트단지가 그렇다. 서울시의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지구 재정비 계획은 종묘의 경관을 훼손하는가 여부가 논란이다. 유네스코가 문화재청에 종묘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종묘 일대 경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세운지구에 최고 200m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 종묘 정전에서 바라볼 때 건축물 윗부분 120m가량이 눈에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3개동 총 4백42가구로 구성된 풍납 씨티극동 아파트다. 미끄럼틀 또는 세모모양이라고 해서 유명하다. 인근 풍납토성에서 가까운 아파트면부터 세모형태로 올라가도록 지었다. 반면에 지방의 한 아파트단지는 산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숲세권으로 홍보가 됐는데 수 백 가구에서 무덤이 보이는 ‘무덤뷰’여서 논란이다.

풍납토성의 경관훼손을 막기 위해 세모모양 또는 미끄럼틀 모양으로 지어진 씨티극동아파트

옹벽뷰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아파트는 판교에 있다. 아파트 11~12층 높이까지 옹벽이 있다. 비행기 운항과 관련한 고도제한을 받는 곳이어서 30m를 파고 부지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뷰 중 하나는 ‘벽뷰’다. 기존의 아파트의 정말 코 앞에 또 다른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창문을 열면 바로 다른 아파트의 벽이 보이기 때문이다.


판교의 옹벽뷰 논란이 있는 아파트를 보도한 KBS뉴스 캡처

같은 아파트단지에서도 사실상 벽뷰가 많다. 아파트를 새로 지으면서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용적률은 수직적 건축밀도, 건폐율은 수평적 건축밀도다. 용적률 900%, 건폐율 50%라면 대지면전에 건축물이 절반을 차지하고 그 건축물의 높이가 대지면적의 9배라는 것이다. 누구나 탁 트인 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좁은 땅에 많은 이들이 원하는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 거기다 수 십 수 백억원의 자산가가 아니라면 뷰에 대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 낮춰야 하는 시절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필리핀 패스트푸드 공룡 '졸리비', 韓저가브랜드 '컴포즈커피' 삼킨 이유
수정 2024.07.04 14:47입력 2024.07.04 07:03

졸리비, 컴포즈커피 지분 70% 인수
컴포즈 커피 발판 삼아 한국 시장 공략
동남아 중저가 커피 시장 장악력 높일 듯

컴포즈커피 매장 내부 전경과 모델인 BTS 뷔.

필리핀 최대 외식 기업 졸리비(JFC·Jollibee Foods Corp)가 국내 저가 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의 지분 70%를 사들였다. 국내 커피 프랜드가 동남아 기업에 인수된 첫 사례다. 세계 5대 외식 기업을 목표로 하는 졸리비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컴포즈커피를 발판 삼아 한국을 넘어 동남아 커피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졸리비는 앞서 한때 '스타벅스 대항마'로 꼽히던 커피빈을 인수하기도 했다.


컴포즈커피 사들인 졸리비는 필리핀 최대 외식 기업…인수 통해 몸집 키워

4일 필리핀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JFC는 자회사 졸리비 월드와이드 Pte.Ltd(JWPL)가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2억3800만달러(약 33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나머지 5%는 JWPL이 지분의 90%를 보유한 타이탄 펀드가 갖고, 25%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이 사들이기로 했다. 컴포즈커피 지분 전체 매각 금액은 총 3억4000만달러(약 4720억원)다. JFC는 "2일 매수자와 매도자 간 주식 매수 협정이 이뤄지면서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저가 커피 브랜드를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JFC는 필리핀 최대 외식 기업이다. 졸리비의 경우 필리핀을 관광한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 이미 '현지에서 맥도널드보다 인기가 많은 패스트푸드'로 유명하다. JFC의 시가총액은 2524억 필리핀 페소(약 5조9600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적자에 허덕였으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후 다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441억 필리핀 페소(약 5조7700억원)로 1년 전보다 15.2% 늘었다. 영업이익은 144억 필리핀 페소(약 3400억원)로 45% 증가했다.


JFC의 목표는 세계 5대 외식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브랜드 창출보다는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프랜차이즈 딤섬 체인인 팀호완과 대만의 버블티 브랜드 밀크샤 등이 대표적이다. 커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미 10년 전 베트남 1위 커피 하이랜드 커피를 인수한 데 이어 2019년 커피빈 앤 리프를 사들이기도 했다.

왜 하필 컴포즈커피일까…영업이익률 41%대 '알짜' 회사

JFC의 이번 인수는 우선 한국 커피 시장 공략 시작과 함께 동남아 커피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로 JFC는 컴포즈커피 인수 공시에서 한국 시장 개척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JFC는 "이번 인수로 졸리비는 세계 3위 커피 시장인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저가 커피 시장을 개척하는 관문을 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졸리비(JFC)가 보유한 브랜드

고물가 시대 한국에서는 고가 커피 시장은 주춤한 반면, 저가 커피 시장이 가파르게 크고 있다. 특히 컴포즈커피의 경우 확장세가 뚜렷하다. 2022년 한 해 동안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많은 신규 점포 626개를 열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컴포즈커피 매장수는 1901개로 이디야커피(3005개), 메가커피(2156)개에 이어 국내 커피전문점 매장 수 3위를 기록했다. 현재 매장수는 2612개다.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매출 88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의 알짜 회사로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년 전보다 20.5%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저가 커피 브랜드 중 가장 높은 41%를 기록했다. 양재석 JM커피 회장이 10년 전 부산 기장군에 처음 설립한 컴포즈커피가 필리핀 패스트푸드 공룡에 인수된 이유다.


"컴포즈커피 발판 삼아 동남아 중저가 시장 장악하려는 포석"

이와 함께 JFC는 컴포즈커피를 발판으로 동남아 시장 내 중저가 커피 브랜드 점유율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커피 시장 역시 내와 마찬가지로 고가·저가 커피 시장으로 양분됐는데, 눈에 띄는 중저가 브랜드는 없는 상황이다. 컴포즈커피가 지난해 9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매장을 내고 호평받고 있는 만큼 JFC는 현지 네트워크 앞세워 동남아 공략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JFC는 컴포즈커피의 빠른 매출 확대를 위해 로봇 바리스타를 적극 도입할 가능성도 크다. JFC는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즉각적 매출 증가를 위해 로봇 음료 솔루션 개발사인 보리스타(Borista)에 2800만달러(약 389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졸리비의 국내 진출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앞서 토니 탄 칵티옹 졸리비 창업주의 세 딸은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필리핀 교민이 많은 한국도 졸리비 진출 대상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국내 버거 시장은 맥도널드·버거킹 등 미국 브랜드와 맘스터치·롯데리아 등 토종 브랜드의 경쟁 구도가 공고한 데다, 최근 프리미엄 버거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졸리비의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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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년간 절벽에 박혔던 '전설의 검' 사라졌다…프랑스 '발칵'
수정 2024.07.04 15:55입력 2024.07.04 09:21

도난 가능성에 무게 두고 수사 나선 현지 경찰
지역 상징 도둑 맞자 주민들 큰 충격 받아

1300여년간 절벽에 박혀 있어 '프랑스판 엑스칼리버'로 불리던 검 '뒤랑달'이 감쪽같이 사라져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광역주 로트 지역에 있는 도시 로카마두르에서 최근 절벽 10m 높이에 박혀 있던 녹슨 검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뒤랑달로 불려 온 이 검이 누군가에 의해 도난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1300년간 절벽에 박혀 있었다는 전설을 지닌 프랑스판 엑스칼리버 뒤랑달. [사진출처=X(옛 트위터)]

뒤랑달은 중세 유럽 서사시 문학의 걸작인 샤를마뉴 전설에 등장하는 12기사의 수좌 롤랑이 지닌 보검의 이름이다. 전설상에서 이 검은 프랑크 왕국의 전설적인 왕 샤를마뉴가 천사에게 받아 롤랑에게 넘겨준 것으로 절대 부러지지 않고, 단 한 번에 거대한 바위를 절단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무기로 묘사된다.


프랑스의 유명한 가톨릭 성지로 꼽히는 로카마두르에선 뒤랑달이 한때 이 지역 교회에 보관돼 있었다는 전설과 함께 죽음의 순간 롤랑이 던진 검이 이곳의 절벽을 가르고 박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다만 서사시 롤랑의 노래 배경이 되는 론세스바예스 협곡은 스페인이기에 이 검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현지 관광 당국은 절벽에 박힌 검이 진짜 뒤랑달 아닌 복제품일 뿐이라는 입장을 지금껏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미니크 렌팡 로카마두르 시장은 이번 사건으로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마을의 일부를 도둑맞은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전설이라고 해도 마을과 뒤랑달의 운명은 서로 얽혀 있다"면서 "지난 수 세기 동안 로카마두르의 일부로 존재했던 이 검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뒤랑달이 바위 10m 높이에 박혀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기에 사라진 경위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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