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와 돈거래' 수사 받던 前언론사 간부, 숨진 채 발견…檢 "애도"
수정 2024.07.01 11:15입력 2024.06.30 14:18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씨와 돈거래를 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언론사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직 한국일보 간부 A씨는 전날 밤 충북 단양의 야산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A씨의 동생으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A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20년 5월 주택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씨로부터 1억원을 빌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해 1월 해고됐다. A씨는 "사인 간 정상적인 금전소비대차 계약 행위"라고 주장하며 불복 소송을 냈으나 지난 14일 1심에서 패소했다.
A씨는 김씨와의 돈거래로 검찰 수사도 받고 있었다. 검찰은 A씨가 김씨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대장동 일당에 우호적인 기사를 작성하거나 불리한 기사를 막아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보고 지난 4월18일 그를 압수수색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수사팀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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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승객·조종실이 격리된 계기[속초·고성의 아픔③]
수정 2024.06.30 09:00입력 2024.06.30 09:00
하늘에서도 시도된 납북…승무원 순직하기도
북한 조종사 자진 입북 주장, 일부 승객 억류
일본 여객기도 적군파에 납치돼 북한으로 비행
편집자주영화 '하이재킹' 배경은 1971년 강원도 속초다. 여객기에 탑승한 용대(여진구)가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기내에 사제폭탄을 터뜨린다. 순식간에 조종실을 장악하고 승객들에게 공포한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납북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북한에 여객기를 넘기고 받을 혜택과 억압된 삶에서의 해방이다. 분단의 아픈 상처가 삶을 내내 옥죄었다. 가족이 월북하거나 납북됐다는 이유로 감시당하고 통제받았다. 그 고통은 과거의 일로 그냥 덮고 넘어가기에 너무나 컸다. 다시 짚어내고 풀어내야 할 아픈 상처다.
영화 '하이재킹'은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1971년 1월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납북 시도사건이다. 승객 예순 명을 태우고 속초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F-27 쌍발 항공기에서 스물두 살 김상태가 사제 폭발물을 들고 월북을 요구했다. 승무원과 승객들은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했다. 통곡으로 월북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긴장이 풀린 틈을 타 권총으로 저격했다. 이 과정에서 전명세 수습 조종사는 점화된 사제 폭발물을 몸으로 막다 크게 다쳤다.
최원문 한국항공기술협회 명예회장은 저서 '하늘에 꿈을 띄우다'에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속초발 F-27에서 납북 시도가 발생했다. 기상 격투 중 운항승무원 한 명이 순직하고 승객 열 명이 부상했다. 비행기는 해변 모래사장에 불시착해 대파됐다. 회사(대한항공)는 물론 민관 관계기관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현장에서 사살돼 김상태가 여객기를 납치하려던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전 납북에 성공한 사람들이 북한에서 풍족하게 산다는 소문을 믿고 벌였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이재킹'도 도입부에서 1969년 12월 일어난 강릉발 대한항공 여객기(YS-11) 납북을 다룬다. 간첩 조창희가 승객 마흔일곱 명과 승무원 네 명을 겁박하고 여객기를 원산 인근 선덕비행장에 강제 착륙시킨 사건이다.
북한은 평양방송을 통해 조종사 두 명이 자진 입북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와 유엔의 승객 송환과 기체 반환 요구를 거부했다. 지지부진한 협상에 전국 곳곳에서는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주요 항공사들도 만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은 이듬해 2월 송환 의사를 알려왔다. 그러나 약속과 달리 승객 서른아홉 명만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냈다. 승무원 네 명과 승객 여덟 명은 보내지 않았다.
정부는 강력한 항공기 보안대책을 내놓았다. 최 회장은 "김포공항이 승객과 비행기의 보안 강화를 위해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고 돌이켰다. "승객의 신원확인 강화와 보안 검색용 금속탐지기 설치, 보안관 탑승 등 다각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바로 실천 단계에 들어갔다. 이러한 와중에 일본항공 B-727 쌍발 제트여객기 '요도호'가 적군파 아홉 명에게 납치돼 북한으로 비행하던 중 김포공항에 불시착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항의 긴장된 분위기를 더욱 옥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당시까지 비행기의 승객과 조종실이 통하도록 개방돼 있었던 것을 방탄 칸막이로 격리하는 작업이 서둘러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납북된 여객기는 대한국민항공사(KNA) DC-3 '창랑호'다. 1958년 2월 부산 수영비행장을 떠나 서울 여의도공항으로 향하던 중 북한 공작원 일곱 명에게 피랍됐다. 군인 두 명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쳐 실신시키고 카빈총과 엽총을 발사하며 조종사를 협박했다. 창랑호는 휴전선을 넘어 평남 순안비행장에 강제 착륙했다. 북한은 피랍 열여드레 만에 미국인 조종사 한 명을 비롯한 탑승객 스물여섯 명을 돌려보냈다. 단 기체는 반환하지 않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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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못 찾은 축구협회에 쓴소리 "학습 안됐나"
수정 2024.07.01 07:12입력 2024.06.30 19:26
홍명보 K리그1 울산 HD 감독이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아직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을 비판했다.
30일 홍 감독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가 열리는 포항스틸야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지난 28일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상황을 언급하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홍 감독은 "이 시점에서 그 일을 담당하는 위원장이 사퇴한다는 건 무언가 일이 있었다는 뜻"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내가 전무이사로 일할 때 김판곤 위원장이 계셨고, 김 위원장은 책임과 권한을 다 가지고 있었다"며 "그래서 한국 축구에 맞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국적을 불문하고 사람을 뽑을 수 있었고 그렇게 선임된 게 벤투 감독"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보면 대한축구협회가 과연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며 "협회에서 누구도 정해성 위원장을 지원해주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혼자 고립되신 것 같다"고 추측했다.
홍명보 울산 HD 감독[사진=연합뉴스]홍 감독은 전면에 나선 위원장이나 감독이 비판을 감당하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협회의 고위급 관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축구협회 내부를 보면 위원장 자리는 전문성 있는 분들이 한다. 상벌위원장은 법조인, 의무위원장은 의료인이 하는데, 이분들을 도와줘야 하는 게 협회 행정 직원들"이라며 "고위급 행정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일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홍 감독은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이후 유력한 국내파 감독 후보로 매번 거론돼왔다.
홍 감독은 "내가 (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로 올라갔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 그렇다면 대표팀 감독의 '경계'가 정해졌다는 것"이라며 거절의 뜻을 밝혔다. 자신을 '경계'로 삼아 그보다 뛰어난 지도자를 물색하면 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우리 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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