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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자처하더니 왜 내버려두나"…백종원에 뿔난 '연돈'점주들

수정 2024.06.18 08:32입력 2024.06.18 08:32

백종원 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점주 8명
"본사가 예상 매출액·수익률 부풀려" 주장
더본코리아 "객관적·합리적으로 제시했다"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백종원 대표를 향해 최소한의 수익률을 보장해달라며 단체행동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18일 한겨레는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더본코리아 본사 앞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점주들은 "본사가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해 피해를 봤음에도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

연돈볼카츠는 지난 2018년 SBS '골목식당'을 통해 화제를 모은 돈가스집 '연돈'에서 출발한 브랜드다. 이후 백 대표는 연돈을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시 '호텔 더본' 바로 옆 건물로 이전시켰다. 2021년부터는 '연돈볼카츠'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고, 2022년 본격적으로 전국 가맹점 모집에 나선 바 있다.


그런데, 점주들은 가맹점 모집 당시 연돈볼카츠 본사가 예상 매출액과 수익률을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점주 A씨는 한겨레에 "월 예상 매출액을 3000만~3300만원으로 제시하는 본사를 믿고 1억원 넘는 돈을 들여 점포를 열었으나, 실제로는 그 절반 이하인 1500만원 남짓"이라며 "매출 대비 수익률도 20~25%라고 했지만, 7~8% 수준에 그쳤다"라고 토로했다. 원가율 역시 본사가 안내한 36~40%보다 높은 45% 수준이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대료·운영비·배달 수수료까지 부담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등록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연돈볼카츠의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022년 2억 5970만원에서 지난해 1억 5690여만원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점주들은 본사에 신메뉴 개발, 필수물품 가격(물대) 인하, 판매가 인상 등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고도 지적했다. 점주 B씨는 백 대표를 향해 "요식업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왜 자사 브랜드는 내버려 두냐"라고 토로했다. 점주 8명은 18일 오후 더본코리아 본사 앞 집회를 열고,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계약 체결 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액·원가 비중·손익 등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제시해 허위·과장은 없었다"며 "가맹점 월평균 매출액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며, 2022년 11월~2023년 8월 주요 메뉴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인하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백종원 이름에 속았다"…땡볕에 거리로 나온 '연돈볼카츠' 점주들
수정 2024.06.18 16:32입력 2024.06.18 16:32

점주협의회 18일 더본코리아 본사 앞 기자회견
"본사 직원도 볼카츠 못 만들어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운영하는 '연돈볼카츠'의 가맹점주들이 32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길거리로 나왔다. 연돈볼가츠는 더본코리아와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은 돈까스 식당 '연돈'이 함께 만든 프랜차이즈다. 점주들은 "허위·과장 광고로 가맹점을 모집해놓고 본사가 점주 매출 하락과 수익성 악화를 외면해 가맹점이 고사하고 있다"면서 "가맹점주들의 생존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점주들은 "본사가 허위 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해 피해를 봤지만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온유 기자 @ioy

이들 가맹점주는 매출 급감에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연돈볼카츠 가맹점수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점주들은 "더본코리아 본사에 확인한 결과, 연돈볼카츠는 지난해까지 총 83개 가맹점을 신규 출점했지만 지난 4월 기준 30개 매장만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연돈볼카츠 당곡역점 점주는 "홍보용 홈페이지에선 일 최고 매출이 338만~468만원이라 광고했지만, 개점 한 달 후부터 매출이 급속히 빠지기 시작해 지금은 10% 수준"이라면서 "매출에서 임대료와 세금 내고 직원 급여 주면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더본코리아가 광고한 연돈볼카츠 가맹점 매출

이어 "우리 매출이 가맹본부가 홍보한 매출의 50%라도 된다면, 나만 매출이 적다면 내 잘못이겠거니 하겠다"면서 "하지만 저 포함 연돈볼카츠를 운영하는 점수 다수는 매출 급감에 허덕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점주들은 연돈볼카츠의 문제점으로 극히 낮은 재방문율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백종원과 연돈의 이름을 보고 방문한 고객이 정작 맛에 만족하지 않아 매장을 다시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돈볼카츠 김포라베니체점 점주는 "볼카츠를 교육하는 본사 매니저조차 제대로 된 볼카츠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틀 교육받고 장사를 시작했으니 어떻겠느냐"면서 "이런 부족한 교육과 메뉴로는 장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객으로부터 받은 불만을 본사에 전달해도 반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점주는 "볼까 추가 짜다거나,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하는 건의 사항 남겼지만 반영되기까지 오래 걸렸고, 결국 실망한 손님들은 유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가맹점 피해사례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온유 기자 @ioy

점주들은 "본사가 방송에 나온 연 돈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온 손님들이 발생시킨 매출을 근거로 단기간에 많은 가맹점을 내어주면서 본사의 이익만 극대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연돈불카츠가 유명세에 기대 충분한 검토 없이 프랜차이즈화됐다고 지적했다.


정 가맹거래사는 "프랜차이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상품의 무형 가치가 높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연돈불카츠는 연 돈의 유명세에 기반해 점주를 모집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려면 검증 시스템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없이 83개가 출점된 것"이라며 "본사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가 상승을 말할 게 아니라, 선량한 피해자인 점주 보호를 위해 같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점주는 이르면 19일 더본코리아의 허위과장 광고와 가격 구속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우편으로 신고할 계획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딸라 배달원' 누가하겠나…임금 반토막" 무료배달에 불만[배달앱의배신]
수정 2024.06.28 13:28입력 2024.06.18 07:06

②무료배달이 굴러가는 방식
지난해 기본 배달료→구간 배달료 변경
한 건당 배달료 20% 가까이 줄어
"비용 분담, 배달앱에 유리하게 짜여"

산술적으로 보면 무료배달로 인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이 떠안아야 할 비용은 크게 증가한다. 무료배달 이전엔 총 6600원(부가세 포함)의 배달비를 점주와 소비자가 각각 나눠 부담했으나, 무료배달이 시작되며 소비자가 부담하던 비용(평균 3300원)을 배달 앱이 대신 부담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전문가들은 국내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가운데 배달의민족(배민)이 떠안게 될 비용이 막대하다고 봤다. 현재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제공하는 쿠팡이츠·요기요와 달리 배민은 전 고객을 대상으로 이를 운영하고 있다.

정산 방식 변경, 배달료 20% 줄어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은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 그리고 '배달기사들의 임금 낮추기' 등을 통해 이 같은 비용이 전가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4월 배민은 알뜰배달(한 번에 동선이 비슷한 여러 집을 묶어 배달) 서비스를 출시하며 배달기사들에게 지급하는 배달료 정산 방식을 '기본 배달료'에서 '구간 배달료'로 변경했다.


기본 배달료는 내비게이션 측정 경로에 따라 구간별 요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675m까지는 3000원, 675m부터 1900m까지는 3500원, 이후부턴 100m당 80원을 추가 지급한다. 반면 변화한 구간 배달료에선 이를 세분화해 지급한다. 한 건당 픽업요금(1200원)과 전달요금(1000원)을 각각 지급하고, 구간요금은 100m당 80원씩 준다.

배달기사가 받는 임금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배민커넥트 공식 앱을 참고해 계산해보면, 배달기사 A씨가 받는 배달료는 같은 상황에서 20% 가까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배달기사 A씨가 매장에서 1.5㎞ 떨어진 목적지와 2.0㎞ 떨어진 목적지 두 곳을 차례로 방문해 배달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본 배달료로 얻는 수익은 구간별 요금을 각각 3500원씩 적용해 모두 7000원이다. 반면 구간 배달료로 계산하면 픽업요금과 전달요금에 구간별 요금까지 모두 합해도 6000원이 나온다. 한 건당 배달료가 14.3%가량 하락하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배달기사들이 겪는 임금 하락은 이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술적으로 구간 배달료로 인한 손실은 목적지(전달1·2) 간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크게 발생하는데, 비슷한 동선을 묶어 배달하는 알뜰배달 특성상 목적지 간 거리가 0.5㎞ 이내로 배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다.


홍창의 배달플랫폼노조 위원장은 "악천후 등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배민이 목적지 간 거리를 0.5㎞ 이내로 들어오도록 편성해주는데, 이런 구조에선 바뀐 요금제로 발생하는 손실이 훨씬 크게 나온다"며 "여기에 피크타임이나 악천후 때 지급하는 프로모션도 감소하면서 배달기사들의 임금은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이 알뜰배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배달을 시작하면서 더 많은 '주문 콜'이 알뜰배달로 몰리고 있는 점도 상황을 가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배민 온라인 식품 사업인 'B마트'에도 구간 배달료 방식이 적용됐다.


이에 배달기사들이 모인 일부 커뮤니티에선 '이딸라(기본요금이 2000원대임을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라는 신조어까지 나온다. 경기 안산에서 부업으로 배달일을 하는 강석우씨(42)는 "단가 2000원대 콜만 쏟아지는데 누가 배달을 하려고 하겠나"라며 "배달기사들 임금이 반토막 났다. 이제 부업으로 다른 일 찾겠다며 떠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배민 관계자는 "바뀐 요금제를 단순히 기본요금만 보고 평가하면 안 된다. 변화한 지급 방식에선 0m부터 구간요금을 지급하므로 배달기사들의 시간 대비 전체 임금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평가한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7000억원…'인건비' 줄였다

지난해 국내 배달 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했음에도 배민은 영업이익 6998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매출은 늘고 영업비용은 크게 줄인 결과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배민 영업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주 용역비'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외주 용역비란 배민이 배달기사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상생 지원비, 제휴 혜택 및 서비스비, 악천후 시 프로모션 비용 등을 말한다. 2021년 138.7%에 달했던 외주 용역비 신장률은 지난해 6.3%로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배달 앱, 자영업자, 배달기사가 각각 나눠 부담하는 과정에서 '갑을 관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료배달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판촉 행사인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은 배달 앱, 점주, 배달기사 등 반드시 누군가 떠안아야 한다"며 "이를 몇 대 몇으로 나눌 것인지 정하는 과정에서 우세한 힘을 지닌 배달 앱에 보다 유리한 논리가 투영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정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달 앱 시장은 독과점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자영업자와 배달기사들에게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무료배달에 따른 비용을 과도하게 전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 싣는 순서
<1> 팔 수록 손해 보는 자영업자들
<2> 무료배달이 굴러가는 방식
<3> 이곳저곳서 터져 나오는 비명
<4> 그럼에도 '신규 요금제' 쓸 수밖에 없는 이유
<5> 무늬뿐인 공정위 자율 규제
<6> 전문가 제언: 배달 플랫폼 규제 방안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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