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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가성비 시대…LLM가고 SLM 뜬다

수정 2024.05.20 14:21입력 2024.05.20 10:32

매개변수 1000억개 넘는 대형언어모델
SLM은 100억개 미만으로 저비용 고효율
파이3, 라마3, 젬마2B 등 대표적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 최근 소형언어모델(SLM)로 눈을 돌리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 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도 비슷한 성능을 냄으로써 가성비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이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구글과 같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LLM보다 더 적은 매개변수(파라미터)를 투입해 준수한 성능을 내는 ‘작지만 강한’ AI 모델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매개변수란 AI가 연산 과정에서 고려하는 다양한 변수로, 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해당한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AI의 성능도 좋아진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MS는 지난달 SLM 모델 ‘파이-3 미니’를 공개했다. 파이-3 미니의 매개변수는 38억개로 오픈AI GPT-3.5(1750억개)의 약 50분의 1 수준이다. 루이스 바가스 MS AI 담당 부사장은 "파이-3 미니의 추론 비용은 비슷한 기능을 가진 다른 모델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타도 매개변수 80억개짜리 ‘라마-3’를 출시하며 생성형 AI 소형화 노선을 타고 있다. 메타는 전작인 라마-2부터 모델들을 오픈소스화해 수많은 변형 라마 모델들을 낳고 있다. 구글도 지난 2월 매개변수가 20억개에 불과한 젬마 2B를 출시하며 고효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SLM이 최근 빅테크들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저렴한 가동 비용 때문이다. 지난주 공개된 오픈AI의 최신 AI 모델 GPT-4o(옴니)와 구글의 제미나이 1.5프로의 경우 매개변수가 1조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LLM이다. 두 모델의 토큰 100만개당 단위 비용은 각각 5달러, 7달러로 라마-3(0.2달러)보다 25배 이상 비싸다. 토큰은 언어모델이 인식하는 문자 데이터 단위를 의미한다.


저렴한 비용에 더해 온비다이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SLM의 장점으로 꼽힌다. SLM은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는 대신 장치에서 로컬로 작업을 처리할 수 있어 개인정보 보호에도 탁월하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오픈AI의 챗GPT를 탑재한 아이폰을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자문 로펌 애들쇼고다드의 샬럿 마셜 변호사는 "우리 로펌을 찾는 많은 고객이 생성형 AI 제품을 채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한 것 중 하나가 데이터 처리 및 보안에 대한 규제 준수였다"며 "SLM이 떠오르면서 기업들이 법적 문제와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게 될 기회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일급 13만원 꿀알바라더니"…지역축제 가장한 가짜 홈페이지 만들어 금전 요구
수정 2024.05.20 17:53입력 2024.05.20 17:53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에 채용 공고도
지원자에 개인정보·보증금 요구…경찰 수사 중

울산의 지역 축제 사무국을 사칭해 가짜 홈페이지와 공고를 만들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지원자들에게 개인정보와 금전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0일 경찰·울산쇠부리축제 사무국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한 아르바이트 중개 플랫폼에 '[단기알바] 제20회 울산쇠부리축제 재택 전산 사무보조'라는 제목의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이 공고는 실제 축제 사무국 계정으로 게시됐으며, 일급 13만원의 '꿀알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미지출처=울산쇠부리축제 홈페이지 캡처]

공고를 본 뒤 지원한 이들은 자신을 '울산쇠부리축제추진위원회 소상공인 문화지원 사업 담당자'라고 소개하는 사람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자칭 '담당자'라는 이 사람은 지원자들에게 "지원자가 많아 통화가 아닌 카톡으로 업무 안내를 진행하겠다"고 한 뒤, 보증금 명목의 금전과 개인정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한 지원자가 축제 사무국에 직접 문의한 결과, 이 공고는 사무국 계정을 해킹해 만든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축제 사무국은 즉시 해킹된 계정 비밀번호를 변경한 뒤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축제 사무국 사칭 일당은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본떠 만든 가짜 사이트까지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이트는 20일 오후 4시까지도 여전히 접속이 가능했으며, 사이트 내에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게시했다. 또 해당 공고에는 입찰 금액의 100분의 5 이상을 '입찰보증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울산쇠부리축제 사무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일부 언론사에 소상공인 문화 지원 사업 관련 거짓 보도자료도 배포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재택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나 소상공인 문화 지원 사업 공고를 게시한 적이 없으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축제 사칭 일당과 관련한 금전적인 피해는 아직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은 이 사건을 일단 사기죄가 아닌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접수해 수사 중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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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고단했던 삶의 종착역, 이만한 데가 없지"[시니어하우스]
수정 2024.05.24 23:41입력 2024.05.20 07:00

[3-1]이곳이 내 종착역이야

홀로 살 수밖에 없지만, 홀로 살 능력이 부족한 노인들 대상
안산시 '노인케어안심주택', 고단했던 삶 동네가 보듬어줘
보증금 500만원, 월 임대료 25만원

매일 알약 50개씩 털어넣어야 하지만
든든한 집에 고독사 걱정 덜어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보배 케어안심주택 사는 정기용 할아버지가 집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암 수술을 두 번 하고, 심장 스탠드 시술받고, 폐렴까지 왔으니 별수 있나. 온갖 약으로 버티는 거지."


경기도 안산에 사는 정기용 할아버지(76)는 날마다 알약 53개를 입 안에 털어 넣어야 한다. 침대 머리맡, 손만 뻗으면 닿는 선반엔 약통들이 그득하다. 그 사이 베란다에서 돌아가던 세탁기는 탈수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더니 리모컨을 눌렀다. 천장에 붙은 빨래 건조대가 다리 높이만큼 낮아졌다. 거동이 불편한 정 할아버지에게 꼭 필요한 배려였다.


"나 같은 노인이 살기에 이만한 곳이 없어. 매일 도시락 갖다주지, 1층 강당에 가면 이야기 나눌 노인네들 있지, 도우미가 와서 청소해주지, 방 안에 위급할 때 누르면 119로 연결되는 모니터까지 있어. 혹시 쓰러져도 바로 달려와 줘. 이곳이 내 종착역이야"


지난달 28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보배 케어안심주택 사는 정기용 할아버지가 집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정 할아버지가 말하는 '종착역'은 안산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보배케어안심주택’이다. 허름하고 낡은 주택가 한가운데에 새로 올린 3층짜리 건물에는 평생 가난을 짊어지고 살았던 어르신 9명이 모여 있다. 평균 나이 75세. 모두 홀로 살 수밖에 없지만, 홀로 살 능력이 부족한 재가급여 대상자다.

김경철 안산시 통합돌봄과 팀장은 "어르신들이 몸이 아프면 통상 요양병원에서 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신다. 그런데 안산시에서는 작은 주택을 짓고, 마을이 동네 어르신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이 사업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5년 전 노인 돌봄 선도사업을 통해 보배케어안심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주택을 노인 생활에 맞게 특화해서 리모델링한 다음 안산시에 넘겨줬고, 안산시는 이를 운영하고 있다.


입주자 선정은 현재 안산지역자활센터가 하고 있다. 희망한다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주택자여야 신청 자격이 있다. 여기에 석 달 넘게 입원한 후 퇴원한 고령자 중 입주를 신청했거나, 요양원 거주자 중 동네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노인이나, 장기요양 재가(在家) 등급을 받은 고령자들이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보배케어안심주택.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보증금은 500만원이고 월 임대료는 25만원이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이 25만원도 나라에서 주는 주거급여로 해결할 수 있다. 사실상 무료로 머무는 것이다. 입주 기간은 10년이지만, 계속 연장해서 살고 싶을 때까지 살면 된다.


안산시는 이런 곳을 두 군데(고잔동·본오2동) 더 운영하고 있다. 내년까지 추가로 한 군데 더 마련한다. 김 팀장은 "안산은 매입임대주택이 많은 곳이라 LH와 협조가 순조로웠다"며 "이런 노인케어안심주택이 전국적으로도 많이 생기면 좋겠지만, 건물을 짓는데 드는 예산과 운영 방법 등의 문제로 아직 안산 정도만 특화한 시설"이라고 전했다.


정 할아버지는 9평짜리 방 한쪽에 네 뼘짜리 서예 책상도 뒀다. 예전부터 마음속에만 담아왔던 작은 공간이다. "대부도에 다 쓰러져가는 집에서 혼자 살았을 땐 상상도 못 했을 일이지. 지금도 우울증 약은 먹지만 붓글씨 쓰고 있으면 견딜 만해. 여기서는 고독사하면 어쩌나. 그 걱정은 없잖아"


<특별취재팀>


[3-1]이곳이 내 종착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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