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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동안 170억 벌게 한 '헌 공'…누구에겐 저금통[뉴 잡스]

수정 2024.04.13 09:14입력 2024.04.13 07:00

로스트볼 회수하는 골프볼 다이버
양질의 공만 골라내 세척해 판매
신품보다 저렴하고 자원 낭비 막아

편집자주초고령화와 초저출산, 여기에 인공지능(AI)시대를 맞아 직업의 세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직장인생의 새로운 도전, 또는 인생 2막에 길을 열어주는 새로운 직업 ‘뉴 잡스(New Jobs)’의 세계를 알려드립니다.

골프볼 중에는 '로스트볼'이라는 공이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고, 가격도 일반 골프볼 대비 5~10분의 1안팎으로 저렴해 초보자가 애용한다.


포털 사이트에 로스트볼을 검색하면 수많은 판매처가 나온다. [이미지출처=구글 캡처]

로스트볼은 쉽게 말해 중고품이다. 골프를 치다가 잃어버린 공을 회수해 세척한 후 재판매하는 것이다. 한 게임당 필연적으로 공을 잃게 되는 일이 잦은 골프 특성상, 로스트볼은 소비자의 부담도 줄여주고 자원 낭비·환경 파괴도 막는 기발한 상품이다.


그런데 로스트볼은 누가 회수해 닦는 걸까. 해외에서는 이미 로스트볼 수거를 '업'으로 삼은 일명 '골프볼 다이버'들이 활동 중이며, 국내에서도 회수업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호수에 빠진 골프볼, 건져 올려 다시 판다

해저드에서 골프볼을 건져 올리는 다이버의 모습. 미국에선 5000개의 골프볼을 회수하면 평균 2만5000달러(약 3400만원)를 번다고 한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가장 되찾기 까다로운 골프볼은 역시 해저드(Hazard·호수 형태의 장애물)다. 해저드 깊은 곳까지 빠진 골프볼은 되찾는 대신 포기하는 게 현명하고, 이런 공들이 로스트볼로 취급된다.

골프 문화가 발달한 미국 등 서구에선 해저드에 빠진 골프볼만 건져 올리는 다이버들이 있다. 골프볼 다이버는 단순한 '공 줍는 일'이 아니다. 수심이 깊은 곳까지 잠수하려면 전문적인 잠수 교육을 받아야 하며, 가끔 야생 악어가 출몰하는 위험한 골프장에 입수해야 할 때도 있다.


골프볼 다이버는 보기보다 위험한 직업이다. 플로리다의 거대 골프장은 높은 이익을 노릴 수 있지만 악어 등 야생 육식 동물이 활보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미지출처=골프닷컴 캡처]

해외 골프볼 다이버의 수입은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로스트볼은 건져 올렸을 때의 상태, 브랜드에 따른 품질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탓이다. 다만 14년간 골프볼 다이버로 일한 한 미국인 다이버는 1일 평균 4000여개의 로스트볼을 회수했으며, 총 170억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MZ 골프 붐 이후 국내서도 회수 사업 인기

그렇다면 국내에선 어떨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MZ세대를 중심으로 '골프장 붐'이 일면서, 로스트볼의 수요도 높아졌다고 한다. 초보들은 고수보다 공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고, 따라서 새 공을 사기보단 로스트볼을 구매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국내 로스트볼 회수 사업자들은 회수, 세척, 재판매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로스트볼 회수업자들이 출사표를 내고 있다. 국내 로스트볼 회수업자의 특징은 회수 및 재판매 과정 전체를 직접 담당하는 업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골프장 운영업체와 사전에 협력 관계를 맺고 로스트볼을 건져 올리며 회수한 공 중에서 쓸만한 제품을 골라낸 뒤(로스트볼도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한다), 공장에서 세척을 마치고 포장해 재판매한다. 가끔 골프장에 대량의 로스트볼을 납품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따금 캐디가 무료로 건네는 로스트볼이 이런 공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골프볼 다이버는 골프 산업의 생리를 잘 이해해야 할 수밖에 없다. 사실, 골프장을 오가며 즐기던 소비자가 로스트볼 회수의 사업성에 잠재력을 느끼고 직접 창업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최홍만과 맞붙은 '열정맨'…200㎏ 외국인 천하장사 쓰러뜨린 '심부전'[일본人사이드]
수정 2024.04.13 16:03입력 2024.04.13 07:30

하와이 출신 아케보노 타로 향년 54세 별세
스모·K-1 끊임없는 경기…일본 추모 이어져

이번주 일본에서는 최초의 외국인 스모 요코즈나(천하장사)였던 아케보노 타로 별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홍만 선수와 세 번의 경기를 했던 스모 선수로 이름을 알렸었는데요. 향년 54세입니다. 1990년대 스모 붐을 일으켰던 인물인 만큼 일본에서는 추모 열기가 뜨겁습니다


아케보노는 1969년 5월 8일생으로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 출신입니다. 본명은 채드윅 하헤오 로완인데, 이후 일본에 귀화하면서 일본 이름을 갖게 되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케보노는 원래는 농구선수였다가 코치와의 불화 등을 겪고 이후 스모계로 전향한 케이스입니다. 1988년 3월 처음으로 스모 데뷔전을 펼칩니다. 2m가 넘는 키, 200kg가 넘는 거대한 몸으로 밀어내는 기술이 주특기였다고 하는데요. 상대를 아예 링 밖으로 밀쳐버리는 경기가 많은 팬을 끌어모았다고 합니다. 승승장구한 뒤 1993년 스모 프로리그인 오즈모에서 64대 요코즈나에 등극하게 됩니다. 외국인으로서는 사상 최초였죠. 요코즈나는 오즈모 1위에게 수여하는 지위로, 우리나라 씨름으로 따지면 천하장사와 비슷한 위치입니다.


이후 스모계 입문 동기인 일본인 형제 와카노하나·다카노하나 선수와 각축을 벌이면서 외국인과 일본인 스모 선수 간 자존심 대결이라는 긴장감을 연출했고, 이 덕분에 1990년대는 말 그대로 스모 붐이 일었습니다. 이후 1996년 아예 일본으로 귀화해 아케보노 타로라는 이름을 갖게 되죠. 차례로 일본인 선수를 제치고 11번에 달하는 우승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카노하나 선수는 이후 요코즈나 은퇴 회견에서 "그동안 라이벌에 해당하는 존재가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없었다"면서도 "한 명 꼽자면 아케보노"라고 말하기도 했죠.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맞붙은 대결의 전적만 보면 21승 21패로 반반이었다고 합니다.

아케보노는 2001년 현역에서 은퇴하고 일본 스모 협회에 지도자 자격으로 남아있었으나, 2003년 11월 협회를 돌연 나가게 됩니다. 이후 갑자기 입식격투기 'K-1'에 참전하겠다고 선언하죠. 이것도 요코즈나 출신으로는 최초의 종목 변경이었는데요.


1992년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아케보노 타로.(사진출처=NHK)

그러나 스모 선수일 때 강점을 발했던 것과 달리 격투기에서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003년 데뷔전에서 밥 샙에게 완패하게 돼 세간에 오르내리곤 했는데요. K-1 통산 전적 1승 9패로 부진한 성적을 보여줍니다. 이에 아케보노라는 이름에 패배하다라는 일본어 '마케루(負ける)' 를 붙여 '마케보노'라는 별명까지 생겼죠. 언론에서는 이미 그가 30대 후반이라는 격투기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와 체중 과다, 그리고 본인의 경기 스타일과 맞지 않는 격투기의 룰이 성적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체중증가와 부상으로 무릎을 다쳐 결국 은퇴하게 되죠.


최홍만 선수와도 세 차례 맞대결했었는데, 한국 씨름 천하장사 출신 대 일본 스모 요코즈나 출신 선수의 한일전으로 양국에서 크게 화제 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세 차례 모두 패배했죠. 최홍만을 이기겠다며 아케보노가 체중을 30kg 넘게 빼고 삭발까지 했지만 결국 최홍만에게 KO패했고, 3회 연속 아케보노를 꺾은 최홍만은 마지막 경기에서는 '테크노 골리앗'으로 유명했던 댄스 세리머니까지 생략하고 아케보노를 일으켜주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2015년 격투기 단체를 설립하고 계속해서 출전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여줬는데요.


최홍만 선수와 대결하는 아케보노 타로의 당시 경기 영상.(사진출처=유튜브 채널 格?技配信)

갑자기 2017년 4월 12월 주간문춘은 아케보노의 입원 소식을 보도합니다. 그 전날 구마모토현 자선 이벤트에도 참가하고, 이후에는 후쿠오카에서 열린 프로레슬링 경기에도 출전했었는데요. 12일 당일에도 원래 시합이 예정돼있었지만, 컨디션이 나빠 경기를 취소했다고 합니다. 컨디션 불량으로 병원에서 링거를 맞다가 갑자기 몸의 상태가 악화해 심정지가 발생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이후 계속해서 투병 생활을 이어갔고, 이달 끝내 심부전으로 사망했는데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를 추모하는 열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90년대 스모 붐의 추억이 있었던 사람들은 "아케보노는 나에게 스모의 흥미를 느끼게 한 계기가 됐던 사람이었다"라는 이야기부터 "수많은 명승부와 감동을 선사해줘서 고마웠다"는 게시글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일본 선수를 응원했던 사람들도 "미울 정도로 강했던 사람"이라며 그를 한마음 한뜻으로 추모했습니다.


무엇보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쓰러지기 전까지 K-1, 프로레슬링에서 끊임없이 경기를 이어왔던 그의 의지가 뒤늦게 많은 감동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소품으로 전락…2~3초 촬영에 동물 착취 한국의 현주소[죽어가는 동물들]
수정 2024.04.13 09:33입력 2024.04.13 06:30

<上>난도질 당하고, 목 빼고, 바닥에 뒹굴
정부 ‘까미’ 사건 이후 ‘가이드 제작’ 말뿐
촬영장 동물학대 우습게 봤다간 ‘감옥서 3년’

편집자주‘영화, 드라마 촬영 중 어떤 동물도 죽거나 다치지 말아야 한다.’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지금 우리 촬영장에서는 지켜지고 있을까. 국내 최대 동물보호단체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가 최근 미디어 종사자 1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대여 및 섭외한 동물들이 촬영 후 어떻게 됐는지 물었을 때 ‘업체나 반려인에게 돌려줬다’는 답변은 절반에 그쳤다. 나머지는 ‘입양 보냈다’(22%), ‘모른다’(8%), ‘폐사(사망)했다’(3%), ‘자연에 방사했다’(1%) 등으로 나타났다. 또 60% 정도가 '동물들이 촬영 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지만, 오늘도 촬영장에서는 2~3초 영상을 위해 동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동물 보호에 미흡한 우리 촬영장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고 할리우드 선진 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동물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의식 개선에도 불구하고 영화·드라마 촬영장에서 동물이 하나의 소품으로 취급되다 버려지는게 우리 촬영장의 현주소다. 동물이 촬영 중 죽거나 다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법적 제재나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말, 자라, 새끼돼지, 은어…소품으로 전락한 동물들

2022년 1월 KBS1 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낙마 장면을 찍기 위해 말 까미의 앞 발목을 와이어로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다. 달리던 말은 바닥을 향해 고꾸라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일주일 뒤 죽었다. 이를 통해 업계의 오랜 촬영 관행 문제가 수면 위에 드러나며 많은 대중이 ‘촬영장 동물 보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법원은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KBS PD 김모 씨, 무술감독 홍모 씨, 말 소유자이자 드라마 승마팀장 이모 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영방송 KBS에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영화 '파묘' 스틸[사진제공=쇼박스] 영화 '헤어질 결심' 한장면[사진출처=모호필름, CJ ENM]

올해 2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파묘’는 ▲대살굿에 동원된 돼지 사체 5구를 계속해서 난자하는 장면 ▲축사에서 돼지들이 혼비백산 도망치는 장면 ▲잔인하게 공격당해 죽은 돼지들 ▲살아서 펄떡거리는 은어를 땅에 미끼로 놔두는 장면 ▲절에서 1m 목줄을 찬 개(백구) 장면 ▲닭을 칼로 위협하는 장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돼지, 닭, 개, 은어 등 등장하는 여러 동물이 소품으로 전락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카라’는 동물들이 안전하게 촬영됐는지 물었지만, 장재현 감독과 제작사 쇼박스는 한 달 가까이 답하지 못하고 있다.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2022·감독 박찬욱)에서 주인공 해준(박해일 분)은 자라 58마리를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는다. 달아나던 자라 절도범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가 쓰러지면서 자라가 논두렁으로 쏟아졌다. 발로 걷어차며 모은 자라를 자루에 담다가 손가락을 깨물린다. 자라를 발로 차 뒹굴뒹굴 구르는 장면에는 실제 자라가 동원됐는데, 촬영 이후 자라 세 마리가 죽었다. 촬영 현장에는 수의사나 전문가가 아닌 농장주를 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는 1개월령으로 추정되는 새끼고양이가 촬영에 동원됐다. 고양이는 길에서 갓 구조된 듯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제작진은 새끼고양이에 성묘(어른 고양이)용 사료를 먹이는 장면도 촬영해 논란이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드라마 ‘장미맨션’(2022)은 길고양이가 한 남성에게 붙잡혀 잔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에서 살해 행위와 소리를 생생히 묘사해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 ‘동물 촬영 가이드라인 제작’ 말뿐이었나

28년 차 영화감독 임순례 씨와 카라는 2020년 130페이지 분량의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를 만들었다. 미디어 속 동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한 최소한의 내용을 담았다. 동물이 촬영에 동원됐다가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 사항을 명시한 국내 유일한 가이드라인이다.


카라는 ‘동물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이하 동모본)를 꾸려 시청자, 관객들로부터 온라인 제보도 받고 있다. 동모본측은 “초기에 익명으로 제보해준 촬영장 스태프들이 있었다. 심각한 사례들을 접하고 놀랐다. 현재 질문을 취합해 제작사에 답변받아 온라인에 공개하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정부가 촬영장 속 동물들이 보호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하는 게 중요하지만 약속만 있을 뿐 실현된 것은 없다. 2022년 ‘까미’ 사건으로 공분이 일자 정부는 기본원칙과 준수사항 등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는 영화, 드라마, 광고 등 영상 및 미디어 촬영에 출연하는 동물에 대한 보호·복지 제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별도의 개선 방안 발표나 법제화는 실현되지 않고 있다.

카라의 조현정 정책기획팀장은 아시아경제에 “새 국회에서 동물촬영의 CG 활성화, 구체적 가이드라인 준수화 등이 법제화되도록 카라가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 팀장은 “제2, 3의 까미는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모두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동물들이 촬영장에서 부당하게 착취당하는 걸 막기 위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달라”고 전했다. 법무법인 정진의 한주현 변호사는 “촬영현장에 맞춰진 구체적 법령이 필요하다”면서 “관련법 개정에 앞서 영상을 제작하는 관련 협회나 연출자 단체 등에서도 자정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022년 1월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다.


한 변호사는 “촬영장에서 동물 학대 행위를 할 경우 누구든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경우, (법에 규정된)이유 없이 동물을 죽이는 행위 모두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태종 이방원’처럼 영상이 증거가 된 경우를 제외하고 촬영장 내부에서 벌어지는 동물학대의 경우 고발자들이 필요하다. 촬영장에서 동물 학대 행위를 목격하면 경찰청, 온라인 신문고, 동물보호단체 등에 신고할 수 있지만, 증거가 없으면 신고가 무산될 수도 있다. 카라는 “현장 확인과 수사 진행을 위해 직·간접적인 증거자료가 필수"라며 "영상이나 사진을 찍어 증거를 남겨야 한다. 또 비정상적인 울음소리를 녹음하거나 독극물 등이 섞인 토사물, 학대에 동원된 소품 등도 유용한 자료가 된다”고 조언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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