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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나는 대한항공… 직원 평균연봉 1억원 시대 진입

수정 2024.03.14 15:02입력 2024.03.14 11:04

지난해 1억104만원…전년比 13%↑
아시아나항공과 격차 더 벌어져…합병 잡음 가능성

대한항공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했다. 2위인 아시아나항공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향후 기업합병에서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023년도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04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8956만원 대비 12.8%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평균 연봉 1억원 시대에 진입했다. 앞서 2018년 항공운송사업 부문 남성 직원의 연봉이 1억296만원을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2020년 6819만원과 비교하면 48.2% 증가했다. 코로나19를 겪은 이후 실적이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 컸다.


대한항공 임원들의 임금 상승률은 더욱 가팔랐다. 지난해 임원 13명의 평균 보수 총액은 5억594만원이다. 2020년 2억6055만원에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다만 임원 임금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대표이사를 맡은 대한항공에서만 지난해 급여 32억7755만원, 상여금 6억3960만원 등 총 39억1715만원을 받았다. 전년 대비 연봉이 64% 늘어났다. 한 해 동안 직원들보다 다섯 배 가까이 더 가파르게 임금이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당시와 비교하면 2.26배로 불었다. 조 회장은 한진칼에서도 지난해 급여 36억7500만원, 상여 5억6500만원 등 총 42억4000만원을 받았다. 총연봉은 81억5703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의 80배에 달한다.

업계 2위인 아시아나항공 직원과의 연봉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향후 합병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2022년 직원 평균 연봉은 6234만원이었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500만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임금 인상 속도도 저조한 만큼 지난해 평균 연봉 1억원을 넘은 대한항공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차별 우려도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합병 과정에서 양사 직원들의 처우 또한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정비본부 이정태 정비사와 유동근 정비사가 26일 인천 중구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격납고에서 항공기 안전운항의 중요한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보잉 777-300ER 항공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낸드 전설' 정태성 "HBM이 삼성·SK-마이크론 갈랐다…삼성 파운드리 기회"
수정 2024.03.14 13:57입력 2024.03.14 11:15

턴키 공정 갖춘 삼성 유리해
HBM 덕 세계 D램 시장 주도권
낸드는 3D낸드 양산능력에 달려

'낸드플래시의 전설' 정태성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을 따돌리는 데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현재는 5세대 제품 'HBM3E'의 양산이 시작되는 단계에 있지만, 향후 6세대 'HBM4'가 상용화되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국제 통상환경, 정치안보 이슈, 영업 등 다양한 경영 변수가 있지만 반도체 시장의 승부는 결국 '기술'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정 전 사장의 주장이다.



낸드의 전설로 불리는 정태성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AI반도체 시대에 주목받는 HBM 발전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대인 6세대 HBM은 보다 정밀해지는 만큼 턴키(일괄수주) 공정을 갖춘 삼성전자가 유리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전 사장은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마이크론을 따돌리는 데도 HBM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사장은 13일 경기 용인 단국대에서 열린 '첨단비즈니스 최고경영자과정(AHBMP)' 강연을 위해 수강생들에게 배포한 '한국의 반도체 메모리 산업'이라는 자료에서 현재 5세대인 HBM이 6세대로 넘어가면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5세대인 HBM3E 양산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HBM3E에선 데이터전송 통로인 핀 수(I/O)가 1024개지만 HBM4에선 2048개로 2배 늘면서 파운드리 미세 공정이 필요해진다"며 "삼성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턴키 제공 역량을 갖춘 유일한 업체"라고 밝혔다.


정 전 사장은 "차세대 HBM4는 I/O 가 확대되고 고속 동작 때문에 전력 소모가 커지는 제품"이라며 "(D램 업체들이) 로직다이에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로직다이는 HBM 칩 맨 아래에 까는 웨이퍼(원판)에서 낱개로 하나하나 잘라낸 네모 틀이다.



그는 세계 메모리 '빅3' 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세계 D램 시장 매출 점유율을 통해 HBM이 시장 판도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2013~2022년 10년간 이들 3사 점유율은 '삼성이 45%,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각각 25%와 20%'인 구도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다소 큰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은 42.8%와 24.7%, 27.2%였는데 같은해 4분기엔 45.7%, 31.7%, 19.1%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는 변화의 결정적 원인이 HBM이었다고 분석했다.


낸드 시장 전망에 대해선 3D 낸드 양산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전 사장은 D램은 만들기도, 팔기도 어렵지만 낸드는 만들기는 어려워도 팔기는 쉬운 시장이 꽤 많다고 언급했다. 특히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했다. 전체 낸드 시장 대비 eSSD 매출 비중은 2013년 4%에서 2020년 21%로 5배 정도 증가했다.


정 전 사장은 국제 통상, 정치 안보, 영업 등 다양한 경영 변수가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결국 승부는 '기술'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 확장 의지와 미국, 유럽, 일본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으로 인해 한국 반도체 산업엔 더 많은 리스크가 있을 수 있지만, 기술 우위인 반도체 산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이 스스로 인재를 육성하는 데 소홀하지 않는 한, 국내 반도체 산업은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전 사장은 2016년 SK하이닉스에 합류하기 전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품질보증실장 부사장, DS(반도체)부문 기술전략팀장 부사장, SAIT(옛 종합기술원) 디바이스&시스템 연구센터장 부사장을 지냈다. 낸드의 전설로 통하지만, D램에도 정통한 메모리 전문가로 꼽힌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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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급 공사비 폭등"…1300억원 올려도 남는게 없다
수정 2024.03.15 22:30입력 2024.03.14 11:15

코로나·전쟁·파업에 공사비 4년만에 30% 올라

건설업계 "4~5년전 계약건들이 가장 문제"

공사비 천억 넘게 올려도 겨우 손해 면하는 수준


#주택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장위 6구역 조합은 대우건설과 협의해 공사비를 1300억원가량 인상했다. 2019년 7월 당시 계약금액은 3231억6000만원이었는데, 이번에 4516억2800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3.3㎡당(평당) 계약금으로 따지면 426만원에서 583만7000원으로 상승했다. 공사비 인상을 반대했던 조합이 건설사와 줄다리기를 하며 우여곡절 끝에 1300억원 올리는 데 합의했지만, 대우건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공사비를 올려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들이 4~5년 전 수주한 정비 사업장을 중심으로 공사비가 폭등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약대로 건설하면 적자가 불가피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비를 올린다고 해도 수익까지 챙기기는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도급순위 기준 국내 5대 건설사의 지난해 매출원가율(누계기준)은 92.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90% 대비 2.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공사비 증가에 매출원가 확대

공사비 상승에 따라 건설사들의 매출 원가는 크게 늘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1월(118.30) 대비 올해 1월(154.64) 건설공사비지수는 30.7% 상승했다. 지난해 12월(153.22)에 비해서는 0.93% 올랐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다. 강태경 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달 대비 상승 기여도가 가장 큰 품목은 근로자 보수였다"며 "인력 공급과 알선, 레미콘이 그 뒤를 이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장위6구역 외에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계약금도 정정공시했다. 2020년 8월 2432억8400만원에서 현재는 5226억6100만원으로 올렸다. 물가 상승에 따라 공사비를 증액한 영향이 컸다. 이 사업의 경우 대우건설의 시공 지분이 35% 정도였는데, 이번에 50%로 높아지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에 시공사 선정 계약을 한 곳들은 공사비 인상을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고 손해가 날 것 같으면 처음부터 입찰을 하지 않으면 된다"며 "하지만 4~5년 전 계약건들은 실행해야 하는데, 계약 당시와 현재 공사비 차이가 엄청나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건설사 입장에서 공사를 하면 할수록 손해이고, 공사가 진행이 안 되면 조합원들도 입주가 늦어지기 때문에 이번 계약금 인상은 함께 고통 분담을 하자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를 두고 ‘울며 겨자 먹기’라 평한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시세대로라면 재개발 공사비가 평당 최소한 800만원은 넘어야 수익이 나고 900만원을 넘는 금액을 제시하는 조합까지 나오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수익을 남기진 못해도 일감은 유지하겠다’는 데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시 정비사업 ‘몽땅’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올리면서 총공사비 4295억원을 제시했다. 3.3㎡당 920만원 수준이다.


공사비 증액 위해 거리 나서기도

공사비를 증액해야 하지만, 발주처와 협상에 실패하면서 거리 시위에 나서는 곳도 생겼다. 쌍용건설은 KT 판교 신사옥 건설을 2020년 수주해 지난해 4월 준공했다. 갈등은 쌍용건설이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 171억원을 더 달라고 KT에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레미콘 운송노조 파업을 포함한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사고들로 인해 공사비가 추가 투입됐다"는 게 쌍용건설 측의 주장이다.


쌍용건설 직원들은 지난해 10월31일 KT 판교 신사옥 앞에서 1차 집회를 했다. 지난 12일 2차 집회 의사를 밝혔다가 현재 KT와 막판 협상 중이다. KT는 도급계약서에 ‘물가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공사비 인상을 거부해왔다.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인상 갈등이 빚어지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현재 SH는 재건축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2차 아파트’, 재개발은 성동구 행당동 ‘행당 제7구역’을 대상으로 공사비를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B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상 추후 공사비 증액은 시공사에 유리한 경우가 거의 없다"며 "그런데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 실적이 고꾸라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비하려면 공사비 손해를 최대한 피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4년간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은 천재지변에 준한다"며 "이럴 때는 건설사도 ‘살려달라’고 발주처에 읍소해 공사비를 올려달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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