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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되사가라" 제안한 SK렌터카…짙어진 불황 그늘

수정 2024.03.08 14:59입력 2024.03.08 07:00

SK렌터카, 바이백 조항 포함 구매 계약 검토
제조사 EV 가격 인하 경쟁에 중고 EV 가격도 '뚝'
렌터카 업체, 중고차 가격 따라 수익성 변동 커
SK렌터카, 시장 수요 반영해 EV 전환 속도 조절

SK렌터카가 일정 기간·가격을 정해놓고 중고 전기차를 되사가는 방식의 구매 계약을 일부 완성차 업체에 제안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줄면서 중고차 가격까지 하락하자 수익성을 우려한 렌터카 업체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서울의 한 전기차 주차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8일 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는 일정 기간 이후 중고 전기차를 정해진 가격에 되사가는 조건(바이백)을 담은 잔가 보장 구매 계약을 일부 완성차 기업과 논의하고 있다. 그동안 SK렌터카는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BMW, 테슬라, 폴스타, 쉐보레 등 다수 브랜드의 전기차를 구매해왔다.


SK렌터카가 완성차 업체와 바이백 계약을 논의하는 이유는 중고 전기차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서다. 전기차 신차 수요가 줄면서 제조사들이 경쟁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신차 가격을 내리자 중고 전기차 가격이 덩달아 떨어졌다. 중고차 가격은 렌터카 업체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민감하다. 렌터카 업체는 보통 신차 구매 3년 이후부터 중고차를 매각해 수익을 얻거나 감가상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제고 측면에서 중고차 가격 방어는 중요하다.


전기차 부진의 바람은 이미 렌터카 업계까지 불어닥쳤다. 특히 업계 2위인 SK렌터카는 1위인 롯데렌탈보다 공격적으로 전기차 전환을 추진해 왔다. 전기차 비중을 빠르게 늘린 만큼 감가상각에 따른 수익성 부담도 커졌고, 시장 상황에 따라 지난해부터는 전환 속도를 늦췄다. 2022년 신규 구매 차량의 20%(약 7000대)를 전기차로 채웠다가 지난해에는 10%로 비중을 줄였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에 등록된 전기 렌터카는 5만5000여대로 전체 렌터카 대비 5.2% 수준이다. 지난해 전기 렌터카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3% 증가에 그쳤다. 2021년과 2022년 92%, 60%에 달하는 증가율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해외 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글로벌 최대 멀티 브랜드 리스업체 아이벤스(Ayvens)도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제조사에 바이백 조항을 넣은 계약을 요구하고 일부 확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최대 렌터카 업체인 허츠(Hertz)는 보유 전기차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만대를 매각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회사 전체 차량(55만대)의 4분의 1을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선언했던 당초 목표를 백지화한 것이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중고 전기차 가격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현 상황에선 렌터카 업체가 협상력의 우위에 있다"며 "전기차 비중이 높은 완성차 업체는 렌터카 업체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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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회장 승진…"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 극복"
수정 2024.03.08 08:27입력 2024.03.08 08:27

18년만에 승진 인사
이명희 회장은 총괄회장 역할 이어가

신세계그룹 정용진 총괄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에 이뤄진 승진 인사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 돌파 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통 시장의 위기를 헤쳐 나가는 것은 물론 시장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맞춰 정 신임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경영전략실 본연의 역할을 강화해 빠른 의사결정 과정을 내리기 위함이다.


신세계그룹은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하는 환경"이라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번 퀀텀 점프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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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 등장에도 끄떡없는 파라다이스, 몸집 더 키운다
수정 2024.03.08 14:35입력 2024.03.08 07:12

주력 카지노 실적 상승세
지난달 매출·방문객 수 전년比 대폭 증가
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기업가치 재평가 포석
플래그십 호텔 건립 등 사업 다각화 구상

국내 외국인 카지노 업계 선두인 파라다이스가 인천 영종도에 나란히 터를 잡은 경쟁사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의 등장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주력인 카지노 부문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VIP 고객 수가 늘면서 매출이 상승 곡선을 그린다. 올해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해 기업가치를 키우고, 서울 도심부로 호텔 사업 역량을 집중하는 등 새판짜기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사진제공=파라다이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지난달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액은 81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1% 증가했다. 춘제(春節·설)를 맞아 중국 VIP 방문객들이 영업장을 방문한 효과가 컸다. 지난달 파라다이스와 종속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서 운영하는 카지노 영업장(워커힐·부산·제주 그랜드·파라다이스시티) 4곳을 찾은 VIP 고객 1만3195명 가운데 중국 VIP는 303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7% 늘었다. 월간 전체 드롭액(카지노 고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은 56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파라다이스의 올해 2월 카지노 부문 실적은 향후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인스파이어가 지난달 3일 신규 외국인 카지노를 개장하면서 인접한 파라다이스시티 카지노의 방문객 수와 드롭액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실제 파라다이스시티의 지난달 드롭액은 2752억원으로 전달(2936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대신 전년 같은 기간(1779억원)보다는 54.7% 상승해 타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VIP 고객 수도 688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3% 증가했다.


파라다이스는 코로나19를 딛고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등 사업 전반의 실적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458억원으로 전년(104억원)보다 1299.9% 증가했고, 매출도 69.2% 상승한 994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보다도 매출이 2% 늘고, 영업이익은 181% 증가했다.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한국기업평가 기준 기업신용등급이 A(안정적)로 상향됐다.

연 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발판으로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도 추진한다. 강원랜드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 등 유가증권시장에 있는 기존 경쟁사들과 같은 그룹에 진입해 기업가치 재평가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동행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하고 사업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서울 중구 장충동 구(舊) 본사와 인근 지역에 추진 중인 플래그십 호텔 건립이 대표적이다. 지난해까지 약 229억원을 들여 1만3949.50㎡(약 4200평) 규모의 토지를 확보했고, 세부 설계안을 확정해 이르면 연내 착공에 들어간다. 2027년 완공이 목표로 5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투입될 전망이다. 이 시설이 들어서면 기존 복합리조트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던 파라다이스의 주력 사업도 플래그십 호텔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신규 호텔 건립을 위한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여서 구체적인 착공 시기나 투자 규모 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복합리조트 운영을 통한 경험이 충분한 만큼 플래그십 호텔에도 이 같은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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