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에 서울-부산 왕복'…LG엔솔, KAIST와 리튬메탈전지 개발
수정 2023.12.08 21:37입력 2023.12.07 08:34
덴드라이트·액체 전해액에 의한 부식 문제 해결
'붕산염-피란 기반 액체 전해액' 세계 최초 적용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 부식 반응 차단
LG에너지솔루션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메탈전지'로 1회 충전에 90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를 약 50% 늘리고, 충·방전 효율과 수명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리튬메탈전지는 흑연계 음극재 대신 리튬메탈을 사용해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음극재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할 수 있어 대표적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꼽힌다.
공동 연구팀은 기존 리튬메탈전지에서 발생하는 덴드라이트(Dendrite) 현상과 액체 전해액에 의한 부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덴드라이트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는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쌓이는 뾰족한 나뭇가지 모양의 리튬 이온 결정체를 말한다.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위협하는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붕산염-피란 기반 액체 전해액'은 충·방전시 리튬메탈 음극 표면에 형성되는 수 나노미터 두께의 고체 전해질 층을 치밀한 구조로 재구성함으로써 전해액과 리튬메탈 음극 간 부식 반응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리튬메탈전지 충·방전 효율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1회 충전에 900㎞ 주행이 가능할 만큼 에너지밀도(단위 부피 또는 단위 무게 당 지니고 있는 에너지의 양)를 높일 수 있다. 기존 고성능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 주행거리 약 600㎞보다 50% 높은 수준이다. 4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할 만큼 수명 안정성 확보도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 구현된 리튬메탈전지는 전고체 전지와는 달리 구동시 높은 온도와 압력이 요구되지 않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한 간소화된 전지 시스템 설계가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개발한 리튬메탈전지 기술과 기존 리튬이온전지, 리튬메탈전지 비교 [이미지출처=LG에너지솔루션]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미래기술센터장 부사장은 "액체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메탈전지의 대표적인 난제를 해결해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액체 전해액을 기반으로 하는 리튬메탈전지 구현 가능성을 가시화한 연구"라고 말했다. 논문 제 1저자인 권혁진 박사과정은 "리튬금속 음극 계면의 나노스케일 제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는 차세대 리튬메탈전지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2021년 공동연구센터 FRL(Frontier Research Laboratory)를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KAIST 외에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독일 뮌스턴 대학, 헬름홀츠 연구소 등과 FRL을 운영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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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전쟁에 로슈도 참전…韓기업 어디까지 왔나
수정 2023.12.07 14:02입력 2023.12.07 10:00
글로벌 빅 파마들과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최근 미국 바이오 기업인 카모트 테라퓨틱스를 27억달러(약 3조545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로슈는 최대 4억달러(약 5250억원)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카모트 테라퓨틱스에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모트 테라퓨틱스는 GLP-1 수용체 작용 약물 후보물질을 개발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이 약물은 경구용(먹는 약)과 주사제 등 2가지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과체중인 당뇨병 환자 치료용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역시 진행 중이다.
일라이 릴리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도 이달 5일부터 미국 현지에서 공급이 개시됐다. 젭바운드는 지난달 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으로부터 허가를 획득했다. 젭바운드는 임상 단계에서 72주간 투약을 진행한 결과, 실험군에서 위약군 대비 24.5%의 감량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임상 단계에서 20%가 넘는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약은 젭바운드가 처음이다. 젭바운드는 일라이 릴리가 앞서 출시한 ‘마운자로’와 같은 성분을 동일량 함유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지난해 5월 당뇨 치료제로 허가받아 출시됐는데, 비만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허가 외 의약품으로 비만 환자들에게 처방되기도 했다.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성분명 터제파타이드)' [사진제공=일라이 릴리]이미 출시된 제품들의 수요도 늘고 있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위고비는 국내에서도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위고비는 아시아 시장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내년 2월 출시를 확정 지었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들은 GLP-1의 유사체를 활용한다. 유사체는 GLP-1의 반감기를 늘리는데, 이를 통해 식욕을 억제하는 동시에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늦춰 음식물이 장내에 오래 머물도록 한다. 음식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환자의 포만감 역시 지속된다. GLP-1은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뇌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4조3000억원대였던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규모는 올해 2배가 넘는 10조12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30년 시장규모를 540억달러(약 71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GLP-1 비만치료제 시장을 공략 중인 가운데, 한미약품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GLP-1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개발명 HM11260C)’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일주일에 1회 접종하면 된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GLP-1 비만치료제’로 신속하게 상용화한다는 방침인데, 3년 내 국내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대원제약과 대웅제약은 제형 변경을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를 몸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개발 중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8월 국내 바이오기업 라파스와 협력해 개발 중인 패치형 비만치료제 ‘DW-1022’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고, 대웅제약도 내년 초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의 임상 1상을 시작해 2028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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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 소년가장' 김홍일, 백종원 가정교사였다
수정 2023.12.07 13:57입력 2023.12.07 11:30
백승탁 전 충남도교육감 사택서 3년 지내
당시 5살이었던 백종원 가정교사 맡기도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홍일(67) 국민권익위원장이 과거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고등학생 시절 가정교사로 일했던 사연이 전해졌다.
7일 대전일보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예산고 3회 졸업생으로, 백 대표의 아버지인 백승탁 전 충남도교육감(현 예덕학원 명예이사장)과 인연이 있었다. 김 후보자가 예산고교에 재학하던 시절 백승탁 전 교육감은 해당 학교의 교장이었다.
김 후보자는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당시 예산 임성중학교를 1등으로 졸업한 뒤 예산고로 진학했으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초등학생 때는 어머니를, 고등학생 때 아버지를 여의어 소년가장이 됐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왼쪽),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이미지출처=대통령실·연합뉴스]사연을 들은 백 전 교육감은 김 후보자를 3년간 사택에서 지내게 해주며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그의 학업을 지원했다. 김 후보자는 백 전 교육감의 사택에서 지내던 당시 백 대표를 포함한 자녀들을 가르쳤다. 당시 백 대표는 5살이었다고 한다.
이후 김 후보자는 1972년 예산고를 졸업, 1975년에는 충남대 법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82년에는 제24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15기)에 합격했다. 충남대 첫 사법고시 합격자이기도 하다.
검사가 된 김 후보자는 수시로 은사인 백 전 교육감을 찾았다고 하며, 또 모교 장학재단에도 정기적으로 장학금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김 후보자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김 후보자는 2013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물러난 이후 10년 넘게 변호사로서 권익위원회 위원장 등 법조계와 공직을 두루 거쳤다"라며 "공명정대하면서도 따뜻한 법조인으로서 오직 국민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평가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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