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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쏙' 다이소

수정 2023.12.13 16:58입력 2023.11.20 06:30

대형마트 입점 매장 266개
전체 매장 다섯개 중 하나꼴
집객 효과 편승 매출 증대 노려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유동 인구가 많은 대형마트 입점으로 입지를 높이고 있다. 대형마트가 기본적으로 지닌 집객 효과에 편승하면서 매출 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영업 전략으로 풀이된다.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2대 주주인 일본 다이소산교 지분을 전량 매수했다. 이로써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토종 한국 기업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종로구에 있는 한 다이소매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가 대형마트에 입점해 운영하는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다이소 매장 수가 1450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다섯 개 매장 가운데 하나는 대형마트에 위치하고 있는 셈이다.


다이소는 대형마트 내 매장 비율을 매년 높여왔다. 2020년 253개에서 이듬해 258개로 5개 늘렸고, 지난해 8개를 추가 확장했다. 올해도 서울 중구, 경기 고양 덕양구 등에 있는 대형마트에 매장을 새로 열었다.


다이소가 대형마트 내 입점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집객 효과가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대부분 매출이 나오는 상황에서 좋은 자리에 매장을 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좋은 상권에 위치해 있고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집객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다.

대형마트 내 소규모로 매장 문을 열 경우는 인건비 등 운영 측면에서 절약을 꾀할 수도 있다. 예컨대 A마트의 경우 매장 규모가 250평 미만이라면, 마트 계산대를 통해 결제를 진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다이소 입장에서는 매장 내 계산대를 별도로 설치하거나 결제를 도와줄 직원을 둘 필요가 없는 셈이다.


임대료가 주변 상가와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박리다매 전략을 통해 마진을 얻는 다이소 입장에서 임대료는 매장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로 꼽히지만, 대형마트의 경우 운영적으로 부담되는 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대형마트 임대료가 특별히 비싸면 아무래도 수익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입점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리뉴얼 등은 매장 확대와 운영에 변수로 꼽힌다. 리뉴얼 등을 진행하면서 의도치 않게 강제 폐점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는 최근 점포 규모를 축소하는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다이소 매장이 사라졌다. 인근 복합쇼핑몰에서도 일부 매장 교체가 이뤄지면서 다이소 매장이 폐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칩톡]"TSMC에 모든 걸 맞춰라" 日 구마모토의 육해공 대작전
수정 2023.11.20 11:00입력 2023.11.20 11:00

올해 말 공장 완공, 양산까지 1년 남아
항공·해운·육로까지 교통 인프라 확대
새로운 반도체 교역 중심지로 부상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공장 완공을 앞두고 일본 구마모토현 인근 지역 전체가 공장을 뒷받침할 기초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말 공장 완공 후 양산 전까지 1년간 TSMC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준비 작업을 문제없이 할 수 있도록 항공·해상·육로 교통까지 관련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교외 지역이던 구마모토현 전체가 일본의 새로운 반도체 교역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 등에 따르면 일본항공(JAL)은 다음 달부터 구마모토 공항에서 국제 화물을 본격 취급한다. 대만 중화항공에 위탁받아 12월부터 구마모토와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를 오가는 화물 항공편을 일주일에 4편으로 두 배 늘려 대응한다. 일본항공은 구마모토 공항 부지 내에 임시 창고를 마련하고 전자 통관시스템도 도입해 준비 작업을 마쳤다.


일본항공에 앞서 전일본공수(ANA) 홀딩스의 ANA카고는 이미 지난달부터 구마모토 공항에서 국제 화물 업무를 시작했다. 구마모토-하네다를 오가는 항공편을 활용해 하네다, 나리타 공항을 경유하면서 일본 내 각지를 연결한다. ANA카고는 타이베이에서 오후 6시에 짐을 실으면 이튿날 낮에는 도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마모토현은 지난달 ‘대공항’ 구상을 마련해 TSMC의 물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공항 인근으로 반도체 산업을 구축해 지역 산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구마모토현이 직접 공항과 관련한 이러한 구상을 만들어 정리한 것은 2008년 국제선 확충, 2016년 지진 재해 등에 대한 방지 등을 한 데 이어 세 번째라고 니혼게이자이가 전했다.


구마모토현이 이처럼 항공물류 인프라 확장에 서두르는 이유는 TSMC의 공장이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2021년 11월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뒤 이듬해인 지난해 4월 착공했다. TSMC는 올해 말 공장을 다 짓고 나면 1년간 장비 반입 등을 거쳐 내년 12월 양산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장비나 화학품 등이 차질 없이 공장으로 옮겨지고 대만에서 관련 인력이 현지에 쉽게 정착할 수 있게 미리 준비 작업에 나선 것이다.


하늘길뿐 아니라 바닷길도 열어 TSMC 공장 가동에 필요한 대만발 물류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마모토현 남쪽에 있는 야쓰시로항 정비 및 활용 촉진 기성회장을 맡은 마쓰키운수의 마쓰키 기이치 회장은 지난 9월 구마모토현에 대형선 입항이 가능한 항로의 수심을 조정하고 컨테이너 처리 능력 증강, 신규 항로 개척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마쓰키운수는 지난 6월 현에서 반도체용 고압가스 저장소 설치 허가를 받고 고압가스 수입 컨테이너 검사, 운송 등에 대비해왔다. TSMC가 내년 말 양산을 시작하면 대만에서 화학품 등을 수입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야쓰시로시는 지난 8월부터 관련 업체와 협의해 대만 가오슝에서 화물을 수입해오는 운송 시간을 당초 9일에서 4일로 줄였다고 니케이는 전했다.

일본 구마모토 TSMC 반도체 공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항공·해상뿐 아니라 구마모토현은 도로 정비도 진행 중이다. TSMC 공장이 들어설 기쿠요초에는 일본 소니와 도쿄일렉트론의 공장도 있어 출퇴근하는 근로자만 1만명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에는 인근 도로 전체가 차량 급증으로 정체 현상에 빠지면서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리고 있다. TSMC 공장에서 2000명 가까운 인력이 추가 고용되면 정체가 악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해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큰 상황이다. 현은 TSMC 공장 정문 쪽에 있는 2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확대 정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기쿠요초는 지난달 지진 등 재해 발생 시 방재 거점이 되는 종합체육관도 만들었다. 이 체육관에는 재해 발생 시 85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만인들이 다수 이 지역 내에서 거주할 것을 감안해 고우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다문화 공생 협의회 등을 만들어 재류 외국인 생활 지원 등을 준비 중이다.


니케이는 "구마모토현이 공장을 중심으로 교통 인프라와 학교, 병원 등 생활 기반 시설을 갖춘 대만 신주과학단지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구마모토현 주요 인사들이 신주를 방문해 인프라 구축 상황을 살펴봤다.


일본은 대규모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TSMC 공장을 유치하면서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규슈파이낸셜그룹은 TSMC의 구마모토현 진출로 반도체 관련 산업이 집적하면서 10년간 6조9000억엔(약 59조원)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TSMC 공장 건설 발표 이후 구마모토현 내 부동산 가격은 크게 올라가고 있다. TSMC 공장이 들어설 구마모토 기쿠요초 주택 가격 상승률은 올해 9월 21.6%로 두 자릿수 이상 높게 나타났다. 최근 2년간 TSMC 공장 주변 임대 시세도 20%대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리뷰]'독전2' 기대한 속편 형편없네, 3편은 넣어둬
수정 2023.11.20 12:17입력 2023.11.20 12:17

넷플릭스 영화 '독전2' 리뷰

작위적 캐릭터 플레이…허술한 서사
'만들고 보자' 안일한 속편 제작에 경종

'탕!' 설원을 뒤흔든 총성과 페이드 아웃. 엔딩 장면이 호기심을 유발하기 충분했다. 누가 총을 들었는지, 그 시간 속 이야기가 공개된다. 관심 속 출발한 영화 '독전2'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힘없이 좌초된 모양새다. 속편 기획의 '아쉬운 예'로 남을 듯하다.


'독전2'(감독 백종열)는 2018년 개봉해 520만명을 모은 '독전'의 후속편이다. 전작이 다룬 시간대 중간에 일어난 일을 그리는 미드퀄 형식으로, 이는 한국영화 최초 시도다. 영화는 지난 17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열린 부산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서 상영되며 베일을 벗었다.


'독전2'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용필름이 제작한 '독전2'는 전편의 엔딩에서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서영락(오승훈 분)이 노르웨이에서 만나 총성이 울리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그린다. 1편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 대신 '뷰티인사이드'(2015)의 백종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호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다. 사라진 서영락,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이야기를 그린다. 원호는 더 치열하게 이선생을 쫓고, 브라이언은 육체가 쇠약해졌지만, 마음 깊은 증오로 욕망은 더 불타오른다.

인기를 끈 영화의 속편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전작을 통해 쌓은 인지도와 세계관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속도감 있는 전개가 가능하다. 반면 전편에서 관객이 좋아한 요소만을 답습하다 보면 패착에 빠진다. 대중의 기호를 맞추다 보면 스토리가 산으로 갈 우려도 존재한다.


'독전2'는 속편 기획의 '안 좋은 예'로 남을 듯하다. 제작 시도는 좋았지만, 캐릭터 플레이로 재미를 본 전편의 영광을 의식한 탓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산만하게 다가온다. 작위적 캐릭터 플레이에 집중한 탓에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다. 전편의 캐릭터들이 맛있는 밀크 초콜릿이었다면, 2편의 캐릭터들은 좀처럼 넘어가지 않는 다크 초콜릿 같다.


장르를 과하게 의도한 탓일까. 전체적인 대사톤도 피로감을 준다. 이야기는 중언부언 반복되니 허술하다. 힘이 잔뜩 들어간 말들과 어둡게 이어지는 화면도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독전2'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전편에서 류준열이 연기한 서영락은 오승훈이 대신 연기하고, 빌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고(故)김주혁, 진서연의 바통을 한효주가 받았다.


오승훈은 힘이 없다. 그의 열정은 돋보이나, 전편에서 락으로 분한 류준열과 매끄럽게 연결되지는 않는다. 차승원·조진웅 등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 분투하지만, 존재감을 발휘해야 할 역할이 힘을 쓰지 못한다. 흥미를 유발하지도, 매력을 발휘하지도 못한다.


가장 큰 패착은 섭소천, 한효주다. 빌런 캐릭터 구축의 처절한 오류다. 1편에서 고(故) 김주혁이 연기한 진하림의 오누이로 설정된 바. 캐릭터와 궤를 같이해야 하는 까닭에 다소 오버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편의 강렬한 두 빌런의 존재감에 비견하기엔 미미하다.


그래서인지 한효주는 큰칼을 흉낸 듯한 인상을 안긴다. 그는 부산에서 열린 오픈토크에서 3일간 물도 안 마시고 몸을 키우며 배역을 준비했다고 밝혀 기대를 끌어올렸다. 기대가 큰 탓일까. 오히려 한효주의 외형 변신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게 독이 된 듯하다. 한효주가 여러 번 언급한 잔근육 노출 장면도 차별된 인상을 주지는 못 한다. 극 후반, 반전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시대를 역행하는 서사도 아쉽다.


한효주의 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자 마음먹은 배우의 열정과 용기는 빛난다. 배역을 준비하며 흘린 수많은 땀과 노력도 대단하다.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빌런, 더 매력적인 얼굴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독전2' 스틸[사진제공=넷플릭스]

조진웅과 차승원은 전작의 톤을 무난하게 유지하며 무게감 있게 지탱한다. 이야기는 허술하나, 두 배우의 얼굴이 화면을 채우면 에너지를 발산한다.


단지 1편이 흥행에 성공했으니 그저 2편도, 3편도 '만들면 되겠지' 식의 제작은 이제 안 통한다. 기획·제작 과정에서 보다 냉정하게, 철저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시청자·관객은 변했는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만 '과거의 영광'에 갇혀있다면 오산이다. 어느 때보다 지혜로운 눈이 요구되는 때다.


'독전2'의 엔딩 크레디트는 참신하다. CF 감독 출신인 백감독의 아이디어와 섬세함, 영상미가 돋보이는 장면이다. 러닝타임 114분. 청소년 관람불가. 넷플릭스 공개.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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