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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부는 고용시장…'청년·제조업'은 무풍지대(종합)

수정 2023.11.15 11:24입력 2023.11.15 11:24

통계청, 15~64세 고용률 69.7%
15~29세 취업자 8.2만↓…1년 연속 감소
"일자리 없다"…쉬었음 청년만 月 41만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관련 지표는 통계를 작성한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청년층과 제조업은 인구감소와 산업재편, 일자리 미스매칭 등으로 취업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0.6%포인트 오른 63.3%로 집계됐다. 10월 기준으로 1982년 7월 연간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7%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15세 이상 취업자는 2876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만6000명 증가했다. 증가폭은 8월 26만8000명, 9월 30만9000명에 이어 석 달 연속 커져 지난 5월(35만1000명) 이후 최대 수치다. 취업자 숫자는 60세 이상에서만 33만6000명 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30대도 11만명 늘었다.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한 2.1%였다. 실업자도 62만7000명으로 6만6000명 감소했다. 실업자와 실업률은 1999년 6월 구직기간 기준을 바꾼 이후 10월 기준으로 가장 낮았다.

문제는 일자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청년층과 제조업이다. 15~29세 청년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 대비 8만2000명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지난해 11월 5000명 줄어든 이후 1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40대(-6만9000명)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는 모두 취업자가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용률도 청년층만 제자리걸음을 했다. 15~29세 고용률은 46.4%로 지난해 10월과 같았다. 청년 고용률은 지난 2월 45.5%로 0.4%포인트 감소한 이후 지난 9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30대(2.3%포인트), 40대(0.5%포인트), 50대(0.3%포인트), 60세 이상(0.8%포인트) 등은 일제히 고용률이 올랐다.


"원하는 일자리 없어서 쉰다"…니트족 청년 月 41만명

정부는 이에 대해 인구감소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부터 청년층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영향이 큰 게 맞는다”면서 “기저영향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시동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 핵심 취업 연령대인 25~29세 고용률은 72.27%로 역대 최고”라고 강조했다.


다만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양질 일자리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1만명이다. 전체 청년 인구의 4.9%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청년 쉬었음 인구는 2% 수준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구직난이 심각했던 2020년을 지나며 감소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청년들이 쉬는 이유로는 일자리 미스매칭이 꼽힌다. 통계청은 지난 1일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공개하면서 처음으로 쉬었음 인구 설문조사를 공개했는데, 15~29세의 경우 32.5%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했다. ‘일자리가 없어서’라고 응답한 청년도 7.3%로 나타났다.


산업군 중에서는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가 7만7000명 줄어 10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동차와 의류 부문이 증가했지만, 전자부품과 기계, 금속부문의 취업자 감소가 이어진 영향이다.


다른 산업의 경우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0만4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만6000명), 정보통신업(7만5000명) 등이 크게 늘었다. 도소매업은 1만1000명 증가했다. 2019년 5월 1000명 늘어난 이후 4년 5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증가폭은 2017년 11월 4만6000명 이후 최대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44만명, 임시근로자는 6만8000명 증가했다. 임시근로자의 증가는 지난해 5월 7만8000명 증가 이후 17개월 만이다. 일용근로자는 11만명 감소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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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 수주에도 러브콜…조선사 연간 목표 다 채웠다
수정 2023.11.15 08:31입력 2023.11.15 07:41

HD한국조선해양 연간 목표 133% 달성
한화오션·삼성중공업 카타르 LNG선 기대

"돈 되는 것만 골라서 수주하겠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익성 위주로 계약을 고르겠다는 '선별 수주'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지만, 고객들이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해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이미 연간 목표를 초과 달성한 조선사도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총 수주금액은 6981억원 규모로, 이 선박들은 오는 2028년 선사에 납품될 예정이다.


지난 9월까지 현대중공업의 수주 달성액은 93억8300만달러(한화 12조4800억원)로, 연간 수주목표액(118억5700만달러)의 79.1%에 그쳤었다. 그러다 지난달 카타르에너지와 17만4000㎥급 LNG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계약 기준 한국 조선업계 사상 최대 수주 금액으로, 총금액은 5조2511억원에 달했다. 단번에 연간 목표 금액을 초과하며 조기 달성을 확정 지었다.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일찌감치 수주 목표를 채웠다. 현대미포조선은 9월까지 수주 목표액 37억달러의 93%인 34억2200만달러를 채웠다. 같은 기간 현대삼호중공업은 목표액 26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58억8700만달러를 수주한 바 있다.

이에 힘입어 HD현대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47척(해양 1기 포함), 208억9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 157억4000만달러의 133%를 수준이다.


벙커선 37척, 컨테이너선 29척, LPG·암모니아운반선 26척, LNG운반선 39척, 자동차운반선(PCTC) 4척, 탱커 7척,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 중형가스선 2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날 한화오션도 그리스 나프토마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4척을 6562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은 거제사업장에서 건조해 2027년 상반기까지 선주 측에 인도할 예정이다. 9만3000㎥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어, 지금까지 발주된 암모니아운반선 중에서는 세계 최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수주로 한화오션은 올해 LNG운반선 5척, 암모니아운반선 4척, 특수선 6척 등 총 15척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약 28억6000만달러로, 목표액 69억8000만달러 대비 약 41%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총 26척, 66억달러를 수주해 목표(95억달러)의 69%를 채웠다. LNG운반선 7척, 컨테이너선 16척, 원유운반선 2척, FLNG 1척 등이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모두 수주액이 아직 목표에 미치지 못하지만, 연내 달성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카타르 LNG운반선 2차 발주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에너지는 올 하반기 약 40척 이상의 2차 발주를 예고했었다. 현대중공업이 17척을 가져갔지만 23척을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나눠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이 3년 치 이상 일감을 확보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수주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내년 국내 조선사 합산 수주금액은 327억달러로 전년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감이 넘쳐 주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는 호시절이 온 것이다.


삼성중공업 LNG 운반선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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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포퓰리즘 정책, 결말은 정해져 있다
수정 2023.11.15 13:52입력 2023.11.15 12:15

총선 앞두고 여론 눈치보는 정책
지금 할일 미루면 대가 치뤄야

요즘 즐겨보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는 ‘콩콩팥팥’이다. 초보 농부들의 농사 일지를 담은 예능 다큐멘터리인데, 제목 그대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란 내용이 핵심이다. 초보 농부들이 먹고 뱉은 수박씨를 심은 자리에서 수박꽃이 자라자 "말이 안 된다"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래, 이게 자연이지’란 생각이 절로 든다. 뿌린 대로 거두는 게 자연의 이치 아니겠는가. 오늘 할 일을 다음으로 미룬다면 병충해 등의 피해로 수확량이 확 줄어들 수도 있고 말이다.

최근 가계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금융상품이 지목되고 있다.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붙은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현수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자본주의 경제도 이와 닮은 점이 있다. 우선 수박씨를 뿌리면 수박이 나는 게 당연하다.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우려한 가계부채 문제만 봐도 그렇다. "가계 부채 위기가 발생하면 1997년 기업 부채로 겪었던 외환위기의 몇십 배 위력이 될 것"이라는 경고처럼 지금 한국의 가계부채는 폭발 직전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된 데는 정부 책임이 가장 크다. 부동산 시장이 급락한다는 아우성에 특례보금자리론을 완화하며 대출을 받아 집을 사라는 신호를 줬기 때문이다.


취약계층과 청년층에 한해서라는 조건을 내세웠지만 후폭풍은 컸다. 대출완화는 시장 회복과 집값 상승 그리고 가계대출 폭증이란 결과로 당연하듯이 이어졌다. 덕분에(?) 정부가 지난해 대출 규제를 꽉 죄며 관리해 거둬들였던 가계부채 7조8000억원 감축이란 결실은 순식간에 날아갔다. 정부가 대출 완화에도 지난해처럼 가계부채를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면 수박씨를 뿌리고 호박이 나길 기대한 것과 다름없다. 이런 포퓰리즘에 예속된 부동산 정책으로 가계부채 감축을 기대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농사일처럼 경제 정책도 지금 할 일을 다음으로 미루면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론 눈치를 보며 내놓은 ‘반쪽짜리’ 전기요금 인상안의 결과도 뻔해 보인다. 물론 일반 소비자들이야 요금 동결을 환영할 것이다. 하지만 마냥 전기요금을 동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비정상적 전기요금 체계로 한국전력이 부도 직전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했지만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2021년 2분기 이후 누적적자만 45조원을 넘는다.


한전은 현재 한전채를 발행하며 부도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있는데, 이 발행량이 더 늘어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 우량채권인 한전채로 자금이 몰리면서 채권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심화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경험했던 레고랜드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한전채 발행한도 초과로 추가 발행조차 하지 못하는 최악까지 몰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여론 눈치를 보며 미룬 요금 인상이 이 같은 혹독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이치를 거스른 포퓰리즘 정책의 끝은 상상 가능하다. 나라 곳간이 거덜 나고 국민이 분열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당시 포퓰리즘에 아랑곳하지 않고 원칙을 유지하겠다며 단호히 맞선 것도 그래서일 테다. 그런 윤 정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덫에 갇혔다.


보선 참패로 어느 때보다도 다급해졌겠지만 선심 정책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면 더 큰 화를 맞을 수 있다. 윤 정부가 지지율 하락에도 법치를 강조하며 노조 파업에 강단 있게 대처한 것처럼 표를 위한 정책이 아닌 국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민할 때다. 이게 여당이 이기는 길이기도 하다.




이은정 콘텐츠 매니저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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