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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다이어리]내집 앞에 신발장 뒀더니 쓰레기 2봉지 보복 돌아왔다…불통의 신발전쟁

수정 2023.11.12 23:47입력 2023.11.12 08:00

무플보단 악플이, 불통보단 싸움이 낫다고 했던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서로 벽을 치면, 작은 일도 오해와 비극으로 번지기 쉽다. 중국에서 생활하며 겪었던 일화를 소개한다.


어느 날 거주 중인 집 앞에 쓰레기 두 봉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음식물이 섞여 불쾌한 냄새도 났기에 이웃이 빨리 처리해줬으면 싶었다. 게다가 방치된 위치도 어찌 된 일인지 이웃의 문 앞보다는 우리 집 문 쪽에 가까웠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상한 느낌을 받기 시작한 것은 이 쓰레기 봉지가 사흘째 사라지지 않으면서다. 혹시 이웃의 것이 아닌가 싶어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관리실에 상황을 문의했다. 통상 거주공간과 관련한 문제가 생기면, 중개인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국에서는 가장 빠르고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돌아온 대답은 무척이나 의외여서 어질어질할 정도. 중개인은 "옆집의 쓰레기가 맞다. 밖에 있는 당신들의 신발을 치우면 본인들도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한다"고 전해왔다.


사건의 전개를 이해하려면 중국인들의 생활 방식과 집 구조의 특성을 미리 알 필요가 있다. 입식 생활이 익숙한 중국인들은 대체로 집에서 신발을 신는다. 실내화로 갈아신기도, 밖에서 신는 신발을 그대로 신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공동주택에 한국과 같이 신발을 갈아신는 별도의 공간이 없어, 현관문을 열면 곧바로 거실이 펼쳐지는 구조가 많다. 기자가 거주하는 집이 바로 그러하고, 애초부터 문밖에 신발장이 비치돼 있었다. 이웃의 신발장도 밖에 설치돼 있다. 다른 점이라면, 세켤레 정도의 신발이 우리 집 신발장 가장 상단에 올려져 있었다는 것. 이 신발에 이웃의 기분이 크게 상하고 만 것이다.

집 문 앞을 지키고 있던 쓰레기 두 봉지는 일종의 '보복'이었다. 며칠 전 외출하려 보니 신발장 위의 신발이 모두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일도 있었는데, 이것이 누구의 소행이었는지도 짐작 가능했다. 중국에서 지인들과 왕래하며 집에도 방문해 본 적 있지만, 문 앞에 신발을 정리해두는 경우를 자주 봐 온 터였다. 중국인인 중개인에게도 이것이 문제가 되느냐 물었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을 들었다.


이웃이 분노한 진짜 배경을 알게 된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근황을 나누던 베이징 출신 친구에게 이 일을 얘기하니 '내가 아는 다른 한국인도 똑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인 중에서도 베이징 사람들, 특히 나이가 많은 노년층 중 일부는 집 밖을 나서며 신발을 마주치는 것을 아주 싫어한단다. 신발(鞋)의 중국어 독음 '시에'가 사악하다(邪)는 뜻의 단어와 동음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 문을 열었을 때 신발이 보이면, 외출해서 '나쁜 일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치를 떨었을 것이라고 했다. 일견 그간의 행동이 이해됐지만, 화해의 타이밍을 놓친 뒤였다.


이제 이웃과는 눈인사도 어색할 정도로 불편하다. 보다 적극적으로 상대의 의도를 이해해보려 하지 않은 나와, 중국의 '해음(諧音·다른 뜻의 단어가 같은 소리를 내, 금기나 미신이 생기는 중국의 언어문화 현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을 관대하게 대하지 못한 이웃이 불통한 결과다. 다음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데, 이런 졸렬함보다는 넓은 이해와 장기적 안목으로 양국 정상이 좋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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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구조 보니 내가 아빠"…14세 트로트 소녀 스토킹한 60대
수정 2023.11.12 12:09입력 2023.11.12 12:08

14세 트로트 가수 오유진과 가족을 지속해서 스토킹한 60대 남성이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14세 트로트 가수를 스토킹하는 60대 남성을 집중 조명했다. 14살 트로트 가수 오유진 양은 어릴 적, 외할머니를 따라간 노래 교실에서 실력을 쌓아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이름을 알렸다.

사진 출처=SBS 방송 화면 캡처

스토킹이 시작된 것은 지난 8월부터다. 남성은 유진 양의 외할머니에게 전화해 자신과 유진 양이 이상할 만큼 닮았다며, 할머니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이후 유진 양 관련 기사와 영상마다 자신이 유진 양의 친아버지라는 내용의 댓글이 하루에도 20~30개씩 총 1000여 개나 달렸다. 심지어 자신과 유진 양이 얼마나 닮았는지 직접 비교해 보라며 자신의 사진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내가 십몇년 전에 노래방 다닐 때 스물네댓 살 되는 여자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여자가 임신했다. 헤어지면서 아기를 지우라고 했는데 그 여자가 애를 낳아서 누굴 줬다더라. TV를 보니 (오유진이) 내 딸 같다"고 주장하면서 "친아빠, 친엄마는 어디 갔냐"는 댓글을 수십 개 남겼다.

남성은 가족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만남을 요구하고, 유진 양이 재학 중인 학교나 행사장에도 찾아와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도 받는다.


유진 양은 "성인 남성분들이 혹시 가수 오유진 아니냐 물어보시면 저도 모르게 아닌 것 같다 죄송하다 이렇게 되고. 저도 모르게 계속 압박을 받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뼈 구조도 노래 창법도 나와 판박이" 주장

그가 유진 양을 친딸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그는 "뼈 구조 자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닮았다"며 "손 모양이나 치아도 사진 보면 똑같다"고 말했다. 또 "노래 부르는 특징도 다 유전"이라며 오유진과 자신의 창법이 똑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진 양의 친부를 본 후에도 "나하고 눈매도 그렇고 이분도 서로 비슷한 점이 있네"라며 끝까지 자신이 생물학적 친부라고 강조해 충격을 안겼다.


사진 출처=SBS 방송 화면 캡처

오유진의 친모는 "내가 열 달을 배불러서 애를 낳았고, 아기 아빠가 탯줄도 잘랐다. 시어머니나 친정엄마가 밤새도록 옆에서 같이 기다렸다가 애 낳는 것도 봤는데 진짜 말도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프로필 사진을 계속 바꾸더라. 유진이 머리도 확대를 해놨다. 치아까지. 소름 끼친다"고 호소했다.


DNA 검사 제안하자 거부

제작진이 DNA 검사를 하자고 하자 남성은 "나는 DNA보다 유진 양 할머니가 만나줬으면 한다. 만나서 손톱을 한 개씩 깎아서 교환하든지, 그렇게 안 하면 나도 응하지 않겠다"며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앞서 지난 8월 오유진 측은 토탈셋을 통해 "오유진 스토커를 서울지방경찰청 마포경찰서에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적시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진주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됐다. 경찰 조사 결과 스토커가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을 한 혐의가 인정되어 최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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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십수년 전부터 남남…노소영 일방 주장, 증오 부추겨"
수정 2023.11.12 12:03입력 2023.11.12 10:57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소송 2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일방적인 주장으로 증오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의 소송 대리인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마지막 남은 재산분할 재판에서 유리한 결론을 얻기 위해 일방적인 입장을 언론에 이야기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법정에서 다투고 있는 당사자 간 문제를 고의적으로 제3자에게 전가해 세간의 증오를 유도하려는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 관장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 대해 "남의 가정을 깬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원, 재산 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나 양측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최 회장 측은 "노 관장과의 혼인 관계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훨씬 이전에 이미 완전히 파탄이 나 있었고, 십수 년 동안 형식적으로만 부부였을 뿐 서로 불신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 오다가 현재 쌍방이 모두 이혼을 원한다는 청구를 해 1심에서 이혼하라는 판결이 이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인 일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키는 게 부적절하고, 항소심 재판부의 당부도 있어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양해해달라"며 "여러 현안으로 위중한 상황에서 논란을 야기한 점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덧붙였다.


대리인은 최 회장이 현재 외국 출장 중으로, 노 관장의 최근 언론 보도 내용과 관련해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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