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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효과' K팝 공연장 2025년 착공…행정절차 절반 단축

수정 2023.11.08 10:39입력 2023.11.08 07:30

8일 '맞춤형 애로 해소를 통한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 발표

약 2조원 투자 효과가 기대되는 하남시 K팝 공연장 건설을 위해 정부가 관련된 행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공연장이 2025년 안에 착공되도록 약42개월 이상 소요되던 절차를 최대 21개월까지 단축시키는 ‘행정절차 패스트트랙’을 마련했다.


정부는 8일 ‘맞춤형 애로 해소를 통한 기업의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남시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K팝 공연장 조성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협의체를 통해 ‘행정절차 패키지 패스트 트랙’을 운영하기로 했다. 하남시는 약 2조원 규모의 투자효과를 예상하고 있는데,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서 대규모의 외국인 투자가 무리없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남시는 2025년 내 공연장 착공을 희망해왔으나, 이를 위해 밟아야 하는 행정절차가 42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공연장 부지 조성을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평가 10개월, 국토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 12개월, 경기도의 도시개발구역 지정 10개월과 실시계획 승인에 10개월 등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에 정부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최대 21개월까지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남시와 행안부 협조를 통해 지방공기업의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평가시 선순위 검토대상으로 선정해 약 6개월의 기간 단축을 추진한다.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관련해서도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기간을 12개월에서 8개월로 줄인다. 도시개발구역지정 기간은 10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다.

이와함께 정부는 3조7000억원 규모의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내 이차전지 공장의 조기 착공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도 마련한다. 해당 부지 내 기업의 이차전지 공장이 신속하게 착공될 수 있도록 산업단지계획, 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또 3000억원 규모의 부산의 세계적 미술관 분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사전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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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 "전청조 사기 수익금 안 받았다…엄마 용돈 2회가 전부"
수정 2023.11.08 09:17입력 2023.11.08 09:17

대질신문 하루 전 입장문 연이어 공개

펜싱 전 국가대표 남현희가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와의 대질신문을 하루 앞두고 복수의 입장문을 연이어 공개했다.


남현희는 사기 혐의를 받는 전 연인 전청조와의 공범 혐의에 대한 입장을 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사기 수익금을 본인에게 다 썼다는 전씨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고 자신 명의의 벤츠를 전씨가 타고 다닌 연유를 설명했다. 또 가슴 수술을 자신이 권유했다는 전씨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자신 역시 속았다고 주장했다.


“엄마 제네시스 뽑아줬다고?…렌트비 2회 내준 게 전부”
인터뷰_펜싱 스타 남현희./김현민 기자 kimhyun81@

먼저 “(사기 수익금) 남현희 다 줬다”는 전씨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남현희 모친에게 제네시스를 뽑아줬다”는 전씨 주장에 대해 “전청조가 렌터카 회사를 운영한다 하면서 저희 엄마에게 제네시스 GV70을 60개월 렌트로 진행하게 하고 매월 렌트료를 드리겠다고 했다”면서 “저희 엄마 명의로 진행 유도한 후 실제로 렌트료는 2회 내어 준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같은 방식으로 경호원들과 남현희펜싱아카데미 차량도 렌트를 유인했다. “차 사준다”며 렌트로 유인, 주민등록증을 받아 그 사람의 대출금이 얼마큼 나오는지 확인 후 투자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쳤다는 것이다.


“남현희 모친에게 매달 용돈을 줬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청조가 저희 엄마께 드린 용돈은 300만원 1회, 500만원 1회 그것이 전부”라면서 “엄마는 처음 300만원 받아서 전청조(에게 주려고) 산삼(을) 구입했다”고 했다.


동생 부부가 전씨에게 생활비를 받게 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전씨가 청담동 건물이 있다며 1, 2층에 카페를 같이 하자고 동생 부부에게 먼저 제안하였고, 카페 시작하기 전까지 생활비를 주겠다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페 오픈이 미뤄져 전청조와의 약속 때문에 9개월간 계속된 기다림의 시간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동생은 돈만 받는 상황을 불편하게 느꼈다고도 했다.


“전청조가 타고 다니던 벤츠는 전남편 것”
사진 출처=남현희 인스타그램

그는 전청조로부터 4억원 대의 벤틀리를 선물 받고, 자신이 소유한 벤츠S 차량을 전청조에게 준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남현희는 “벤츠 S클래스는 전남편이 타고 다녔던 차고, 지난해 3월 구매했다. 전청조가 첫 펜싱 수업을 온 날이 2023년 1월 9일이다. 3월 이혼 후 전남편이 ‘리스료 감당하기 힘들다’고 해 차가 돌아왔고 S클래스를 처분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청조는 ‘내가 매월 리스료를 낼 테니 S클래스를 타도 되냐’고 물었고, 그 뒤로 전청조가 해당 차량을 몰게 됐다. 10월 25일 전청조의 범행을 알게 되었고, S클래스로 범죄 활동의 교통수단으로 사용한 부분이 확인되어 참담한 상황이다. 전청조는 S클래스를 3월부터 타며 현재까지 월 250만 원의 리스료를 1회만 줬다”고 설명했다.


“가슴 수술 권유? 갈비뼈 수술한다며 혼자 받고 와”
사진 출처=SBS 방송화면 캡처

전청조는 지난 3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출연해 “남현희의 권유로 가슴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아직 상처도 안 아물었다”며 제작진 앞에서 상의를 들쳐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남현희는 “전청조는 저와 제 가족, 그리고 주변 인물들에게 ‘나 갈비뼈 수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 들은 사람들 많다. 그래서 제가 ‘큰 수술인데 입원하니까 같이 가 줄게’라고 하니, ‘네가 따라오면 스트레스받아’라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청조가 경호원이 같이 간다고 해 크게 걱정하지 않고 병원을 보냈다. 그리고 며칠 뒤 본인 가슴 수술한 것을 저에게 보여줬다. 갈비뼈 수술이라 하고 가서 가슴 수술을 받고 돌아와 보여줘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며칠 뒤 찢긴 상처를 보니 걱정이 돼서 약을 발라 준 적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가슴 수술을 하라고 강압하지 않았다. 본인이 많은 사람을 속여가며 가서 수술해놓고 지금은 모든 게 다 남현희가 했다고 말한다. 지어낸 이야기와 본인이 유리한 쪽으로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까지 속았다”

끝으로 “10월 24일부터 시작된 전청조에 대한 보도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며 끝까지 그를 믿었다고 했다. “24일에서 25일이 되는 그날 새벽에 전청조에게 설명을 좀 해달라 요구했지만 전청조는 전청조 친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서로 울기만 했다”고 했다. 공범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는 이날 사기 혐의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출국 금지 조치를 받았다. 8일 경찰은 남현희를 다시 불러 전씨와 대질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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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편견과 낙인 지운 정신병동에 햇살을 비추다
수정 2023.11.08 14:40입력 2023.11.08 14:40

이재규 감독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환자 간호하던 간호사도 우울증 겪어
모두가 정상·비정상 경계에…가리기도 불가능
치료만 받아도 낙인 찍는 시선 악순환 초래
장벽 낮추기·걸림돌 제거가 우리 몫이라고 강조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는 두 차례 자살 기도가 나온다. 먼저 시도하는 인물은 명신대학교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에서 치료받는 망상 환자 김서완(노재원). 아이러니하게도 현실감각을 되찾으면서 고민에 휩싸인다. 의료진의 퇴원 조치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이 없어요"라고 한다. 다시 준비해야 하는 공무원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다. 여러 차례 낙방해 좌절과 자학의 나날을 보내왔다. 정신병동을 더 안전하고 편하게 생각한다. "계속 이 길을 가자니 붙을 거라는 확신도 없고, 포기하자니 그동안 했던 게 아깝고. 그렇게 늪에 빠진 것 같아."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하는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절망과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감정은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시야를 가로막는다. 나종호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는 저서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비극적인 상황에서 탈출하고 고통을 멈추는 유일한 길이 죽음뿐이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한다. 자살을 시도하는 순간 그들에게 자살은 선택지가 아닌, 현실의 고통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흔히 자살로 세상을 떠난 사람을 이기적이라고 규정하는 시각과 대조된다. 오히려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을 가능성을 가리킨다. 자살 예방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인식이다. 부정적 시선은 자살 고위험군의 자살 생각이나 시도를 계속 숨기게 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치료 기회를 박탈해버린다. 자살한 사람이 모두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살 경향성은 우울증, 조울증, 경계성 성격장애, 약물중독 환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며, 자살 생각은 우울증 증상의 하나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주인공 정다은(박보영)의 감정 변화로 보여준다. 김서완을 정성을 다해 치료해온 간호사다.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심각한 우울증에 빠진다.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일할수록 비관과 염세는 커진다. 정다은은 한순간 응어리진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빨간 신호를 보고도 무의식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말리는 어머니(황영희)를 뿌리치고 달리는 차량을 향해 돌진한다. 감당할 수 없는 절망으로 이성적 사고가 마비돼버렸다. 우울, 불안, 공포, 분노와 같은 강렬한 감정이 소용돌이쳐 극도의 정서적 고통을 느낀다.

정다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이 심리적 중압감에 마음이 억눌려 있다. 동료 간호사 민들레(이이담)는 어머니의 도박 빚으로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고, 같은 병원 항문외과의 동고윤(연우진)은 불안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눌러댄다. 절친한 친구 송유찬(장동윤)은 회사를 그만둔 뒤에도 공황 장애에 시달린다. 심지어 정신건강의학과를 총책임지는 임혁수(김종태) 교수도 환자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어깨가 짓눌려 있다.



정신질환 또는 그 초기 증세를 흔한 질병으로 묘사한 이유는 분명하다. 모두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를 가리기는 불가능하다. 독일의 정신의학의 만프레트 루츠는 저서 '위험한 정신의 지도'에서 "정상과 비정상의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유연한 사고를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규 감독은 정다은의 자각과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 윤지선(박정윤)의 넋두리로 루츠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나는 자살을 시도했던 우울증 환자다. 그래서 이곳 정신병동에 왔다. 내가 만난 많은 환자처럼…. 나는 아프다. 그들과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데서 자고, 같은 것을 먹어도 나는 여기서 나만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라고 믿었다(정다은)." "신기한 게 사람들 눈에는 자기 흉보다 남의 흉이 더 잘 보여. 그러니까 자기 흉은 못 봐. 자기 흉 못 보니까 의사가 있고, 간호사가 있는 거예요(윤지선)."


치료만 받아도 낙인을 찍는 시선은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위험 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2020년 10만 명당 24.1명)이 가장 높다. 비율은 더 오를 수 있다. 성인 네 명 가운데 한 명이 정신질환을 경험하지만 치료받는 경우는 22%에 불과하다. 일부는 취업이나 직장생활에서의 불이익을 우려해 건강보험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개인에게 가중되는 부담으로 치료가 더뎌져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된다.



마음이 힘들 때 도움을 청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용기를 요구한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그 장벽을 낮추고 걸림돌을 제거하는 일이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노력으로 그 틈이 좁아지는 마법 같은 순간들을 펼친다. 편견과 낙인이 지워진 정신병동에 햇살을 비추며…. "여기는 커튼도 없어. 그래서 다른 병동보다 아침이 제일 빨리 와."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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