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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15년 만에 '슈퍼사이클'…中추격·고비용 불안요인

수정 2023.11.06 08:59입력 2023.11.03 08:07

신조선가 연속 상승·구조조정 위기 극복

"슈퍼사이클이 돌아왔다"


조선업계에 최근 수년간 수주 행진이 계속되면서 초호황기를 뜻하는 슈퍼사이클이 찾아왔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황 지표들은 조선업 역대 최대 호황기였던 2008년에 근접했으며, 내년 이후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예상하는 전망이 잇따른다.

침체 일로를 걷던 조선업황이 되살아난 모습은 연일 상승하고 있는 신조선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176.03을 기록했다. 9월 말 175.38보다 0.65포인트 오르면서, 1월 27일 이후 3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조선가 지수는 조선업종의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1988년 1월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놓고 매달 가격을 지수화한 것이다. 숫자가 커질수록 선박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신조선가 지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상승해 2008년 9월 191.58까지 치솟았다. 이전 '슈퍼사이클'의 정점이 바로 2008년 9월이다. 2000년대 초반 불황에 시달리던 조선업체들은 2008년 무렵 초호황을 누렸다. 최근 신조선가 지수가 저점을 기록한 시기는 2020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지구촌을 휩쓸었던 2020년 12월 125.4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등은 코로나 이후 갑자기 찾아왔다. 2021년에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대량 발주가 시작됐고,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 불안 때문에 LNG(액화천연가스)선의 발주가 대규모로 이어졌다.


올해에는 카타르 2차 LNG선 발주에 이어 선박의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9월 말까지 LNG선 발주는 43척(국내 조선사 32척)에 그쳤지만, 40척 이상으로 추정되는 카타르 2차 발주 물량을 포함하면 90척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카타르에너지와 LNG선 17척의 건조 계약에 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으며, 한화오션삼성중공업도 조만간 수주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년 역시 올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안유동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예정된 LNG선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내년에도 LNG선 발주는 견고하다"면서 "2027년부터 2034년까지 연평균 90척 발주가 예상되는데 국내 조선사는 이 중 70척 내외를 꾸준히 수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이미 넘치고 있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선별적인 수주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선박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지고 있는데 해양플랜트 부문까지 살아나면 확실한 슈퍼사이클이 될 것"이라며 "고유가가 길어지면서 해양플랜트 발주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피를 말리는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었다. 이 위기를 넘지 못한 조선사들은 사라졌다. 현재 가동 중인 세계 조선소 숫자는 365개다. 2008년 1028개에서 3분의 1토막이 났다. 이 가운데 선박을 인도해본 경험이 있는 조선사는 고작 278개에 불과하다. 살아남은 소수의 조선사가 향후 선박 발주를 나눠서 수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승리인 최악의 시기가 끝났다. 이제 승리의 과실을 수확할 때다.


빠르게 국내 조선사들을 쫓고 있는 중국 업체의 추격은 여전히 매섭다. 중국의 올해 수주량은 1799만CGT(표준선 환산t수 726척)로 세계 수주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친환경 선박 기술 연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선소 인력 확보도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의 지원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늘렸지만, 1만명 이상 인력 부족이 우려된다. 인력 확보를 위한 임금 상승도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이다.


조선업계에 큰 장이 섰다. 더 고무적인 것은 슈퍼 사이클에 이제 막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향후 몇년간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슈퍼 사이클이 끝나면 다시 고난의 사이클이 돌아온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업계가 호황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내 조선업이 쌓아왔던 잘못된 관행 중 하나가 인력 활용"이라며 "사내 하청구조 속에서 하청 노동자는 평균적으로 정규직의 임금 60%를 받는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됐고, 작업 환경도 어렵고 위험해 노동자들이 떠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을 정상화하고 숙련 인력과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조선산업기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누가 학교 이름 걸고 룸살롱 가나" 동덕여대생들의 울분
수정 2023.11.03 15:27입력 2023.11.03 15:27

재학생들 무분별한 루머에 '울분'
"여대 편견 드러나…명예 훼손감"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배우 이선균씨의 마약 투약 의혹 관련 영상에서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를 언급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학교 재학생들은 "여대에 대한 편견이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에서 특정 대학 특정 학과 학생들이 '룸살롱 직업 여성'이라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방송화면 캡쳐]

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들은 가세연 측의 언급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정 학과명을 언급해 일반화 한 것도 잘못이지만, 영상 삭제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에 재학중인 A씨는 "방송계는 굉장히 좁아서 두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라며 "학교와 과를 밝히고 유흥업소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게 말이 되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교수님이나 동기들이 몰랐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는 외부 활동이 많은 과"라며 "교수님들께서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 누구보다도 외부에서 많이 듣고 오신다. 하지만 룸살롱과 관련해서는 학교 내에서 그 누구에게도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방송연예과 졸업생인 B씨는 "어느 집단이든 다양한 사람이 있다"며 "(가세연의) 영향력 하에 내뱉은 발언이 많은 사람들에게 편향된 관점을 심어주고, 일반화 시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가세연이 영향력이 큰 유튜버인만큼, 그에 따른 파장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동덕여대 방연과 학우들은 선후배간 서로 이끌어주며 우수한 연기자, 또는 가수로 인정받아왔다. 실제로 필드(촬영 현장)에서 동덕여대 방연과 학생들은 열정 많고 열심히 하는 이미지다"라며 "이번 루머로 선후배들의 노력으로 쌓아온 동덕여대 방연과의 이미지가 실추돼 아쉽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학생인 C씨는 "무분별한 기사문으로 동덕여대 학생들이 상처받고 있다"라며 "먼저 언급한 것도 가세연 측이고,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고 할 지라도 많은 학생들을 일반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여대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무조건 욕하고 보는 사람들이 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부디 한 번쯤은 자신의 딸이, 언니가, 누나가, 어머니가 이런 루머에 휩쓸렸다고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는 지난 2일 가세연 관련 기사문이 나간 이후, 사실 확인 없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기사와 기사 내용과 맞지 않는데도 '여대'에만 집중해 작성되는 댓글들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덕여대 총학 "참담한 심정, 무분별한 기사 생산 멈춰달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을 해 대학 측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동덕여대 총학생회 인스타 캡쳐]

동덕여대 총학도 2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확하지 않은 기사가 무분별하게 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김서원씨는 이번 가세연 논란에 대해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라며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학교명이 언급되어 상처받는 학우들이 있다. 더 이상의 '넘겨짚기식' 기사가 없었으면 한다"고 짚었다.


이어 "본교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사안"이라며 "학교측과 총학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현재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은 총학생회의 주도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 접수를 하고 있다.


동덕여대는 총학생회의 요청에 따라 지난 31일 총학생회장단, 공연예술대학 비상대책위원장, 공연예술대학 학장, 방송연예전공 주임교수, 홍보실 등으로 구성된 '유튜브 허위 사실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공식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동덕여자대학교 전경. [사진=동덕여자대학교]

앞서 가세연은 지난달 27일 '이선균-GD 마약 룸살롱 단골' 라이브 방송에서 동덕여자대학교 방송연예과 학생들이 룸살롱에 드나들며 성매매를 일삼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24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동덕여대는 방송연예과 대학의 명예 실추와 해당 학과 재학생 및 졸업생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형법 제307조 '명예훼손죄'에 따르면,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가세연 측에 문제가 된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삭제되지 않았다"라며 "상황에 따라 명예훼손 고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소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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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당후곰'도 깨졌다…서울 청약 미달에 포기까지
수정 2023.11.03 15:18입력 2023.11.03 08:57

하반기 부동산시장 긴급점검
고분양가에 ‘이문아이파크자이’ 1순위 청약 성적 저조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최근 서울 동작구에 짓는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전용 84㎡ 청약에 당첨됐지만, 13억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계약을 고민 중이다. 이 씨는 "막상 당첨은 됐지만, 금리가 너무 오르고 대출도 쉽지 않아 계약할지 망설여진다"면서 "계약한다면 보유 중인 집을 팔고도 잔금이 부족해 입주하지 못하고 전세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당후곰(먼저 당첨, 후에 고민)’이라는 말로 표현될 만큼 달아올랐던 서울의 청약시장 열기가 가라앉고 있다. 수개월 만에 2~3억원씩 오른 고분양가에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현장마저 저조한 청약 성적표를 기록하는가 하면 청약 당첨 이후 미계약이 속출한 단지도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축소 분위기에 주택시장 하방 압력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면서 수요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1순위 청약에서 총 787가구 공급에 1만3280명이 청약해 평균 16.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청약을 받은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79.1대1), 휘경자이 디센시아(51.7대1)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저조한 성적이다. 전용 20㎡·59㎡E·84㎡D·84㎡ 등 일부 평형은 1순위에서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서울 지역 신규 분양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면서 청약 불패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가 1순위에서 평균 242.3대1의 경쟁률로 청약자 수가 2만명을 넘겼으며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도 198.7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계SK뷰‘나 ’용산호반써밋 에이디션‘ 등 주요 단지도 세자릿수가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공식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동작구 상도동의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최초 분양 때 14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당첨자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해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개봉 호반써밋은 지난달 1·2순위 청약에서 110가구 모집에 2776명이 접수하며 흥행했지만 낮은 계약률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청약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데에는 고분양가가 주된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시중금리 인상과 대출 축소 분위기로 인해 주택시장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어 매수심리 위축을 가져왔다"며 "또 최근 대출금리 인상으로 분양가에 대한 민감도가 다시 커지고 있어 당분간 같은 지역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에 따른 편차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같은 동대문구에서 나란히 분양한 이문아이파크자이와 래미안라그란데, 휘경자이디센시아의 분양가를 비교해보면 불과 두세달 만에 분양가가 수억원씩 뛰었다. 이문아이파크자이의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3억229만원이지만 휘경자이디센시아는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격이 9억7600만원이었다. 래미안라그란데의 전용 84㎡ 기준 최고가격이 10억9900만원 수준이다.


’묻지마 청약‘ 분위기가 팽배했던 서울 청약 시장을 바라보는 수요자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당초 이문아이파크자이 59㎡에 청약하기로 계획했던 40대 나모씨는 "1순위 청약경쟁률을 확인하고 청약을 넣어야 하나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고분양가에도 내 집 마련이 절실한 수요자들이 주로 청약에 나서면서 청약 시장이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경희 연구원은 "전매를 위해 분양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분양 시장 진입을 망설이고 있다면 이런 가수요들이 청약시장에서 빠지면서 오히려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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