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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하는거 진짜 맞아요?" 기름 대신 맥주 파는 酒유소 5개월만에 탄생한 사연

수정 2024.08.06 17:04입력 2023.10.30 08:29

입사 9년 차 박광규 SK에너지 P&M CIC 브랜드마케팅팀 PM(프로페셔널 매니저)은 퇴근을 하면 곧장 서울 종로의 한 술집으로 향한다. 손님에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더 필요한 건 없는지 살피느라 바쁘다. 이곳의 이름은 ‘SK주(酒)유소’. 작년 10월 1호점(서울 청계천)에 이어 올해 7월 2호점(울산), 이달 3호점을 열었다. 영업 한 달 동안 기름 대신 술을 판다. 주종은 맥주와 하이볼이고 수익은 모두 기부한다. “SK가 하는 거 진짜 맞아요?”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지난 20일 SK주(酒)유소에서 만난 박 PM은 “이곳에 오신 분들이 밝고 행복한 에너지를 받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SK 로고 행복날개 색상인 빨간색과 주황색으로 꾸민 이 공간을 SK주유소를 떠올리게 하는 볼거리들로 채웠다.


전기차, 휘발유 충전기 모형 주유구에선 맥주가 나오고 수소차 충전기 주유구에선 진저에일이 나온다. 점유율 1위 정유사 느낌을 살리기 위해 물류체계 핵심인 탱크로리 모형을 설치했고, 기름을 연상케 하는 드럼통 모양 좌석들을 테이블마다 깔았다.


SK주(酒)유소 종로점 외부 전경 [사진=최서윤 기자]

SK주(酒)유소는 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왜 정유사는 재미있는 마케팅을 하지 않을까?’ 신입 시절부터 생각했다. “주유소는 기름 넣으러 가는 귀찮은 공간이잖아요. 기름 넣는 경험을 재미있게, 소소한 행복으로 연결해보면 어떨까? 주유기에서 기름이 아니라 술이나 음료수가 나오면 재미있을 거 같았어요.”

7년간 주유소 영업관리부에서 근무하면서부터 그려왔던 아이디어를 지난해 브랜드마케팅팀으로 이동한 후 팀 회식 자리에서 처음 꺼냈다. “편한 분위기에서 한번 말씀드렸는데 팀장님이 재밌다고 만들어보자고 하셔서 바로 추진하게 됐어요.” 최고경영진에 박 PM이 직접 보고했고 즉시 승인받았다. SK에너지는 직급과 상관없이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경영진에 대면 보고하는 조직문화가 보편화돼 있다. 박 PM이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로 SK주(酒)유소 1호점을 열 때까지 5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정유업계에선 딱딱한 기름집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감성을 불어넣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잠재고객인 2030세대가 타깃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23년 만에 주유소 디자인을 바꿨고 에쓰오일은 ‘구도일’이란 기름방울 캐릭터로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맥주가 나오는 주유기 모형 디스펜서 [사진=최서윤 기자]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공간을 만든 곳은 SK에너지가 처음이다. 대기업에서 개인의 생각을 키워 곧장 사업화하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꿈꿔왔던 작은 아이디어가 회사 차원의 지원으로 이렇게 구현이 되는 거잖아요. 제가 잘났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과정들이 매우 소중한 경험이거든요. 인생을 통틀어서 ‘언제 내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제게는 인생 프로젝트 같은 느낌입니다.”


회사 응원을 받고 시작한 일이다 보니 ‘열심히 하기보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심적 부담감에 SK주(酒)유소를 오픈할 때쯤이면 악몽에 시달렸다. “매장에 손님이 아무도 없는 악몽을 꾸면서 새벽 2~3시에 깼어요. 그대로 잠 못 자고 출근하고….”


주말까지 반납하며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지만 고생보다 보람이 더 크다. “몸은 피곤해도 손님들이 SK주유소에 대해 좋은 반응을 해주시는 데서 에너지를 얻어요. 고객이 SK주유소를 먼저 선택하고 SK에 대해 즐거운 마음으로 떠올리길 바랄 뿐입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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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체 추심·이자 3000%…경찰, 불법 대부업체 일당 11명 검거
수정 2023.10.30 10:00입력 2023.10.30 10:00

9개월간 2억3000만원 부당 이익

대출 조건으로 나체사진을 요구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연 3000% 이상 이자를 받아낸 불법 대부업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3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동대문·중랑구 일대에서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한 사장 A씨 등 11명을 범죄집단조직활동, 성폭력처벌법위반, 대부업법위반, 채권추심법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소액 대출 홍보를 위한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후 피해자들에게 대출해주는 조건으로 연 3000%의 과도한 이자는 물론 주민등록등본, 지인 연락처, 나체사진 등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기간 내 변제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가족과 지인에게 나체사진을 유포하고 채무를 대신 변제하라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83명으로부터 약 2억3000만원의 부당 이익을 취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하려고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기반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사용했고, 가명과 대포폰을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연락했다. 대포통장과 자금 세탁책을 동원해 대부 이자를 입금받아 인출하는 등 보이스피싱 조직과 유사한 점조직 형태를 갖췄다. 대출의 모든 과정은 비대면으로 운영하고, 3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겼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 상담소 연계, 피해 영상 삭제 지원 등 피해자 보호조치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나체사진이 유포되지 않도록 피의자들의 휴대폰 등 압수수색, 분석 등으로 2차 피해 방지에 주력했다”며 “앞으로도 불법사금융 사범에 대해 특별단속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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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2억' 버는 상위 1% 직장인…열중 여덟은 수도권 근무
수정 2023.10.30 14:50입력 2023.10.30 10:31

근로소득 상위 1% 수도권 쏠림 현상
지역에 질 좋은 일자리 만들기 위한 지원 필요

상위 1%의 근로소득자 10명 중 8명가량이 수도권에 직장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뜻으로,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30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광역자치단체별 상위 1% 근로소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귀속 근로소득 기준 상위 1% 근로소득자는 19만9591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받은 총급여는 63조3295억원, 1인당 평균 급여는 3억1700만원이었다.



이들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전체의 77.1%에 해당하는 15만3932명이었다.


17개 광역자치단체별로 보면 상위 1% 근로소득자 수는 서울이 8만8885명(44.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5만9460명(29.8%), 부산 7656명(3.8%)이 뒤를 이었다. 지역적 특수성을 가진 세종(461명)을 제외하면, 고소득 근로자가 가장 적은 곳은 제주(1146명)였다.

인구수를 고려한 인구 10만명당 상위 1% 근로소득자 수도 수도권이 높게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상위 1% 근로소득자 수는 서울이 93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경기 436명, 울산 263명, 부산 230명, 대전 205명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강원(114명), 전북(121명), 세종(126명), 전남(149명) 등은 인구 대비 고소득 근로자가 적었다.


김회재 의원은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없다"면서 "지역에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기업에 다니는 청년들의 정주 여건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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