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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 값이 900만원…반도체 규제에 中게이머들 '비명'

수정 2023.10.23 11:01입력 2023.10.23 09:30

수출 규제에 일반 GPU도 품귀
"미국 때문에 370만원 더 쓸 판"

중국에서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지포스 RTX 4090' 가격이 약 3배 폭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중 기술 수출 강도가 더욱 높아지면서다.


22일(현지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몰 공식 매장에서 판매되던 RTX 4090 소매가가 급등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는 GPU 가격은 4~5만위안(약 739만~923만원) 수준으로 엔비디아의 소비자 권장가 대비 거의 3배에 달한다.


이는 미 상무부의 추가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조처 이후 벌어진 일이다. 앞서 미 정부는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한 최신예 GPU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GPU에 대해서도 수출 제한을 더욱 엄격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 GPU는 'A100'과 'H100'이었다. 엔비디아는 수출 규제 적용을 회피하기 위해 중국 수출용으로 일부 성능을 제한한 'A800', 'H800'을 개발했는데, 해당 GPU 또한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이후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인 징둥닷컴, 타오바오 등에서는 RTX 4090의 재고가 철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RTX 4090은 AI용 GPU가 아닌 일반 PC 그래픽카드다. 다만 SCMP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가 중국 시장에 대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타오바오에 입점한 엔비디아의 한 중국 파트너사는 SCMP에 "RTX 4090이 18일에 바로 품절됐다"라며 "물건이 추가로 들어올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컴퓨터 부품 판매업자는 매체에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라며 "솔직히 RTX 4090은 현 단계에서 비디오 게임을 실행하는 데 다소 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고객들에게는 가능한 한 빨리 사두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는 지난 19일 새벽 RTX 4090 관련 주제 논의 게시글을 차단했다고 한다. 한 누리꾼은 해당 SNSN에 "이미 4090 카드를 가진 분들은 최대한 소중하게 간직하라"라고 했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게이머 리처드 쩡은 SCMP에 "올해나 내년에 4090 그래픽 카드를 사려 했는데, 단지 미국의 제재 때문에 2만위안(약 369만원)을 추가로 더 낼 생각은 없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기의 다음]①"사라져도 영향 없다"…1위 포털의 몰락
수정 2023.10.24 06:31입력 2023.10.23 10:20

국민 포털 다음 생사기로
점유율·매출 하락에 '계륵' 신세
사업 전략, 투자 순위서 밀려
"다음 사라져도…소비자 변화 없어"


"이순신 장군님, 야후는 '다음'이 물리치겠습니다." 1999년 포털 다음이 내건 광고 문구다. 당시 야후는 네이버와 다음을 합친 것보다 높은 점유율로 국내 포털 시장 1위였다. 도발적인 문구대로 다음은 2000년대 초반 야후를 꺾고 포털 1위에 올랐다.


한때 국민 포털이었던 다음은 생사기로에 섰다. 매년 다음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포털이라는 존재감이 옅어졌다. 수익 규모도 쪼그라들어 카카오에서 골칫덩어리가 된 지 오래다. 카카오 자체도 창사 이래 최대 난관에 봉착한 상황이라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된 다음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만 가중하는 포털 서비스를 안고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존재감 사라진 다음

20일 인터넷트렌드의 웹사이트 분석 데이터를 보면 다음의 지난 9월 점유율은 4.1%다. 카카오가 다음을 CIC로 분리하는 결단을 내린 지난 5월(5.1%)과 비교하면 1.0%p 떨어졌다.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점유율은 3.9%로 4% 선까지 허물어질 위기다. 3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4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빙(2.38%)이 챗GPT를 업고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다.



무료 전자 메일 서비스 업체였던 '한메일넷'은 1999년 다음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포털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메일 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 다음 카페가 큰 호응을 얻어 네이버와 1, 2위를 다퉜다. 인터넷 서비스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던 2014년 1위 메신저 업체 카카오와 합병해 시너지를 내려 했다. 그러나 합병 전 20% 수준이었던 다음 점유율은 날개 없이 추락했다.

수익은 악화일로다. 다음의 광고 등을 포함한 '포털비즈' 매출은 2019년 5236억원에서 지난해 4241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1, 2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보였다. 2분기 기준 회사 전체에서 포털비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그친다. 올해 연 매출 4000억원 수준마저 무너져 3000억원대 중반에 머물 전망이다.


이대로 가다간 야후 코리아, 라이코스처럼 역사 속으로 사라진 포털의 운명을 반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인터넷 시장에서 한 번 흐름이 쏠리면 걷잡을 수 없다"며 "냉정하게 말해 다음이 사라진다 해도 소비자 입장에선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추락한 이유 세 가지

다음이 추락한 이유는 한 마디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전환기, 인공지능(AI)의 부상 등 인터넷 산업에서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한발 늦은 움직임으로 뒤처졌다. 카카오와 합병으로 변화의 기회를 맞았지만 뒤처진 속도를 따라잡을 만한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다. 2002년 무료 서비스 '한메일'을 부분 유료화했다. 이용자들은 대거 다른 서비스로 이동했다. 2004년에는 미국 인터넷 기업 라이코스를 인수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PC 시대가 저물어 갈 때 인터넷 검색포털에 베팅하면서 기존 다음의 입지마저 흔들었다. 결국 6년 만에 라이코스를 매각했다. 201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이 열렸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 모바일 커뮤니티 '캠프' 등을 내놓고도 네이버의 라인, 밴드 등 비슷한 서비스에 밀렸다.


다음은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2014년 카카오와 합병을 택했다. 다음의 포털 콘텐츠와 카카오의 모바일 기반을 합쳐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다음 서비스는 하나둘 사라지거나 카카오 서비스로 통·폐합됐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결정이었지만 중복 서비스를 정리하는 차원에 머물렀다. 다음이 축적한 콘텐츠나 서비스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용자 입장에선 다음을 이용할 필요가 점점 없어졌다. 카카오톡이 포털 대부분의 기능을 흡수하고 다음 특유의 색깔도 옅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생성형 AI가 급부상하면서 포털업계는 또 다른 전환기를 맞았다. 챗 GPT 같은 AI 챗봇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어 포털이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나온다. 업계는 새 전환기를 맞아 분주하다. MS 빙이 챗GPT를 접목했고 네이버, 구글도 검색에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이에 비해 카카오는 다음의 검색 서비스보다 카카오톡에 연계할 수 있는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에서도 주력 서비스가 아니다 보니 사업 전략이나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다음은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다"며 "후발 사업자로 뒤처진 후에도 경쟁사를 따라가기만 할 뿐 개혁의 속도나 방향이 약했다"고 분석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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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제도가 원통합니다" 초5 피해 학부모의 눈물
수정 2023.10.23 09:57입력 2023.10.23 09:57

학폭 사건 관련 학부모 SNS 글 논란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데
피해자는 집에서 나오지를 못 한다"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B군의 아버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안내문. [사진=X(구 트위터) 갈무리]

22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1일부터 13일까지 전북의 한 초등학교 5학년 A학생 등 10명이 쉬는 시간마다 B학생을 다양한 방식으로 폭행했다며 B학생의 부모가 학교와 경찰에 신고했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양팔과 다리를 붙잡거나 배 위에 올라타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은 뒤 간지럽혔다. 또한 명치 찍기, 머리로 박치기, 교실로 못 들어가게 막아 수업 못 듣게 하기, 실내화 숨기기 등의 각종 폭력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지난 13일 피해 내용을 보호자에게 알린 뒤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 조치했다. 16일부터 18일까지는 교육청 지원청에 서면보고 및 전담 기구 사안 조사를 실시했고, 가해 학생들에겐 긴급조치 2호(접촉금지)가 내려진 상태다.

전북교육청은 22일 학교폭력 사안 처리 담당자 협의회를 개최하고 진상 파악과 피해 학생 보호 방안 등을 협의했다.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폭력 전담 기구 심의 후 심의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고 피해 학생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전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며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 X(구 트위터) 계정에 '전주 모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 단체 폭행 살인 미수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업로드되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첨부된 사진은 B군 아버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안내문이다.


B군 아버지는 "(이것은) 살인 미수 행동"이라며 "가해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학원과 축구 클럽을 다니는데 아들은 집에서 나오지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들이) 가해 학생들과 마주칠까 두려워서 잠도 못 자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촉법소년이라는 게 너무 원통하다"고 적었다.


촉법소년이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 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로,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형사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하지 않고, 가정법원이 소년원으로 보내거나 보호관찰을 받게 하는 등 '보호처분'을 할 수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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