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대재앙…이스라엘 급습에 최소 500명 사망
수정 2023.10.18 05:53입력 2023.10.18 05:53
바이든 방문 몇 시간 앞두고 기습 공격
이스라엘군이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의료시설을 공습해 팔레스타인인 500명 이상이 숨졌다. 이번 공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방문하기 몇 시간 전에 이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오후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아랍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수백명이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려 있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사상자를 찾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번 공습을 '병원 대학살'이라고 규정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은 "알아흘리 아랍 병원에서의 학살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과거 전쟁에서 많은 비극을 목격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오늘 밤 일어난 일은 대량학살에 해당한다"고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인도법을 어긴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했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곳은 환자와 의료진, 간병인, 피란민들이 있던 시설"이라고 비판했다. WHO는 "알아흘리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대피 명령을 내렸던 가자지구 북부 지역 내 병원 20곳 중 하나"라며 "입원 환자들의 위중한 상태와 구급차·인력·병상 수용력 등을 고려할 때 대피령을 따르는 것은 불가능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충돌 발생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주택에서 잔해를 헤치며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지역 내 20곳 이상의 병원에 대피령을 내리자, WHO는 엄청난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대피령을 취소하고 민간인과 의료 시설에 대한 즉각적이고 적극적인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국제인도법이 준수돼야 한다"면서 "이는 의료 서비스가 보호돼야 하고 결코 공습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WSJ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방문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터졌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미 동부시간) 전용기편으로 미국을 떠나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뒤 하마스 대응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과 회담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 지상군 진입과 이란의 개입에 따른 확전 여부, 난민들에 대한 물과 식량, 에너지 공급 방안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이스라엘 민간인 1200명 이상의 피해자를 낳은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맞서 반격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연대를 표명하는 한편, 가자지구를 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다수 민간인의 희생을 초래하는 과도한 보복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지 열흘째인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이 발생한 후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에서 한 여성이 바닥에 앉아 울부짖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이번 이스라엘의 병원 시설 급습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 행보와 향후 사태 전개 방향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암만에서 만날 예정이었던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습 이후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면봉쇄가 길어지면서 현지 주민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에서 목표물 200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이날 하루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8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팔레스타인 사망자 3000명을 비롯해 양측에서 4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RWA)는 "가자지구에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없으며, 심지어 유엔 난민기구 시설조차도 안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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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 차선침범…시내버스 '난폭운전' 사상자 연 8000명 육박
수정 2023.10.18 06:30입력 2023.10.18 06:30
작년 버스사고 5662건 전년대비 10% 증가
'안전운전불이행' 최다 원인
"버스기사 교육·단속 강화 필요"
17일 오후 2시30분께 서울 중구 회현사거리에서 경적이 연이어 울렸다. '퇴계로2가·명동역 5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 한 시내버스가 직진 차선을 달리다 우회전을 위해 실선 차선과 흰색 빗금 안전지대를 넘어 급격한 차선 변경을 시도한 것이다. 편도 4차선의 이 도로에서는 우회전해야 서울시청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우회전 차선이 1개뿐이라 정체 구역으로 악명 높다. 이 시간에도 서울시청과 숭례문 방향으로 우회전을 하기 위한 차들만 100m 가까이 줄을 잇고 있었다. 그러나 30분 동안 이곳을 지나간 버스 5대 중 1대만 정류장에서부터 순서를 기다려 우회전했다. 3대는 직선 차선으로 달리다 실선 차선임에도 차선을 변경해 우회전 차선으로 진입했고, 1대는 아예 직선 차선을 달리다 끄트머리에서 차선 변경을 감행했다.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앞에 버스와 행인이 엉켜있다. 30분 동안 횡단보도를 지난 5대의 버스 중 4대가 횡단 중인 사람들이 있음에도 가로질러 우회전을 감행했다./사진=최태원 기자 skking@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도 버스의 위험한 운전은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부터 30분 동안 홍대입구역 2번 출구 앞 횡단보도를 지난 5대의 버스 중 4대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가로질러 우회전을 감행했다. 지난해 7월부터 우회전을 위해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차량은 보행자가 없더라도 우선 일시 정지해야 한다. 횡단보도에 난입한 버스에 시민들은 놀라 발걸음을 멈추거나, 버스 사이로 피해 지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행인 김모씨(61·여)는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데 매번 있는 일"이라며 "언제 사고가 나더라도 이상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버스 운전자들의 난폭 운전이 시민들의 통행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해마다 5000여건의 버스 교통사고가 발생해 7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오는 가운데 상당수 사고가 버스의 잘못된 운전으로 발생하고 있어 안전 의무를 강화가 시급히 요구된다.
18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시스템(TAAS)에 따르면 전국 노선버스 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는 매년 5000건이 넘는다. 2020년 5518건에서 2021년 5116건으로 약간 줄었다가 지난해엔 5662건으로 10% 늘어났다. 사상자는 각각 7884명, 7104명, 7929명 발생했다. 법규 위반 종류는 안전운전불이행(9604건)이 가장 많았고, 안전거리 미확보(1556건)와 신호위반(1270건)이 뒤를 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도심에서 일어나는 버스 사고는 보통 무리하게 차선을 변경하다 옆 차량을 추돌하는 등의 안전운전불이행에 따른 사고가 잦다"고 설명했다.
17일 서울 중구 회현사거리 인근에서 직진 차선으로 달리던 버스가 실선 차선에서 차선 변경을 하고 있다./사진=최태원 기자 skking@버스 사고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10시10분께 대구 수성구 수성구민운동장역 사거리에 우회전하던 시내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을 쳤다. 당시 횡단보도에는 초록색 신호등이 들어와 있었지만, 버스는 일시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우회전하다 사고를 냈다. 지난달 17일 오후 5시께 경기 성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 앞 사거리에서 시내버스가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를 숨지게 하기도 했다. 버스 운전자는 신호등이 적색이었음에도 직진하다가 정상 신호에 맞춰 주행 중인 오토바이 좌측을 들이받았다.
전문가들은 버스 대상 안전 교육과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교육이 미진할 시 벌칙을 부과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시내버스는 주로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안전에 더 신경써야 한다"며 "버스 기사 채용 단계부터 안전 관련 시험과 면접을 강화하고, 기존 버스 기사의 안전 교육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를 내거나 안전 교육에 소홀한 버스 기사에게 페널티를 적용하는 제도 도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버스 업체 인센티브는 통상 승객 서비스 평가로 결정되는데, 평가 항목에서 안전 관련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혼잡구간 단속 강화와 신호 체계 정비 등을 통한 관리도 버스 사고 감소에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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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이준석 대구 출마…홍준표 모델 따를 것"
수정 2023.10.18 07:54입력 2023.10.18 07:54
김재원 與 최고위원, KBS라디오 인터뷰
"무소속으로 대구 내려가 가장 약한 후보와"
"안철수, 이준석 응석받이로 보지 말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홍준표 모델'을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무소속으로 지금 대구에 자주 가던데 대구에 가서 가장 약하다고 보는 분, 앞으로 공천을 받을 분, 거기에 대해서 뛰어 들어가서 윤핵관이 공천한 거다, 공천 잘못이다. 이렇게 공격하면서 이제 뛰어들 수가 있겠죠"라고 전망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도 사실 지금까지는 나는 이 당을 나가지 않는다고 계속 공언을 했는데 어제 인터뷰하는 거 보니까 거취는 추후에 정하겠다. 이런 이야기로 좀 달라졌어요. 그래서 점점 생각이 좀 달라지는구나. 그런 느낌을 보고 있죠"라면서 이렇게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20년 8월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회의 도중 김재원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앞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바 있다. 국회의원 당선 이후 복당 과정을 거쳐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구광역시장에 당선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과거에 언론에서 홍준표 모델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다"면서 "그런 포석으로 지금 여러 가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아닌가(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충돌과 관련해 "안철수 의원께 꼭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준석 전 대표를) 응석받이로 보지 말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철수 의원은 굉장히 순박하고 순하고 어떻게 보면 착한 분인데 저기는(이준석 전 대표는) 기계 인간, 정치에 특화된 기계 인간이거든요. 그런데 자기가 봐서는 이제 뭐 여러 가지로 응석받이로 보고 이렇게 하니까 승부가 잘 안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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