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이스턴대 아서 크레이머 교수
뇌 건강·인지능력 전문가
"꾸준한 운동, 뇌 인지능력 향상"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이 노년층의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쓰기도 마찬가지고요. 모두 꾸준하게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의 아서 크레이머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강연을 마친 뒤 아시아경제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꾸준하면서도 규칙적인 걷기와 쓰기가 뇌 건강을 지키고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크레이머 교수는 뇌 건강 및 인지능력 분야의 석학으로, 노스이스턴대에서 심리학 교수 및 뇌인지건강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열린 '2023 글로벌 디멘시아 콘퍼런스'에서 '운동과 뇌 인지 능력'을 주제로 강연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크레이머 교수는 먼저 뇌 건강과 인지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운동이 뇌의 인지능력을 길러주는 등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뇌의 관자엽 안쪽에는 인지와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hippocampus)가 있는데, 6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한 사람의 해마 부위가 커지고 인지능력 역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운동의 종류는 크게 상관없다는 게 크레이머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경우 격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이 부상으로 이어져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이머 교수는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뇌 건강에 더 좋은 건 아니라고 설명하며 "어떤 운동이든 당신이 즐길 만한 운동을 하는 것이 뇌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가벼운 운동 중에서는 걷기 운동을 대표적으로 제시했다. 큰 힘이 드는 운동이 아닌데다 일상에서 꾸준히 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는 "뛰는 것도 뇌 건강에 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약해지므로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요가처럼 유산소 운동이 아닌 운동을 해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운동이 아니더라도 두뇌를 자극하는 활동이라면 도움이 된다. 크레이머 교수는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이면 (뇌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다"며 "필사하기와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말하는 것, 새로운 악기 연주를 배우는 것, 십자말풀이 등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쓰기가 기억력 향상에 좋은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크레이머 교수는 "읽기는 이해를 위해 여러 두뇌 활동이 이뤄지는 복합적인 활동"이라며 "이를 직접 필사한다면 기억력 증진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크레이머 교수는 "한 연구에서 꾸준히 운동을 이어오는 사람은 파킨슨이나 암,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의 발병률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일주일에 3번, 혹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등 꾸준하게 활동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두고 실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치매학회와 인지중재치료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콘퍼런스는 치매극복주간을 맞아 변화하는 치매 치료 환경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콘퍼런스는 디지털 치료기기(DTx) 개발 기업인 로완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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