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은총재 경고가 무색…대출금리 7%에도 가계대출 하루 800억씩 늘어

수정 2023.09.24 19:06입력 2023.09.24 16:15

미국 긴축 장기화 전망에 국내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 경고에도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불어나 긴축 여파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경계와 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담대 금리 20여일 만에 0.2%포인트 상승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2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900~6.469% 수준이다. 지난달 말(연 3.830~6.250%)과 비교해 상단은 0.219%포인트, 하단은 0.070%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는 연 4.560~6.560%로 20여일 만에 상·하단이 0.140%포인트씩 올랐다.


이는 두 금리가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각각 0.170%포인트(4.301→4.471%), 0.140%포인트(3.901→4.048%)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의 장기화와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로 꾸준히 올랐고,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긴축 선호)' 기조가 뚜렷해지자 더 빠르게 올라가는 추세다.


이들 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는 연 4.270~7.099%로, 하단이 지난달 말보다 0.030%포인트 떨어졌다. 변동금리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가 0.030%포인트(3.690→3.660%)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상단은 0.130%포인트 올랐는데, 변동금리에도 코픽스가 아닌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일부 은행의 조정에 따른 것이다. 결국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리면서, 최고 수준이 7%대를 넘어섰다. 작년 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은행권 대출 평균금리가 두 달 연속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서울 한 시중은행 외벽에 주택담보대출과 개인 신용대출 금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은행권, 4%대 정기예금 늘어

은행권에선 금리 4%대 정기예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는 데다 지난해 하반기 연 5%대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며 재유치를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현재 19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최고 우대금리가 4.00%를 넘는 것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4.20%), 전북은행 'JB 123정기예금'(4.20%), 제주은행 'J정기예금'(4.10%) 등 모두 10개에 이른다.


NH농협은행 'NH올원e예금'(3.9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3.95%),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3.92%),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3.90%),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3.90%)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도 4%에 육박하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에 커지는 우려

긴축 장기화, 금리 상승세에도 최근 국내 가계대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보다 1조6419억원 늘었다.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인 동시에, 20여일 만에 8월 증가 폭(1조5912억원)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8759억원(514조9997억원→516조8756억원) 불었다. 이달 들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 조정으로 한도가 축소됐는데도 여전히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달까지 6개월 연속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 6조9000억원, 6조2000억원 늘었다. 은행권 증가 폭(6조9000억원)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에 대해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故이영승 교사 괴롭힌 학부모 "돈 요구한 적 없다…조만간 입장 발표"
수정 2023.09.25 06:04입력 2023.09.24 16:37

SBS 통해 "조만간 입장 내놓겠다" 밝혀
경기도교육청 업무 방해 학부모 3인 수사 의뢰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故 이영승 교사에게 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가 "고인에게 치료비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추모객이 남긴 메시지가 꽃과 함께 붙어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지난 23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 교사를 힘들게 했던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A씨가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내놓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사는 2016년 첫 부임해 6학년 반을 맡게 됐다. 한 학생이 수업 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커터 칼에 손을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생의 학부모인 A씨가 이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받았음에도 휴직 후 입대한 이 교사에게 지속해서 연락해 보상을 요구하며 책임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이 교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A씨의 민원은 해당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2019년 12월 31일까지 계속됐다. A씨는 '2차 수술 예정'이라며 이 교사에게 또다시 연락해 보상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영승 교사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결국 생을 마감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5세였다.[사진출처=연합뉴스]

이 교사는 자신의 사비로 매월 50만원씩 8회에 걸쳐 총 4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학부모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얼굴, 이름, 직장 등 신상 정보는 이 교사의 사망 후 사회관계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됐다. 그가 부지점장으로 근무 중인 한 지역 농협 홈페이지에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해당 농협 입구에는 '선생 돈 뜯고 죽인 살인자', '30년 거래한 주거래 은행을 바꾸려 합니다'라는 근조화환이 놓이기도 했다. A씨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입구에 '악녀의 자식, 자퇴하라'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농협은 지난 19일 A씨에게 내부 규정에 따라 기한이 정해지지 않은 대기 발령을 내렸다. 이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고 "돌아가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본 사항에 대해 절차에 의거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1일 이 교사가 A씨 외에 2명의 학부모로부터 교육 활동 침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 A씨를 포함한 학부모 3명에 대해 의정부경찰서에 업무 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키 160㎝, 시급 1만2000원 화장실도 안 가는 경찰" 뉴욕에 등장
수정 2023.09.24 11:07입력 2023.09.24 11:02

경찰 로봇 시험 운용
임대 가격 시간당 9달러, 최저임금보다 싸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 가운데 하나인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최저임금보다 싸고 화장실도 가지 않는, 가성비 넘치는 경찰이 배치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뉴욕경찰(NYPD)이 전날 밤부터 타임스퀘어역에서 경찰 로봇 시험 운용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미국 로봇 제작업체 나이트스코프사가 제작한 K5다.


뉴욕 지하철역에 배치된 것과 동일한 경찰 로봇 모델 K5 [사진 출처=KnightScope 홈페이지]

키는 160㎝로, 성인 여자 정도다. 바퀴와 카메라 네 대가 부착돼 주변 상황을 360도 관찰한다. 행인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안면인식 기능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미 공항과 병원, 쇼핑센터, 카지노 등에서 성능이 검증됐다고 알려졌다.


임대 가격은 시간당 9달러(약 1만2000원)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저렴하게 치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비용"이라면서 "로봇은 화장실에도 가지 않고, 식사 시간도 없이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K5는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운용된다. 인간의 조종 없이 스스로 판단해 작동한다.


뉴욕시는 앞서 우범 지역에 배치할 로봇개 ‘디지독(Digidog)’도 두 대 구입했다. 다리 네개로 이동하는 민첩성과 기동성이 뛰어난 로봇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4.8㎞로, 성인의 빠른 걸음걸이 수준이다. 14㎏의 짐을 운반할 수 있고, 등에 설치된 카메라와 조명으로 정찰견이나 감시견 역할도 한다.


뉴욕 경찰은 "인질 협상이나 화학물질·방사선 누출 구역 등 위험한 사건 현장에 투입하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가 디지독 두 대를 구입하는 데 투입한 비용은 75만달러(9억8025만원)다.


구매 당시에는 사람을 살상하거나 감시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들은 "나쁜 공상과학에나 나올 법한 것들로 치안 시스템을 망치고 있다"면서 "애덤스 시장이 도서관을 줄이고 시 기관에 비용을 삭감하라고 하면서 로봇에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보다 검증된 곳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