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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신화" 尹정부 때린 文…발언수위 높아진 이유는

수정 2023.09.24 14:00입력 2023.09.24 14:00

측근 윤건영이 본 文 작심 메시지
"尹에 국정운영 제대로 하라는 충고하신 듯"
"정치 원로로서 두고 보기 힘든 작금의 상황"

퇴임 후 첫 공식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 전반을 강하게 직격했다. 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통령께서 작심 메시지를 냈다"고 분석한다.


문 전 대통령은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현 정부의 경제와 안보 정책을 두루 비판했다. 여권에서 나오는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주장에 "남북 간의 군사 충돌을 막는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전면 반박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윤석열 정부가 오로지 아집과 독선으로 소위 국정 운영의 이어달리기를 거부하다 보니까 남북관계도 파탄이 나고 경제도 어려워졌고 예컨대 국민소득 같은 경우에는 2021년보다 2022년이 훨씬 더 낮아졌다"며 "직전 대통령으로서 5년간의 국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가 이념이나 진영이 아니라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하라는 그런 충고를 하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한 메시지가 담긴 연설문도 문 전 대통령이 작성했다. 윤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실무진 초안을 보고 일부를 추가하신 게 아니라 대통령께서 사실상 새로 쓰신 것"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대통령께서 직접 연설문을 작성하신 거나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윤 의원은 이날 문 전 대통령 연설 중 가장 중요한 내용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안보는 보수 정부가 잘한다', '경제는 보수 정부가 낫다'는 조작된 신화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는 발언이다. 윤 의원은 "흔히들 많은 국민들께서 보수 정부가 안보는 잘할 거라는 생각을 하시고 경제도 잘 해왔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조작된 신화라는 것"이라며 "이제는 그걸 깨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국정운영은 이어달리기와 같다"는 발언이다. 문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역대 정권의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달리기'라고 표현하며 "이어달리기로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평화로웠던 시기의 경제 성적이 그렇지 않았던 시기보다 항상 좋았다. 지금 우리가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 시기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이 부분은 재임 기간에도 굉장히 많이 하셨던 말씀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는 이어달리기를 하는 게 아니라 400m 계주를 하는데 바통을 저 멀리 던져버리고 내팽개치고 혼자 독선과 아집으로 막 몰아가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며 "아무리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정운영 이어달리기가 되지 않으면 그로 인한 손해는 온전히 국민 몫이다. 그런 안타까움을 피력하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낙향하며 '잊히고 싶다'고 했지만, 최근 정치 이슈에 자주 등장하며 전직 대통령의 정치 현안 발언이 잦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윤 의원은 잊히고 싶은 문 전 대통령을 불러내는 것은 현 정부와 여당이며, 작금의 상황이 국가 원로로서 가만히 보고 있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잊히고 싶고 가만히 계시는 분을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여의도 정치로 불러낸다"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걸 지우고 정책실장 4명 조사하겠다 하고 비서실장 구속하려 하고, 안보실장 구속하고 장·차관 수십명을 조사하고 영장을 쳤고 이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작금의 상황이 국가 원로로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그냥 가만히 계시는 게 맞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문 전 대통령께서는 남북관계를 둘러싸서 한반도의 평화에 위기가 오는데 원로로서 조용히 계시는 게 맞나라는 판단을 하시지 않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횡단보도가 노란색?…하반기 스쿨존 새단장
수정 2023.09.24 08:54입력 2023.09.24 08:00

7월4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
학생, 학부모 모두 긍정적인 반응
"교통지도 인력 병행돼야" 의견도

"횡단보도가 노란색이 되니까 흰색일 때 보다 차들이 속도를 더 줄이는 것 같고 안전해진 느낌이에요"(서울 중구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5학년 이모양)


20일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흥인초 인근. 보행자 신호등에 초록불이 켜지자 초등학생과 출근길 시민들이 노란색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차chestnut@

20일 오전 8시43분. 청구역 2번 출구와 3번 출구 사이. 이곳의 횡단보도는 흰색이 아니라 노란색이다. 보행자 신호등에 초록 불이 켜지자 '옐로카펫'에 서 있던 초등학생이 무지개색 우산을 쓰고 노란색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아직 저학년으로 보이는 초등학생 뒤로는 검은색 우산을 쓴 엄마가 뒤따라갔다. 빨간불이 켜진 차량 신호등 아래로 차들은 칼같이 정지선을 지키고 있었다. 중구청은 지난달 흥인초등학교 인근에 노란색 횡단보도 세 구역을 설치했다.


노란색 횡단보도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다. 운전자가 횡단보도 색깔만으로도 스쿨존을 인식할 수 있게끔 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4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스쿨존에는 노란색 횡단보도가 설치된다.


이미 노란색 횡단보도의 효과는 증명된 바 있다. 지난해 전국 7개 시·도 12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3개월간 이를 시범 설치한 후 도로교통공단에서 이를 분석한 결과 운전자의 88.6%가 보호구역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59.9%는 노란색 횡단보도일 때 정지선을 더 잘 지키게 된다고 응답했다. 중구에서 30년 이상 거주한 전재선씨(72·남)는 "운전할 때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며 "아무래도 흰색보다는 노란색이 훨씬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실제로 이 시각부터 보행자 신호등에 초록 불이 15번 들어올 때까지 지켜본 결과 우회 차선을 제외한 두 차선에서 정지선을 지킨 경우는 10번이었다. 정지선을 완벽하게 지키지 않은 경우는 정지선을 약간 튀어나온 경우나 이륜차가 정지선 앞쪽까지 나온 경우였다.

20일 오전 8시34분. 시민들이 청구역 인근 노란색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학생과 학부모들은 새롭게 설치된 노란색 횡단보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모군(11·남)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고 확 표시가 나니까 뭔가 더 안전한 느낌이다"고 했다. 빗속에서 3학년 손주의 하교를 기다리고 있던 이모씨(70·여)는 "오늘은 비가 와서 손주를 데리러 나왔다"며 "평소에는 혼자 집으로 오는데 아무래도 노란색으로 눈에 띄게 색칠을 해놓으니까 안심이 된다"고 했다.


다만 노란 횡단보도 설치와 함께 교통지도도 병행되면 좋겠다는 학부모의 반응도 있었다. 1학년 아이의 엄마인 정유진씨(44)는 "눈에 띄니까 좋긴 하다"면서도 "등교 시간에는 교통 지도하는 분들이 있지만 하교 시간에는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이어 "하교할 때 아이들이 속도가 빠른 차량 때문에 멈칫멈칫해 같이 건너 준 적도 있다"며 "교통지도를 하교 시간에도 진행하면 더욱 안전한 스쿨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아들을 데리러 온 한수연씨(47)도 "등하교할 때 좌우를 잘 살피라고 하는데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며 "노란색 횡단보도로 좀 더 안심되긴 하지만 아이들이 이동을 많이 하는 시간에는 교통지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개정안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각 구청에서 일부 스쿨존에만 몇몇 노란색 횡단보도를 설치했을 뿐이다. 노란색 횡단보도가 설치된 이곳에도 나머지 스쿨존인 사거리 횡단보도 3곳은 노란색 신호등 아래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중구청에는 이곳 흥인초를 포함 충무초, 청구초 일부 구간들만 노란색 도색이 돼있다. 다른 지역에 손주가 있다는 김성숙씨(59·여)는 "노란색 횡단보도 근처로는 정지선을 잘 지킨다"며 "손주가 다니는 길에도 생기면 좋겠다'고 전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스쿨존 노란색 횡단보도 설치) 시행이 얼마 안 돼 일부 구간에만 도색이 돼있다"며 "내년쯤에는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는 모두 노란색으로 칠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내년 초 각 구청의 사업 계획을 수합해 관련 예산을 책정할 계획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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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米壽 권오록 전 은평구청장 22억 기부한 훈훈한 사연...
수정 2023.09.24 14:55입력 2023.09.24 08:13


6.25전쟁으로 피난와 어렵게 생활하다 서울시 9급으로 출발, 1996년 6월 은평구청장을 마지막으로 34년 공직 마친 후 어려운 이웃 돕기 나서...2021년 정부 국민훈장 석류장 수여

권오록 전 은평구청장(가운데)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오른쪽)

관선 은평구청장을 지낸 올해 미수(88세)인 권오록 어르신이 퇴임 이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22억원이란 거금을 기부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는 23일 페이스북에 ‘어떤 어른’이란 글을 올려서 알려졌다.


2019년 2월 푸르메재단 후원자 모임 ‘더미라클스’ 강연자로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초청, ‘100세 철학자가 터득한 삶의 지혜’라는 강연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여러분도 지금부터 행복하기 위해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사세요”라는 내용이 다음날 조간신문에 기사화됐다.

이날 오후 사무실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은행직원이 고객 한 분이 기부를 원하는데 어디로 기금을 보내면 될지 물어왔다. 잠시 후 확인해보니 1억원이 입금돼 있었다. 은행 직원을 설득해 보내신 분 연락처를 받고 재단 직원이 감사 전화를 드리자 그분이 대뜸 “김형석 교수님이 ‘먼 길 가는 사람은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잘 살려면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남에게 주라’고 하신 말씀을 신문에서 봤다. 내가 느낀 바가 있어 장애어린이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해 보냈다.

그러면서 만날 필요도 없고 앞으로 연락도 하지 말라고 전화를 끊더라는 것이었다.


그러자 백 이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이렇게 큰 기금을 주셨으니 꼭 찾아뵙고 영수증도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연락을 해 겨우 청담동 2층 양옥집 어르신 댁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안내를 받아 2층 거실로 올라가니 초록우산, 적십자사, 사회공동모금회 등 감사패가 있더라고 회상했다.


권 어르신은“교수님이 가치 있게 돈을 쓰라고 해 기부했는데 그게 뭐 자랑거리인가요”라며 당시 연세 85세로 정정하시더라고 전했다.


북한 땅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갈현리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친은 춘궁기가 되면 곡간을 열어 쌀을 나누어주고 소작료를 면제해주는 넉넉한 분으로 평생 한학을 공부한 부친은 교실 2개가 딸린 강습소를 차려 마을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쳤다고 했다.


이런 가정에 6.25가 터져 남한으르 피난 와 고생고생하다 전쟁이 끝나고 고향 가까운 의정부에 터전을 잡고 대동상고와 건국대를 졸업, 1962년 서울시청 주사보(9급)로 들어가 34년 동안 공무원을 했단다.


당시 이원종 전 서울시장과 함께 인사과에서 근무한 사연, 이 전 시장은 나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서울시장이 된 사연...그리고 자신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새로 신설된 송파구 민원실장을 사연 등을 설명했다.


이후 1996년 6월 은평구청장을 마지막으로 34년 공무원 생활을 마쳤다고 전했다.


권 어르신은 “서울시에서 일하다 보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퇴직하고 여유가 생기다 보니 가난했던 사람들이 생각나 그때부터 나누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은평구청장 재직 당시 권오록 어르신

감사패도 영수증도 모두 필요 없다며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시더라고 전했다.


권 어르신은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남에게 베풀라고 말씀하진 적이 없어요. 이웃을 돕는 삶을 행동으로 보여주셨을 뿐입니다.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내가 기부하는 것도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본받으려는 노력입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추천을 받아 평생 나눔을 실천한 권오록 어르신에게 2021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했다.


백 이사는 글 말미에 “올해 미수(米壽)를 맞으신 권오록 할아버지의 미소가 해맑다.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시는 진정한 어르신이다”고 맺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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