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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전IC 욕 아니잖아요"…숨진 대전 교사 후임도 당했다

수정 2023.09.20 11:29입력 2023.09.20 08:19

대전 교사 병가로 자리 채운 기간제 교사
"35년 경력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생생"
"정당한 지도했음에도 학부모 민원 받아"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 악성 민원에 수년간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해당 교사가 과거 병가를 낸 기간에 후임으로 자리를 채운 35년 차 기간제 교사도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눈 바라보며 '북대전 IC8' 반복…충격받아"
지난 9일 오후 악성 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추모 공간을 찾은 학생과 학부모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9일 대전교사노조는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2019년 12월부터 병가 대체인력으로 근무한 기간제 교사 A씨의 발언을 공개했다. A씨는 해당 학급에서 수업 중 학생의 욕설을 듣거나, 정당한 학생 지도에 대한 민원으로 약 열흘 만에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해당 학급에서 있었던 일은 35년 경력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며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1학년 특유의 해맑고 명랑한 분위기보다 일부 학생들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주눅 들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출근 첫날부터 관리자를 포함한 부장들로부터 일부 학생들은 건들지 않는 게 좋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A씨가 직접 겪은 교권 침해 사례도 있었다. 그는 "(부족한 교과 내용에 대해) 마주 보고 설명해주고 있는데, 한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쳐다보니 제 눈을 바라보고 '북대전 IC8, 북대전 IC8'을 반복해서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에게 '너 욕했니?'라고 물었더니 '그냥 북대전 IC를 말한 것'이라고 하더라. 너무 충격을 받아 더는 가르치지 못하고 집에서 공부해오라고 했다"고 했다.


"학부모, 정당한 생활지도 불쾌하다고 민원"

지난 9일 오전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유족들이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에 영정사진을 들고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학부모 민원에 대한 기억도 회상했다. 한 학생이 다른 아이의 손등을 심하게 꼬집는 일이 발생하자, A씨는 해당 학생을 따로 불러 지도했다. 그러자 학부모가 A 씨에게도 민원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A씨는 "관리자로부터 학부모가 생활지도에 불쾌해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정당한 지도임에도 민원을 받았다는 것, 학생들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해도 교사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 등 더는 기간제 근무를 이어가기 힘들 것 같아 그만뒀다"고 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35년 차 기간제 선생님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혼자 견뎌야 했다"며 "지금도 교사가 교권 침해로부터 보호받을 장치가 없고, 혼자 싸우고 감내해야 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전교사노조와 초등교사노조는 오는 21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숨진 교사의 순직 인정을 촉구할 예정이다. 숨진 교사는 경찰 및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 신고 외에 4년간 총 14차례의 학부모들의 민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과 대전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숨진 40대 초등교사 B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숨졌다.


B씨는 7월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 당시 자신의 사례를 작성해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 내용에는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학생 4명이 지시에 따르지 않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혔던 정황이 담겼다.


특히 한 학생이 친구를 지속해서 폭행하자 교장에게 지도를 요청했다는 등의 이유로 B씨는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하고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단독]당구대·야구 피칭이 체력 단련?…'억' 소리나는 LH·철도공단 직원복지
수정 2023.10.27 14:04입력 2023.09.20 06:40

LH, 320만원 짜리 당구대 설치
철도공단(KR), 야구 피칭기 등 구매 1억8000만원 지출
유경준 "국토부, 과도한 복리후생 전수 조사 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체력 단련을 명목으로 사무실에 당구대를 설치하고 건설사 직원에게 비용 일부를 떠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철도공단(KR)은 지난 5년간 야구 연습용 타격기와 볼링공 등을 구입하는데 2억원 가까이 지출하는 등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 직원 복지를 위해 방만한 경영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의 한 사업본부는 사무실에 당구대를 설치한 뒤 체력 단련실로 만들었다. LH 착공업무지침에 따르면 현장사업소에는 체력 단련실 설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사업본부는 이를 현장 사업소가 아닌 사업본부 사무실에 만들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JH)가 제출한 체력 단련 비품 설치 현황 (제공=유경준 의원실)

이 사업본부는 320만원 상당의 당구대를 구입하면서 도급사인 건설사에 지급할 택지개발사업 단지 계약 예산을 유용했다. 당초 당구대는 캐비넷으로 분류된 사무실 한쪽에 배치됐지만, 49만원을 더 들여 사무실 내 칸막이 공사까지 했다. 또 당구대 쿠션에 문제가 있다며 건설사 직원에게 교체비용 55만원을 부담시켰다.


그러나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LH 감사실은 해당 사업본부장의 예산 유용을 적발해 감봉 1개월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인사위원회는 과거 표창 수여를 이유로 가장 낮은 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국토부 산하기관인 국가철도공단은 2018년부터 5년간 운동기구 121개를 구입하는데 1억8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썼다. 지출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야구 타격 연습을 할 수 있는 투구기(약 515만원)와 체성분 분석기(약 2000만원), 체지방측정기(약 650만원), 볼링공(약 30만원) 등이었다.

유 의원은 "국토부 관련 업무에 당구대, 야구 피칭머신이 웬 말이냐"며 "국토부는 LH와 국가철도공단 외에도 산하 공공기관들의 과도한 복리후생을 전수 조사하고 기재부 혁신 지침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국민 눈높이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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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드세요" 하더니 돌변…한국인 관광객 노렸다
수정 2023.09.20 13:09입력 2023.09.20 10:26

'죽은자의 날' 축제 등에서 각별한 주의 필요

멕시코에서 한국인 여행객 등에게 호의를 베푸는 척하며 다가와 금품을 빼앗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졌다.


지난 6월 멕시코시티 안타라 쇼핑몰 내 절도 사건 현장 살피는 경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주멕시코 대사관에 따르면 최근 멕시코시티에서 한인 여행자 등을 상대로 소지품을 빼앗거나 금품이 도난당하는 등의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피해자들은 모두 누군가 건넨 음료수 또는 주류를 마신 뒤 정신을 잃고 강·절도 사건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사례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일부러 옷에 이물질을 묻히고서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뒤 지갑 등을 가지고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멕시코 대사관은 "모르는 사람의 과한 친절을 주의해야 한다"며 "누군가 무심코 건네는 음료나 사탕 등은 사양하는 게 좋다"라고 강조했다.


또 대사관 측은 앞으로 멕시코 전통 명절인 '죽은 자의 날' 퍼레이드 등 사람이 몰리는 행사가 이어지는 만큼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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