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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연예인 최소 50명 이상…음란물 수천개 제작·배포한 美 유학생 기소

수정 2023.09.10 21:38입력 2023.09.10 20:41

유학 중 4년간 음란물 2300개 제작
회원제 텔레그램 채팅방 통해 배포도

미국에서 유학하면서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불법 음란물 수천개를 만들고 유포한 3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최근 제주지검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4년간 미성년자 아이돌 등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음란물 2300여개를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렇게 제작하거나 수집한 합성 음란물 5800여 개를 자신이 개설한 회원제 텔레그램 채팅방 등을 통해 배포하기도 했다.


다만 A씨는 영상물들을 판매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결과, 피해 연예인은 최소 50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께 A씨가 운영하던 텔레그램 채팅방을 확인한 뒤 A씨가 미국에 체류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다음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하고, 미국 수사당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미국 경찰은 지난 6월 미국 현지 주거지에서 A씨를 검거했으며, 당시 A씨의 노트북과 외장하드 등 증거물을 확보했다. A씨는 본국 강제송환을 거부하고 보석을 신청했으나, 미국 법원은 보석을 불허하고 강제 추방 결정을 내렸다. 이후 A씨는 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과 동시에 경찰에 의해 수갑에 채워진 채 연행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국내에 있을 때 우연히 허위 영상물을 접촉했고, 이후 자기만족을 위해 허위 영상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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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넘어 세계 정상들과 양자회담…尹, 엑스포 유치전 총력
수정 2023.09.10 00:09입력 2023.09.10 00:09

G20 정상회의 첫날 6개국과 정상회담
방산·원전·첨단산업·교역 등 협력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2030 엑스포 개최지 최종 투표를 3개월여를 앞두고 가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이어 G20에서도 양자 회담을 통해 막판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방산·원전·첨단산업·교역 분야에서 꾸준한 협력과 발전을 모색하기로 하며 경제 협력 가능성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 코모로, 나이지리아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2030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8일 쿡제도, 베트남, 캐나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과 정상회담, 라오스와 양자회담 등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튀르키예의 지지를 요청했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의 유치 열망과 노력을 잘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튀르키예 정상회담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밖에도 공급망·방산·원자력·첨단산업 협력과 관련된 대화도 오갔다. 윤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한국의 혈맹국인 튀르키예 공화국의 건국 100주년을 축하하고 "올해 한·튀르키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맞이해 양국 간 교역이 더욱 호혜적으로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먼저 튀르키예 대지진 피해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어 "한국 기업들의 튀르키예 투자 진출이 더욱 확대되고 양국 간 경제 관계가 보다 호혜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양국 간 FTA를 개정해 상호 교역과 투자가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양국 간 방산 분야 협력을 드론, 화물수송기, 장갑차 분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자"고 요청했다. 특히 양 정상은 튀르키예 측이 검토 중인 신규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남미 자원 부국인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도 첫 정상회담을 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양국이 신재생 에너지와 핵심광물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높다며 미래산업 협력 증진을 희망한다고 했다. 특히 자국이 질 좋은 리튬을 풍부하게 보유 중이라며 리튬 채굴이 한국과 연계돼 현지 배터리 생산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리튬 배터리 현지 생산 문제를 함께 검토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한 수소 활용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아르헨티나 간 협력 잠재력에 주목하며 관련 분야 협력 방안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자고 했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의 한·방글라데시 정상회담에서는 양국 수교 50년간 무역·투자·인프라·개발 등 협력을 확대한 점을 높게 평가하며 향후에도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그간 한국 기업이 자무나 대교, 샤잘랄 국제공항, 국립대병원 등 방글라데시의 핵심 인프라 건설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온 것을 상기했다. 윤 대통령은 "방글라데시의 고도성장과 함께 건설 및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및 경협증진자금(EDPF)을 통한 인프라 건설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우리 기업 진출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원활한 기업 활동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볼라 아흐메드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기업 진출 활성화와 양국 간 교역·투자 증진을 논의했다. 나이지리아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내 우리 기업 최대 해외 건설 수주국이자 교역량이 한·아프리카 전체 교역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티누부 대통령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이 나이지리아에 진출해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높이 평가하면서, 양국 간 경제, 개발, 기술 등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티누부 대통령의 참석을 초청했다.


윤 대통령은 아잘리 아쑤마니 코모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청색경제, 농업경제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청색경제는 해양경제 성장전략으로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의미한다. 또한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프리카연합(AU)의 G20 정식 가입 한·코모로 관계에 실질적인 발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라트 만다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뉴델리=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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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X파일]“낙선이 뭐예요”…선거의 달인이 된 ‘충주의 전설’
수정 2023.09.10 12:00입력 2023.09.10 12:00

(34)8전 8승의 신화, 정치인 이시종
한나라당 민주당 넘나들며 선거 전승
시장, 도지사, 국회의원까지 ‘출마=당선’

편집자주‘정치X파일’은 한국 정치의 선거 결과와 사건·사고에 기록된 ‘역대급 사연’을 전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정치인에게 선거에서의 당선은 로또 당첨만큼이나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군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사람도 당선이 확정된 그 날만큼은 누구에게도 부럽지 않은 시간을 보낸다.


선거에서 승자가 있다면 패자도 있기 마련이다. 중앙 정치를 쥐락펴락하던 정당의 대표급 정치인 가운데 단 한 번도 당선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이도 있다.


상당수 정치인은 선거의 기쁨 못지않게 패배의 쓴맛을 경험한다. 한두 번 선거에 출마하다 포기하는 그런 정치인 말고 직업 정치인으로서 10년, 20년 이상 선거를 경험한 인물이라면 누구나 패배의 늪에 빠져 인생의 절망을 느끼게 마련이다.


정치인으로서 시련을 겪은 인물이 극복의 경험을 바탕 삼아 권력의 정점에까지 오르는 게 정치라는 생태계의 순리다. 그런데 정치의 일반 문법을 거스르며 살아오다 결국 신화와 전설을 남기며 화려하게 정치를 퇴장한 이도 있다.

이시종 전 충북도지사./청주=윤동주 기자 doso7@

“낙선이 뭐예요”라고 외치는 인물. 선거에 출마하면 당선이 당연시되는 인물. 정치의 거센 풍파에도 언제나 자기의 항로를 벗어나지 않은 채 순항을 이어온 그 주인공은 누구일까. ‘충주의 전설’인 정치인 이시종, 그는 선거의 달인이라 칭해도 과하지 않다.


‘공직 선거 출마=당선’의 공식을 만든 정치인은 이시종 한 명만이 아니지만, 그의 이력은 다른 이와 비교할 때 더 특별하다.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이고 시장 선거, 광역단체장(도지사) 선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선거를 넘나들면서 당선 신화를 써간 인물이다.


정치인 이시종은 1995년 충북 충주시장 선거를 시작으로 2018년 충청북도 도지사 선거에 이르기까지 23년간 여덟 차례 공직 선거에 출마해 모두 당선됐다. 2004년과 2008년에는 각각 총선에 출마해 충주시 국회의원이 됐다.


충주시장 선거도, 충주 국회의원 선거도, 충북도지사 선거도 정치인 이시종이 출마하면 당선이었고, 그와 경쟁한 모든 이는 낙선했다. 흥미로운 점은 정치인 이시종은 사실 여의도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정객(政客)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치 경험을 탄탄히 쌓아온 인물이 아니라 공직사회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인물이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2022년 6월1일 서울 서대문구청에 마련된 연희동 제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정치인 이시종은 제10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충청북도청, 강원도청, 충남도청과 내무부 등지에서 공무원으로 일했다. 1995년 직선제 지방선거가 도입되기 전에 영월군수와 충주시장 등을 경험했다.


공무원 출신 이시종의 첫 선거 무대 데뷔는 1995년 충주시장 선거였다. 당시 그는 민주자유당 후보로 나서서 42.1% 득표율로 당선됐다. 1998년 충주시장 선거 때는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62.2%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02년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56.7% 득표율로 당선됐다.


정치인 이시종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민자당 등의 공천을 받고 출마해 충주시장이 됐던 인물이다. 정치의 색깔로 분류한다면 보수 성향의 인물에 가깝다. 하지만 2004년 제17대 총선 때는 한나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충주시 국회의원이 됐다. 2008년 제18대 총선 역시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충주시 국회의원이 됐다.


2004년 총선은 열린우리당 바람이 불었던 선거였지만, 2008년 총선은 통합민주당이 고전했던 선거였다. 하지만 정치인 이시종은 그해 선거에서도 48.0%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소속 정당의 인기가 없었지만, 정치인의 개인기로 돌파했다는 얘기다.


이시종 더불어민주당 충북지사 후보가 2018년 4월20일 국회에서 열린 '충청권 광역단체장 후보자 인사' 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2010년과 2014년, 2018년 지방선거 때는 각각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로 출마해 충북도지사에 당선됐다.


정치인 이시종이 전승 신화를 기록한 배경은 무엇일까. 충주는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특정 정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형성될 정도는 아니다. 2004년부터 2018년까지 현재의 민주당 계열 정당 쪽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인 정치인 이시종의 특성은 선거 승리에 유리한 요소로 반영됐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는 물론이고 국민의힘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도 투표의 명분을 안겨주는 계기가 됐다.


특정 정당의 정치색이 너무 강할 경우 해당 정당의 강성 지지층에게는 호평받겠지만, 상대 정당 지지층에게는 거부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정치인 이시종은 중도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 공략에 유리한 정치적 스타일이 선거에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충북도지사 선거 때는 청주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충주 출신 정치인이라는 게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충주는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많은 표를 가져가는 게 일반적인데 정치인 이시종이 후보로 나섰을 때는 이런 정치 문법이 통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2014년 충북도지사 선거 때 충주 국회의원 출신인 윤진식 후보를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윤진식 후보는 47.7% 득표에 머물면서 49.8%를 득표한 이시종 후보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1947년생인 이시종 전 충북지사는 현실 정치 무대에서 떠난 상태다. 은퇴란 아쉬움의 단어일 수밖에 없지만, 정치인 이시종에게 은퇴는 전승 신화의 완성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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