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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끝나고 해산했는데…조합장·직원, 2년 넘게 월급만 1300만원

수정 2023.09.01 08:35입력 2023.09.01 08:35

영등포의 A재개발조합은 2020년 10월 입주한 뒤 2021년 4월 해산했다. 하지만 2년 넘게 청산을 마무리하지 않아 조합장 1명과 직원 1명이 월 최대 1300만원의 월급을 타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개발·재건축 입주가 끝나고도 청산하지 않고 운영되는 조합에서 조합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정산 수익이 조합장(청산인)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조합 해산 및 청산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서울 25개구의 정비사업 조합은 총 250개로 파악됐다. 이 중 청산이 완료된 조합은 55개(22%), 청산되지 않은 조합은 85개(34%)다. 나머지 110개는 미해산됐거나 조합과의 연락 두절, 구청의 자료 미제출 등으로 청산 여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조합이다. 미청산이 확인된 85개 조합 중 청산인이 무보수인 10개 조합을 뺀 75개 조합의 조합장 및 직원 월평균 급여는 441만원이었다.


현행법은 정비사업이 완료돼 입주가 끝나면 1년 이내에 조합장이 조합 해산을 위한 총회를 소집하고 총회에서 청산인을 선임해 조합 사무를 종결해야 한다. 청산인은 대체로 해산한 조합의 조합장이 그대로 승계한다. 조합은 청산 작업을 통해 그간의 비용을 결산한 뒤 추가 이익을 조합원들과 나눈다. 미청산 조합은 청산인을 선임하고도 청산하지 못하고 조합 사무실과 임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곳들이다.


문제는 일부 조합에선 청산인이 고의로 청산 절차를 지연시킨 경우다. 이들은 청산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장기간 임금을 받거나 세금, 채권 추심, 변제 등을 위해 남겨둔 유보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장·직원 급여가 100만원대인 미청산 조합은 3곳, 200만원대인 곳은 12곳으로 나타났다. 300만원대가 24곳으로 가장 많았고, 400만원대 12곳, 500만원대 11곳, 600만원대 3곳, 700만원대 6곳, 800만원 이상 4곳이었다.


실제 성북구 B재개발조합은 조합장 월급이 586만원이고, 바로 옆 C재개발조합장은 517만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월급 230만∼264만원인 경리 직원도 따로 두고 있다.


지난해 2월 해산한 마포구 D재개발조합은 조합장·직원 월급으로 매달 800만원을 받고 있으며 E재개발조합은 813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조합이 해산되고 청산법인으로 넘어가면 재개발·재건축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권한이 사라지고, 민법에 따라 법원이 청산 절차를 감독하게 된다.


조합원들은 소송이 아니면 청산 절차에 관여할 수 없다 보니 장기간 청산을 하지 않고 소위 '청산연금'을 받아 가는 조합장이 늘고 있는 것이다.


김영호 의원은 "고의로 청산을 지연하며 조합원들과 입주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부 부도덕한 청산 조합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고발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에 발의된 '청산연금 방지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발의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는 조합 해산에 이어 청산까지 국토부나 지자체가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84㎡ 14억원부터"…래미안 원베일리, 입주장에도 전셋값 상승
수정 2023.09.01 06:00입력 2023.09.01 06:00

매맷값과 동반 상승…한강변·신축 등 강점
반포 대장 아파트 기대…"내년 더 오를 것"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전셋값이 입주장에도 불구하고 상승해 눈길을 끈다. 집값 반등기에 인근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를 제치고 반포 대장 아파트가 될 것이란 기대가 맞물려 전셋값도 물량에 상관없이 계속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 사진=노경조 기자

1일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공인)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59㎡ 전세는 일부 저층을 제외하고 11억원대부터 매물이 나와 있다. 전용 84㎡ 전셋값 시세는 지난달 사전점검 이후로 1억원가량 오른 14억원대부터 형성됐다.


A공인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전세가 거래됐는데 가격이 점차 오르고 있다"며 "입주 시기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가 놀라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통상 입주일이 가까워질수록 잔금을 마련하려는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내리고, 대단지일수록 저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입주장=전셋값 하락'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전셋값이 되레 오르고 있다.


입지와 학군, 새 아파트라는 장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계성초, 신반포중 등이 가깝고, 홈플랫폼 '홈닉'을 비롯한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가 더해졌다. 삼성카드, 신세계와 연계한 입주민 전용 신용카드도 출시된다. 아리팍의 지위를 넘겨받아 반포 대장 아파트로 거듭날 것이란 기대 역시 존재한다.

대부분 조합원 물량으로 금전적 측면에서 전세를 앞다퉈 내놓을 만큼 급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2990가구 중 225가구뿐이었다. B공인 관계자는 "공사 기간에 이주했던 소유주들이 현재 거주지 계약 기간 등을 고려해 전세로 한 텀 돌리고 있다"며 "20~30평대 저렴한 매물은 거의 다 빠져 많지도 않다"고 말했다.


공인과 업계 전문가들은 시기적으로도 래미안 원베일리의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매맷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셋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서다. 특히 서초구는 최근 송파구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연간 누적 변동률이 상승으로 돌아섰다.


이에 래미안 원베일리도 입주권 가격이 적잖이 상승했다. 지난달 전용 84㎡가 45억9000만원에 거래되는가 하면, 59㎡는 지난 6월 24억6500만원에서 이달 28억9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올랐다.


입주 물량도 중요한 요소다.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신반포15차 재건축)가 내년 1월에서 6월로 입주가 연기됐는데, 이 외에 내년에 반포에서 예정된 입주 물량은 없다. 서울 전체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직방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332가구로, 올해(3만312가구)보다 절반 넘게 줄어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반포 신축 5년 이내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12억원대로, 래미안 원베일리가 크게 튀는 건 아니다"라면서 "상품성에 더해 서울에서 입주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매맷값, 전셋값이 영향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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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현존 최대 용량 '32Gb' DDR5 D램 개발
수정 2023.09.01 21:22입력 2023.09.01 11:00

TSV 공정 없이 128GB 모듈 제작 가능
동일 용량 모듈 대비 소비전력 10% 개선
연내 양산 예정…다양한 응용처 활용 가능

삼성전자가 업계 처음으로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을 개발해 연내 양산한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역대 최대 용량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고용량 D램 제품군을 지속해서 선보이며 차세대 D램 시장을 견인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2나노급 16Gb DDR5 D램을 양산한 데 이어 이번에 업계 최대 용량인 32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1983년 64킬로비트(Kb) D램을 개발한 뒤 40년 만에 32Gb D램을 개발했다. 용량을 50만배 늘린 셈이다. 회사는 연내 32Gb DDR5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32기가비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동일 패키지 크기에서 아키텍처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32Gb D램을 개발해 16Gb D램보다 용량을 2배 늘렸다. 인공지능(AI) 시대로 갈수록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보니 서버 내 고용량 D램 탑재가 필수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글로벌 데이터양은 올해 100제타바이트(ZB)를 넘어설 전망이다. 2025년에는 181ZB까지 급증할 수 있다.


이같은 변화 속에 글로벌 기업들은 최근 경쟁력 있는 데이터센터 확보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에 필수인 50만달러 이상 하이엔드 서버 투자에 집중하면서 더 빠르고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서버당 D램 탑재량을 지속해서 늘리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서버당 D램 탑재량이 올해 1.93테라바이트(TB)에서 2027년 3.86TB로 늘 것으로 봤다.


32Gb DDR5 D램을 활용하면 첨단 패키징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없이도 128기가바이트(GB) 모듈을 만들 수 있다. TSV 공정은 D램에 구멍을 뚫고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쌓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32Gb 이하 용량 D램으로 128GB 모듈을 제작하려면 TSV 공정 활용이 필수였다. 16Gb D램을 탑재한 128GB 모듈과 비교해 소비 전력을 10%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또 고용량 D램 모듈을 만들 때 TSV 공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기에 생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쌓아 만드는 고성능, 고용량 D램으로 TSV 공정 활용이 필수다. TSV 공정 생산능력(캐파)이 한정된 상황에서 128GB 모듈을 생산하는 대신 HBM을 더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개발로 1TB D램 모듈 시대를 열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32Gb D램은 향후 미래 D램 수요를 선점하는 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이를 통해 고용량 D램 제품군을 지속해서 늘릴 예정이다. 글로벌 IT 기업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고용량, 고성능, 저전력 제품들을 만들어 차세대 D램 시장을 견인한다는 복안이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부사장)은 "이번 12나노급 32Gb D램으로 향후 1TB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차별화한 공정과 설계 기술력으로 메모리 기술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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