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실사판 1조원 도박왕, 필리핀서 6년만에 잡아왔다
수정 2023.09.01 10:20입력 2023.09.01 07:00
마닐라 최고 부촌서 초호화 생활
불법도박사이트 부당이득 1조3000억원
소재파악 2년…검거까지 2년…송환까지 또 2년
한국과 필리핀에서 조직원 200명을 부리며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조3000억원을 챙긴 도박조직 총책 김모(44)가 30일 필리핀에서 강제송환됐다. 2017년 2월 경찰 수사를 피해 필리핀으로 달아난 지 6년 만이다. 현지에서 체포되고 나서도 2년 넘게 송환이 연기됐지만, 결국 한국 경찰에 신병이 인계되면서 김씨의 영화 같은 도피 행각은 막을 내렸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31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 외사국 인터폴국제공조과, 코리안데스크, 필리핀 경찰청 등이 공조해 2021년 9월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불법 사이버 도박 조직의 총책 A씨를 검거했다.[사진제공=경찰청]◆도박사이트로 천문학적 부당이득= 김씨는 국내에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경찰 수사로 4건의 수배를 받자 2017년 2월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이듬해 7월 필리핀 마닐라에 자리 잡은 그는 현지에서 다시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개설했다. 마닐라의 호텔 카지노에서 진행되는 바카라 등의 도박을 실시간 중계하고, 한국과 해외 스포츠 경기에 돈을 거는 ‘사설 토토’를 만들었다. 김씨는 마닐라에 총 8군데 사무실을 차리고, 200명 가까운 조직원을 부리며 ‘스포츠토토팀’, ‘바카라팀’, ‘사이트관리팀’ 및 ‘지원팀’ 등 4개의 팀의 도박조직을 운영했다. 그가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회원에게 입금받은 금액만 1조3000억원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사이트가 2021년까지 운영됐던 점을 고려하면 김씨가 굴린 판돈 전체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필리핀에 있던 조직원 20명 중 16명을 붙잡아 송환했고 국내 조직원 177명 중 166명을 검거했다.
◆무장 경호원 대동, 초호화 생활= 김씨는 불법 도박 조직을 운영하면 챙긴 돈으로 필리핀 마닐라 알라방 지역의 최고급 리조트에 거주하며 초호화 생활을 영유했다. 알라방은 필리핀 최상류 부유층이 사는 지역이다. 각종 편의시설과 넓은 부지, 잘 정돈된 도시 개발로 필리핀 전역에 흔한 부랑자나 걸인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서도 그는 리조트와 거대 저택 등을 옮겨다니며 호화롭게 지냈다. 3억원을 호가하는 벤츠 마이바흐를 비롯해 10대의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골프와 명품 쇼핑을 즐겼다. 평소에는 10여명의 무장 경호원과 경호 차량 3~4대를 대동해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2021년 9월18일 불법 사이버 도박 조직의 총책 A씨 검거 당시 필리핀 마닐라 알라방 지역의 A씨 자택에서 벤츠 마이바흐를 비롯한 10대의 최고급 승용차와 명품 가방, 골프용품 등이 다수 발견됐다. [사진제공=경찰청]◆2년 추적 후 주거지 급습 검거= 경찰은 2019년 9월 김씨의 필리핀 행각을 인지했다.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코리안데스크(2012년부터 국외도피사범 검거·송환과 한국인 대상 강력범죄 수사 공조를 위해 파견하는 한국 경찰관)가 검거에 나섰다. 김씨 검거 프로젝트에는 ‘세부 작전’이라는 암호명이 붙었다. 코리안데스크는 여러 첩보를 바탕으로 김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그러나 김씨가 경찰 추적을 피해 수시로 거주지를 옮겨 다닌 탓에 검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2021년 7월 마닐라 알라방의 김씨 거주지를 확인한 코리안데스크는 2개월 동안 잠복하면서 A씨의 동선과 생활 패턴을 파악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18일 그의 얼굴까지 확인한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경찰특공대 등 30명의 무장 경찰과 함께 주거지를 급습했다. 경호원들부터 차례로 제압한 경찰은 인근 풀숲으로 맨발로 달아난 김씨를 체포했다. 2년여에 걸친 ‘세부 작전’은 이렇게 성공했다.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1조3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도박조직의 총책 A씨(44)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됐다.[사진제공=경찰청]◆감옥에서도 잔꾀…송환까지 다시 2년= 경찰과 국가정보원, 필리핀 수사기관이 합세해 체포한 김씨를 국내로 송환하기까지는 체포 이후에도 2년의 세월이 더 걸렸다. 필리핀 형사사법체계를 잘 아는 그는 현지에서 형사사건에 엮이면 재판 종결 전까지는 한국으로 추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다. 제3자를 시켜 자신을 사기와 특수협박 혐의로 2차례나 고소하게 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송환이 계속 미뤄지자, 경찰청은 주필리핀한국대사관을 통해 필리핀 법무부에 조기 송환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지난 7월부터 필리핀 법무부와 매주 실무회의를 열었고, 양국 간 공조로 지난달 18일 김씨에 대한 필리핀 법무부의 추방 결정을 끌어냈다.
그는 막판까지 국내 송환을 늦추려고 발버둥 쳤다. 추방 결정이 난 뒤에도 다시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을 위조수표 사용 등 조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게 한 것이다. 필리핀 법무부가 추방 결정을 번복하자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이상화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는 송환 협조를 재차 강력하게 요청했다. 결국 필리핀 법무부가 이 대사의 요청을 받아들이며 그의 시도는 불발됐다. 그리고 30일 오전 5시 김씨를 태운 마닐라발 여객기가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하면서 길었던 도피 생활은 끝이 났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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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한테 비싼 한우를 주다니…" 악플에 반려견 한우 먹방 사과한 유튜버
수정 2023.09.01 15:15입력 2023.09.01 14:07
"선 넘었다" vs "이게 사과할 일이냐"
네티즌 의견 팽팽하게 갈려
구독자 77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하알라가 반려견에게 한우를 줬다가 "어려운 사람도 많은데 개에게 비싼 한우를 주냐"는 악플 세례를 받고 사과했다. 네티즌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지난달 30일 유튜버 '하알라'는 반려견 '앙꼬'에게 한우를 주는 콘텐츠를 찍어 올렸다.
[사진 출처=유튜브 채널 '하알라' 영상 캡처]영상은 가족들과 함께 유쾌한 분위기를 담아냈지만, 일각에서는 값비싼 한우를 개에게 먹인 것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쏟아냈다.
이들은 "사람도 먹기 힘든 한우를 개한테",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 힘든 사람이 많은데 선 넘었다", "지금 나라 전체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걸 아느냐", "박탈감 느껴진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쏟아지는 악플에 하알라는 결국 영상 게재 다음 날 "이번 영상에서 몇몇 분들의 의견을 듣고 생각을 많이 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어 "솔직히 '우리 집 강아지한테 내가 한우 준다는데 이게 잘못된 건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울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테고 영상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른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하알라는 영상에 나온 고기는 2만원어치이며, 두덩이 중 한 덩이는 개에게, 또 한 덩이는 자신과 가족이 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아지를 키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강아지들 간식값이 워낙 비싼 편이다. 하지만 앙꼬는 많아야 일 년에 고기 두세 번 먹는 편이라 큰 금액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제게는 앙꼬가 가족이지만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분들 입장에서는 그저 개일 뿐이라는 걸 안다. 영상을 보는 입장이 다를 텐데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이해 못 해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사과문을 올려야만 했던 상황에 분노하는 이들도 있다. '이게 사과할 일이냐'는 것.
이들은 "오지랖도 풍년이다", "하다 하다 개한테 질투하냐", "너무 어이없어서 할 말을 잃었다", "남의 집 개가 한우를 먹든 캐비아를 먹든 무슨 상관이냐", "개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가족끼리 고기 나눠 먹은 것이다. 왜 그게 사과할 일이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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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받습니다"…美 국방부, UFO 신고 홈페이지 개설
수정 2023.09.01 14:47입력 2023.09.01 13:42
가을부터 UFO 관련 제보 받을 예정
미 정부 외계인 존재 숨기고 있다는 주장 나와
미국 국방부가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조사하기 위해 관련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신고 접수를 받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는 모든 영역 이상 현상 조사국(All-Domain Anomaly Resolution Office·AARO)'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전날 '모든 영역 이상 현상 조사국(All-Domain Anomaly Resolution Office·AARO)'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새로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숀 커크패트릭 AARO 소장은 "이 사이트를 통해 대중에게 AARO의 업무와 조사 결과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UAP를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ARO는 지난해 7월 설립된 국방부 산하 조직으로 미확인비행현상(Unidentified Aerial Phenomena·UAP)을 식별, 조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UAP는 미국 정부가 UFO 대신 쓰는 용어다.
미국 정부가 조사한 UFO 신고 영상. [이미지출처=AARO]AARO는 이 홈페이지를 통해 조사가 완료된 UAP 사건에 대한 정보, 사진, 영상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국방부가 지난 4월 의회 청문회 때 공개한 자료와 UAP 신고 영상 등 8건이 올라와 있다.
AARO는 가을부터 UAP 관련 제보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선 미국 정부의 UAP 관련 프로그램이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고 있는 전·현직 정부 직원, 군인 등의 제보를 받을 계획이지만, 향후 수개월 내로 일반 국민도 제보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미 전직 정보요원 "정부, UFO 회수해 역설계했다" 주장
과거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미확인비행물체 중 하나. [이미지출처=미국 국방부·연합뉴스]앞서 미국 정부가 외계인 존재 정황을 수십년간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정보요원을 지낸 공군 소령 출신 데이비드 그러쉬는 지난 7월 열린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 정부가 UAP와 관련한 기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 정부가 1930년대부터 인간이 아닌 존재의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쉬는 "공직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수십 년에 걸쳐 추락한 UAP를 회수하고, 역설계(분해 뒤 모방)한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이 정보를 내 상관들과 청문감사관들에게 보고하기로 결심했고 그 때문에 사실상 내부고발자가 됐다"고 했다.
다만 그는 더 구체적으로 발언해달라는 요구에 해당 정보가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석상에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당시 청문회에선 그러쉬 뿐만 아니라 전직 해군 장교 2명도 출석해 UAP를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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