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
생산 -0.7%, 소비 -3.2%, 투자 -8.9%
느린 중국경기 반등, 반도체 회복속도 ↓
기재부 "기조적 회복 흐름은 지속"
지난달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승용차 판매 감소와 긴 장마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및 소비심리 부진 탓이다. 5~6월 연속으로 트리플 증가를 기록하며 ‘상저하고’ 실현에 기대감을 모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소매판매, 설비투자 지수는 각각 전월 대비 0.7%, 3.2%, 8.9% 감소했다. 세 지표가 모두 감소한 건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감소했다. 4월(-1.3%) 이후 5월(0.7%)과 6월(0.0%) 상승했지만 7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광공업 생산은 의복·모피(28.5%)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전자부품(-11.2%), 기계장비(-7.1%)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대비 2.0%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지난 2월(-15.5%) 이후 5개월 만에 2.3%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7.8% 줄면서 재고가 1.6% 늘었다. 재고율은 123.9%로 11.6%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출하의 경우 31.2% 감소하면서 전월에 줄어들었던 재고가 다시 4.0% 늘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자부품은 2021년 이후 액정디스플레이(LCD) 생산이 중국 쪽으로 많이 넘어가는 추세라 전반적인 감소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출하의 경우 기대한 것만큼 중국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재고출하비율의 상승폭이 컸다.
반도체와 함께 승용차 산업도 주요 지표 하락을 이끌었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5.1%),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1%),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내구재는 2020년 7월(-11.6%)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소매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지표가 12.3% 감소하면서다. 이는 6월30일자로 개별소비세 탄력세율제도가 종료되면서 신차등록이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기대 못 미친 경기반등 속도…"회복 흐름은 지속"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하는 김보경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설비투자는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승용차 수입이 줄면서 자동차 운송에 필요한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승용차 수입액은 지난 6월 일평균 8010만달러에서 3200만달러로 대폭 줄었다. 이 기간 자동차 등 운송장비투자가 22.4%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반도체 제조용기계 수입까지 줄면서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3.6% 줄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수주액이 감소했지만 재고순환지표·장단기금리차 등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경기반등을 전망했던 하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예상보다는 빠르게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이 하반기가 되면 중국 경기회복과 업사이클 도래에 따라 호황을 띌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느리게 개선되고 있어서다. 실제 전년동월 기준으로 반도체 생산은 여전히 14.8% 감소했다. 올 1월 -33.9%와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했다. 김 심의관은 “경기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일시적인 요인이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반도체 수출물량의 반등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서비스업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기조적 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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