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나비효과
인구·학생·기업·소득 모두 늘어
2017년 6월.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캠퍼스 1라인(P1)이 첫 양산에 들어선 시기다. 삼성은 이어 2020년 2라인, 2023년 3라인을 잇따라 준공하며 이곳에 D램,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등 대규모 반도체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첫 양산이 시작된 지 6년, 평택의 모습도 크게 바뀌었다. 평택캠퍼스는 평택항을 중심으로 한 항만 산업과 농업에 의존하던 이 도시의 산업구조는 물론 인구 등 지역 사회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1라인 가동 이후 지난 6년간 평택시의 주요 사회·경제 지표 변화를 들여다봤다.
투자금액만 110조원…지역 경제의 심장 된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양산 체계를 확대할 때마다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1라인 건설에만 32조원을 투자했고 2라인에는 34조원이 들어갔다. 지난해 가동된 3라인에는 이보다 많은 50조원이 투입됐다. 그나마 지금까지 지어진 생산라인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은 이곳에 최소 180조원을 들여 총 6개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평택캠퍼스는 이 일대 지도도 완전히 바꿔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5만9000여가구 규모의 고덕국제신도시(고덕지구)다. 수도권 신도시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고덕지구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협력업체 임직원 수요를 기반으로 조성 중인 신도시다.
삼성전자 때문에 만들어진 역도 있다. 바로 '평택지제역'이다. 전철1호선은 물론 SRT 열차도 정차하는 이 역은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건설 과정에서 낸 부담금으로 지어졌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 감소, 지방 소멸은 평택시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평택캠퍼스가 착공된 2015년 46만여명 수준이었던 평택시 인구는 3라인이 가동된 지난해 57만8000여명으로 25.6% 증가했다. 인구 증가는 활발한 전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평택시의 전입 인구는 7만6854명으로, 전출 인구 6만7907명보다 8947명이 많다. 전입-전출 격차는 이후 계속 확대되면서 2021년에는 전입(11만5557명)이 전출(8만7163명)을 2만8394명을 웃돌았다.
인구 증가에서 주목되는 것은 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의 증가다. 1라인 양산전 40만명에 못 미치던 경제활동인구는 2017년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1년에는 48만7000명까지 늘었다.
젊어진 평택은 학생 수에서도 확인된다. 2015년 7만9231명이던 평택시 학생 수는 2021년 8만1978명까지 증가했다.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서울 등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의 추세와는 확연히 대비된다.
커지는 경제 규모…산업구조도 바꾼다
반도체는 평택시의 산업 구조도 바꿔 놓았다.
2015년 3만410개에 그쳤던 평택시 사업체 수는 2019년까지만 해도 4만개를 밑돌았지만 2021년에는 6만910개로 급증했다. 8년 만에 사업체 수가 2배가 된 것이다.
산업별 취업자 비율 역시 마찬가지다. 2015년 4.9%였던 농·어·임업 종사자 비율은 2021년 2.6%로 줄어든 반면 이 기간 사회간접자본(SOC)·기타사업·서비스업 종사자 비율은 63.9%에서 69.3%로 늘었다.
시 전체 소득 증가도 눈에 띈다. 2015년 410조원이었던 평택시 지역명목총소득은 2021년 558조원으로 6년간 36%나 급증했다.
박상복 평택시 미래첨단산업과 투자유치팀장은 "객관적 지표에서도 드러나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가져온 지역 경제효과는 절대적"이라며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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