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올해 우리나라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 수입차 브랜드는 어디일까요? 전기차 대중화의 선두에 있는 테슬라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정답은 메르세데스 벤츠입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자료를 보면 지난 7월까지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수입사는 4796대를 판 벤츠입니다. 2위가 3850대를 판 테슬라, 3위는 3549대를 판매한 BMW입니다. 전기차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인기가 많습니다. 벤츠 전기 SUV는 2842대 팔려 벤츠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BMW도 1860대로 그 비중은 전체 판매량의 52%입니다. 테슬라는 SUV 비중이 더욱 큽니다. 모델 Y와 모델 X를 합해 2968대 팔려 판매량의 77%를 차지했습니다.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 수입사에서 내놓은 최신 전기 SUV를 타봤습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QE 500 4MATIC SUV입니다. 벤츠는 이 차량에 최신 기술을 다수 탑재해 기존 출시된 다른 벤츠 전기차보다 전비와 주행 능력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준대형 SUV로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크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차량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2850만원입니다.
벤츠 전기차 최초로 DCU(Diconnect Unit)가 장착돼 주행 효율성을 향상시켰다고 이 회사는 설명합니다. DCU란 사륜구동 시스템에서 각 주행 상황 맞게 자동으로 전륜 모터를 분리해 후륜 구동만으로 주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말하자면 사륜구동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때 전륜 모터 작동을 멈춰줍니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히트 펌프도 전비에 도움을 줍니다. 이 장치는 인버터나 모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실내 온도를 높이는 데 활용하게 해줍니다. 보통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탓에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데 히터까지 켠다면 전비가 더욱 떨어집니다. 하지만 히트 펌프가 있다면 히터를 굳이 작동시키지 않아도 되며 배터리 전력 소모를 낮춰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히트 펌프 성능은 시험하지 못했지만, DCU 성능은 전비로 드러났습니다. 처음 차량을 받았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494㎞(배터리 용량 94%)라고 계기판에 나타났습니다. 도심에서만 117㎞를 운전하고 나서 남은 배터리 용량은 66%였으며 주행가능거리는 363㎞였습니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회생제동 단계는 일반이었으며 에어컨과 통풍 시트를 지속적으로 켠 결과입니다. 계기판 상 전비는 4.9㎞/㎾h였습니다. 공인 전비는 복합 기준 3.8㎞/㎾h입니다.
최신 버전의 주행 보조 시스템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도 기본사양으로 탑재됩니다. 크루즈 컨트롤은 간선도로 등을 이용할 때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차량이 옆에서 끼어들 때 반응속도가 좋아 불안감에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됐습니다. 시스템 중 특히 프리 세이프 기능이 인상적입니다. 이 기능은 사고 발생 이전에 위험 상황을 감지해 탑승자 피해를 최소화합니다. 속도를 줄이면서 앞차와 거리를 줄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시스템상으로는 부딪힐 것이 염려됐는지 바로 안전벨트가 꽉 조여졌으며 엄청난 소리가 났습니다. 과하게 반응한 면이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 과민 반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의 경우 신기술은 아니지만 돋보이는 기능입니다. 유턴 구간에서 앞에 있던 비슷한 크기의 타사 SUV와 함께 유턴했습니다. 스티어링 휠 자체가 평소보다 더 돌아갔으며 회전 반경이 확실히 줄어 앞 차량보다 빠르게 유턴했습니다. 벤츠 전기차 특징 중 하나인 회생제동 조절도 인상적입니다. 벤츠 전기차는 4가지 회생제동 모드를 제공합니다. D+의 경우 회생제동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모드입니다. 이 모드로 주행했을 때는 전기차를 처음 타본 동승자가 회생제동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특수 유리막과 보충재 등으로 소음을 차단하고 단열 효과를 끌어올린 어쿠스틱 컴포트 패키지는 차음성이 뛰어났습니다. 시내에서 바깥에 있는 차량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버스가 지나갈 때도 소리가 차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따금 창문을 열면 버스 소리가 유독 크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실내 공간이 적당히 큽니다. 1·2열 시트 헤드룸은 1000㎜ 이상이며 뒷좌석 레그룸도 1030㎜입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20ℓ이며 2열을 접으면 최대 1675ℓ로 확장됩니다. 운전하기에도 적당합니다. 이전에 시승했던 EQS SUV는 체구가 작은 사람에게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운전하기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차량은 EQS SUV에 비해 전폭은 비슷하면서 전장과 전고는 짧습니다. 즉 공간은 유지하면서 길이와 높이는 줄여 주차할 때 부담이 덜했습니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차량이지만, 디테일이 아쉬웠습니다. 특히 조수석 앞 공간 디자인이 아쉬웠습니다. 플라스틱이 덩그러니 있어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저해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소재 자체도 그리 고급스럽지 않았습니다. 차량에 오르기 쉽게 설치된 발판의 경우 오히려 없는 게 나았습니다. 이 차량은 SUV여도 그리 높지 않아 체구가 작은 기자도 쉽게 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발판에 발이 자꾸 걸려 차를 타는 데 오히려 방해됐습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논쟁과 관련 강기정 광주시장이 "논란을 멈추고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고 언급한 데 대해, 여권이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인과관계를 전도시킨 궤변"이라고 비판했고,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를 ‘공산주의의 성지’로 만드는 짓"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주지역 민주당 정치인들이 역사적 평가를 했기 때문에 기념시설을 추진한 것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자랑스러운 인물을 기념해야지, 왜 침략의 부역자를 기리나"라며 "양림동에 정율성로가 있고, 정율성 생가도 보존한다. 능주초등학교에는 정율성 벽화가 있고 정율성 음악제, 심지어 정율성 동요경연대회까지 있다. 지역방송국은 정율성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광주시가 정율성 관련 기념사업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것이 정율성 기념사업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오히려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정율성에 대한 몰상식한 역사적 평가를 했고, 그 바탕 위에서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지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면 가히 정율성 우상화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강 시장이 뽑은 자랑스러운 광주 인물 중에 이토록 추앙받는 사람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 정율성 비판이 '호남 차별', '중국 혐오'라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정치인이 잘못된 결정으로 비판받으면 수용해야지, 왜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를 방패로 내세우나"라며 "침략의 부역자를 세금으로 기념하지 말라는 것이 어떻게 중국혐오로 연결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도 SNS서 "강 시장이 만들려는 광주의 모습은 ‘민주화의 성지’ 인가, 아니면 ‘공산주의의 성지’인가"라며 "중국과 북한에서 공산당 영웅으로 칭송받는 자를 광주시의 얼굴로 내세우며 기념 거리와 역사공원, 기념관까지 조성하겠다는 광주시장의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개그천재 강기정 시장님'이라는 제목의 SNS 게시글을 통해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 정율성 공원이 생기면 곧 제2의 강기정이 나와서 ‘정율성 공원도 있는데 김일성 공원은 왜 안 되느냐’라고 할 것"이라며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두 가지 색깔, ‘적과 나’로만 보인다'라고 쓰셨던데,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보니 민족상잔의 부역자가 추앙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강 시장은 SNS를 통해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두 가지 색깔, ‘적과 나’로만 보인다"며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독일 베를린 도심 한 복판에는 여전히 마르크스와 엥겔스 동상이 있고, 마르크스 거리가 있다"고 '정율성 역사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다른 SNS를 통해서는 "보훈부는 정율성 관련 논란을 멈추고,그에 대한 평가와 공과는 역사에 맡겨 두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