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과학을읽다]'뉴욕-런던 2시간' 초음속 여객기 곧 나온다

수정 2023.08.23 12:17입력 2023.08.23 12:17

미 NASA, 컨셉트 기체-기술 로드맵 연구 본격화
"전 세계 50개 노선 운항 가능, 저소음 기술이 관건"

미국 뉴욕에서 영국 런던을 두세 시간 이내 오갈 수 있는 초음속 여객기가 조만간 다시 상용화될 전망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2일(현지 시각) 마하 2~마하 4(시속 1535~3045마일) 수준의 초음속 여객기 상용화를 위해 기체 개발 및 기술 로드맵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NASA는 사전 연구 결과 전 세계적으로 약 50개 정도의 도시 간 노선에서 초음속 여객기 도입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하 2~4 정도의 속도면 현재 10시간 안팎 걸리는 뉴욕-런던 구간을 4시간 이내 주파할 수 있다. 기존 여객기들이 음속의 80% 수준인 시속 600마일로 오가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다. 현재 초음속 여객기의 운항은 1960년대 이후 미국 등 다수의 국가에 의해 육상 비행이 금지된 상태다. 영·불 공동으로 제작한 콩코드 여객기가 1976년부터 뉴욕-런던 간 부정기 전세기로 운항되다가 2003년 노선이 폐쇄됐다.


NASA는 이미 초음속 여객기의 부활을 위해 X-59라는 시험용 기체를 만들어 테스트 중이다. 비행 시 발생하는 충격파(소닉붐)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체를 설계했다. 미국 각 지역을 돌며 시험 비행을 실시해 소음 피해 여부를 측정하고 있다. NASA는 이를 발전시켜 저소음 초음속 기체를 만들어 육지 비행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로리 오조로스키 NASA 상업용 초음속 기술 프로젝트 담당 매니저는 "지난 10년간 마하 1.6~1.8 속도의 비행에 대해 비슷한 개념의 연구를 수행했다"면서 "해당 결과들은 (초음속 여객기 도입을 위한) 기술 로드맵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하고 더 빠른 고속 비행의 상용화 여부를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특히 앞으로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곳의 민간업체 컨소시엄과 두 개의 1년짜리 계약을 각각 체결해 초음속 여객기 디자인 컨셉을 개발하는 한편 기술적 로드맵도 확정할 예정이다. 특히 마하 2 이상의 운항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저소음형 기체 개발이 가능한 지 여부가 중요한 과제다. 우선 보잉 컨소시엄이 있다. 엑소소닉, GE 에어로스페이스, 조지아 공대 항공우주시스템설계연구소, 롤스로이스 북미 지사가 참여한다. 또 노스롭 그루먼이 이끄는 컨소시엄엔 블루리지 R&C, 붐 슈퍼소닉, 롤스로이스 북미 지사 등이 합류했다. 해당 컨소시엄들은 초음속에 견딜 수 있는 여객기 기체 프레임ㆍ전력ㆍ추진ㆍ온도 관리 시스템ㆍ주요 소재 등을 개발 중이며, 공유용 컨셉트 기체도 설계할 예정이다.


마리 조 롱-데이비스 NASA 초음속 기술 프로젝트 매니저는 "해당 회사들의 연구가 끝났을 때 완성될 디자인 컨셉과 기술적 로드맵들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안전성, 효율성, 경제성, 사회적 고려까지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환경에 무해하고 여행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책임있는 혁신을 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대재앙의 전조" 심해어 '산갈치' 군산 앞바다서 발견
수정 2023.08.23 14:25입력 2023.08.23 14:25

갯바위 낚시객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기증
'지진 전조 증상' 여겨지나 과학적 근거 없어

서해 근해에선 볼 수 없던 희귀 심해 어종 '산갈치'가 전북 군산 고군산도 말도에서 발견됐다.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해안에서 처음 발견된 심해 희귀 어종 '산갈치'. [사진 제공=국립해양생물자원관]

23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지난 16일 오전 6시께 군산에서 남쪽으로 40km가량 떨어진 고군산군도 말도 해안가로 떠밀려온 2m가량의 산갈치를 갯바위 낚시객이 발견해 기증했다고 밝혔다.


갈치와 비슷하게 생긴 산갈치는 태평양이나 인도양, 우리나라 동해나 남해안 수심 400~500m에서 발견되는 어종이다.


몸길이가 10m에 이르는 거대한 크기와 붉은 등지느러미를 가지는 등 화려한 생김새를 갖고 있다.

산갈치는 동서양 모두에서 다양한 설화와 그에 얽힌 많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 산갈치는 '산 위의 별이 한 달 동안에 15일은 산에서, 15일은 바다에서 서식하며 산과 바다를 날아다닌다'라는 전설이 있어 산(山)갈치라고 부른다.


지난달 21일 페루 남동부 푸노 지방에서 지진이 발생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툼베스의 푼타 살 해안에서 산갈치가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산갈치의 출현은 지진 등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해안에서 처음 발견된 심해 희귀 어종 '산갈치'. [사진 제공=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2015년 개관한 이래 기증을 통해 심해자원 514점 등 해양생물자원 총 56만여점을 확보해 해양생물종다양성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중 해양생물자원관 전문가와 미국 스미스소니언, 해양대기청(NOAA) 등의 국제공동연구를 토해 심해 산호 신종 2종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번에 처음 확보한 산갈치도 면밀한 형태 및 유전자 분석을 통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용락 해양생물다양성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수심이 깊은 곳에서 서식하는 산갈치가 우리나라 동해와 남해 근해에서 드물게 발견된 기록이 있지만, 서해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외형적으로도 손상이 적어 그 가치가 매우 특별하다"라고 전했다.


지난달 초 대만 신베이시 루이팡구 인근 바다에서 다이버들이 만난 산갈치. [사진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초에는 대만 신베이 앞바다에서 길이 11m의 산갈치가 수중에서 촬영돼 화제를 모았다.


약 4층 건물 높이의 산갈치 옆에서 헤엄치는 성인 남성 다이버들이 어린아이처럼 작아 보일 정도였다.


당시 산갈치를 발견한 왕청루 다이버는 "대만의 북동쪽 해안에서는 놀라운 물고기를 많이 볼 수 있다"면서도 "거대한 산갈치와의 만남은 처음이다"라고 놀라움을 전했다.


그는 "지진 활동 때문에 산갈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 같지는 않다"며 "상어에 물려 상처가 난 것 같았다. 죽어가고 있는 게 분명했고, 얕은 물가로 가려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이야기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높이 209m 최악의 흉물" 파리지앵의 눈엣가시 이 건물
수정 2023.08.23 20:30입력 2023.08.23 14:14

건축 50주년 맞은 '몽파르나스 타워'
"파리 스카이라인 오점" 현지인 혹평

파리의 초고층 건물인 '몽파르나스 타워'가 들어선 지 50주년을 맞았음에도 파리 시민들 사이에선 축하는커녕 이 건물 존재 자체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파리 시내 전경에서 사진 오른쪽에 몽파르나스 타워가 홀로 우뚝 서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평균 6층 정도 높이로 저층 건축물이 밀집해있어 오밀조밀하고 조화로운 느낌을 주는 파리 도심에 검고 흉측한 '몽파르나스 타워'가 들어서면서 아름다운 파리 경관이 다 망가져 버렸다는 게 이유다.


최근 CNN은 50년째 주민들의 미움을 받는 몽파르나스 타워(Montparnasse Tower)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몽파르나스 타워는 정면에 에펠탑이 보이는 장소로 유명한 전망대를 가지고 있어 파리를 찾는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반면 현지인들은 몽파르나스 타워가 눈엣가시로 여겨질 만큼 큰 불만을 가지고 있다.


이에 파리 시민들 사이에선 오히려 몽파르나스 타워 전망대에 가야 몽파르나스 타워를 보지 않을 수 있기에 가장 아름다운 전망대라는 농담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높이 209m로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
몽파르나스 타워가 1950~1960년대 유행했던 건축 양식인 브루탈리즘(Brutalism)에 따라 건축됐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몽파르나스 타워는 1973년에 건축했다. 건축 당시 높이 209m로 당시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도시의 현대화를 위해 지어질 당시부터 파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에 완공 후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파리의 스카이라인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몽파르나스 타워에 대한 혹평의 이유는 파리란 도시가 추구하는 역사와 철학에 반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파리는 19세기 중반에 실시한 도시 개선 사업을 통해 탄생했다. 당시 파리는 도로와 상하수도를 정비하고 대규모 녹지를 만드는 등 해당 사업을 통해 도시의 위생과 생활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무엇보다 파리의 가장 큰 특징은 건물의 형태를 대부분 균일하게 만들어 도시 전체의 통일성이었다.


하지만 세계 대전을 겪으며 파리는 황폐해졌다. 파리는 도시 재건을 위해 현대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몽파르나스 타워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파리의 건물은 대부분 6층을 넘지 않았지만, 몽파르나스 타워는 59층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당시 파리 시민은 타워 건설에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에도 파리시 당국은 공사를 강행했다. 그렇게 완성된 몽파르나스 타워는 단순한 건축구조, 큼직한 비중, 획일적인 외관 등이 파리시의 풍경과는 동떨어져 있어 그야말로 파리 시민들의 눈엣가시가 됐다.


이는 몽파르나스 타워가 1950~1960년대 유행했던 건축 양식인 브루탈리즘(Brutalism)에 따라 건축됐기 때문이다. 브루탈리즘은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근대 건축에 반기를 들며 기능주의를 표방하기 위해 등장한 양식이다. 거대한 콘크리트나 철제 블록 등의 자재를 사용해 거칠고 중후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인데,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는 만큼 '추한 건축물'이라는 평가도 함께 받는다.


제2의 '몽파르나스 타워' 방지하기 위해 고도 제한 규정 마련하기도
몽파르나스 타워에서 바라본 에펠탑 방향 파리시내 전경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시민들의 원성과 항의로 인해 논란이 확산하자 건물 준공 4년 후인 1977년, 파리시 당국은 제2의 '몽파르나스 타워'가 들어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축 건물 높이를 최고 36m로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지역 사회를 비롯해 2014년 파리시장에 출마한 보수 정당 후보까지도 이 건물을 철거하자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2005년에는 건물 내 천장·승강기 등에 발암물질인 석면이 내장돼 있어 시민들 건강에도 위협이 된다는 뉴스가 퍼지면서 미운털이 한층 더 심하게 박혔다.


몽파르나스 타워가 파리 시민의 미움이 대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장점도 있다. 최고 59층 상업용 건물인 만큼 내부에 각종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56층에는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있어 파리 전경을 보면서 식사가 가능하다.


특히, 이곳에서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연간 100만명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1층부터 59층까지 38초 만에 올라갈 수 있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또한 몽파르나스 타워가 가진 장점이다.


몽파르나스 타워 때문에 생겼던 건축물 고도 제한은 현재 사라진 상태다. 2010년 파리시가 인구 증가를 고려해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주거용 건물은 최고 50m, 상업용 건물은 180m까지 지을 수 있다. 이에 '몽파르나스 타워'가 준공한 이후 40여년 만인 2015년에 180m 높이인 '트라이앵글 타워' 신축안이 시의회를 통과했다. 트라이앵글 타워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6년 준공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