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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핫플 종로 '노래 술집'에 무슨 일이…빗발치는 신고에 헌법소원까지

수정 2023.08.22 07:13입력 2023.08.22 07:00

지난 17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의 한 술집은 노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50개 가까운 테이블에는 잘 차려입은 70~90대 노년층들이 앉아 왁자지껄하게 대화하며 흥을 돋우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면서 서로 안주를 먹여 주기도 했다. 종업원도 손님과 어느 정도 친한지 옆에 앉아 일상 대화를 하며 주문을 받았다.


고물가 시대에 보기 힘든 7000원대 안주도 있지만, 무엇보다 밴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술을 즐길 수 있어 노년층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고 싶은 손님은 1만원을 내고 밴드 반주에 2곡을 부를 수 있다. 무대에 오른 노인들은 '사랑은 계절 따라' '조약돌 사랑' 등 트로트를 신청했다. 노래를 잘 부르면 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사람들도 흥을 참지 못하고 일어나 춤을 췄다. 요즘 노인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종로의 '노래 술집' 풍경이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한 노래 술집에서 노인들이 술과 노래를 즐기고 있다.[사진=공병선 기자]

이 같은 노래 술집은 탑골공원 옆 송해길에서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까지 250여m 구간에 10여곳이 밀집해 있다. 청년들이 찾는 홍대 거리에 춤을 추며 술을 즐기는 '클럽'이 있다면 노년층에게는 노래 술집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을 찾은 주모씨(67·여)는 "요즘 노인들은 탑골공원에 있는 노래 술집서 모임을 가진다고 해 경기도 시흥에서 왔다"며 "친구들을 만나 노래를 들으면서 재밌게 놀다가 귀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인들의 즐거움 아래에서는 각종 신고와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엄연히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위생법은 업장에서 손님들이 노래를 부르는 방식의 영업을 하려면 2종 유흥업소(단란주점)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곳 노래 술집들은 모두 일반음식점 신고만 한 채 영업을 하고 있다. 고발과 신고는 대부분 이들의 경쟁업체인 단란주점 업주들이 하고 있다. 인근 한 단란주점 업주는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유흥업소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을 계기로 노래 술집이 늘어났다"며 "일반음식점을 걸고 노래 주점을 운영하는 업장을 계속 신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한 노래 술집이 내건 홍보 간판.[사진=공병선 기자]

이미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거나 관할 구청의 행정처분을 받은 노래 술집도 있다. 검찰은 이달 초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K 노래 술집' 업주를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이에 앞서 3월 종로구청은 'C 노래 술집'에 대해 영업정지 2개월에 갈음하는 과징금 780만원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현재 탑골공원 쪽에서 영업하는 일반음식점 대상 신고나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일부 음식점들은 영업정지로 이어지는데 관련 부서가 단속을 진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노래 술집 업주들은 구청의 오래된 규제에 단란주점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이곳은 2005년 결정 고시된 '종로 2·3가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돼 단란주점, 안마시술소 등 풍속업소의 신규 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이 고시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계기로 주변 지역의 도시기능 증진, 토지이용의 합리화, 도시미관개선 등을 위해 마련됐다. 종로구는 2005년 당시와 비교해 별다른 환경 변화가 없어 해당 고시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노래 술집 업주 10여명은 지난 17일 해당 고시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여전히 도시 경관을 위해 필요한 규제인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다. 노래 술집 업주들을 대리하는 김성훈 법무법인 루츠 변호사는 "과거 단란주점은 퇴폐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이제는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공간이 됐다"며 "단속만 할 문제는 아니라고 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상중씨도 부끄러운 줄 알라" 그알 피프티편 거센 후폭풍
수정 2024.07.15 12:43입력 2023.08.22 14:29

아이돌 그룹 다룬 후 "편파 방송" 지적
방심위 민원도 폭주…21일 기준 175건
연예계단체도 "공정보도해야" 비판 성명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방송으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시청자 게시판엔 항의성 글이 3000개 이상 쏟아졌고, 해당 유튜브 채널에도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자 제작진은 관련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방송으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9일 그알 측은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을 방송했다. 해당 방송에선 피프티 피프티의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 공방, K팝 아이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다.


방송에서 제작진은 피프티 피프티의 원소속사 어트랙트와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 프로젝트 외주용역업체인 더기버스, 그리고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과 가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모두 문제가 있고,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어린 나이에 아이돌로 성장하기 위해 개인의 삶을 포기하고 노력한 부분과 함께, 우리나라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잘 갖춰져 있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방송 말미에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그알 제작진에 보낸 친필 편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편지를 통해 "루머로 지치고 힘든 게 사실이지만 응원해 주는 분에게 보답하고자 꿋꿋이 버텨내리라고 다짐하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일부 누리꾼, '그알' 방송 불매 및 폐지까지 주장
논란이 거세지자, 그알 제작진은 유튜브 채널에 게시했던 피프티 피프티 방송 편 예고편 영상을 이날 비공개 처리했다. 다만 SBS 홈페이지에서 방송 다시보기는 가능하다. [사진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후 SBS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의성 글이 잇따랐다. 방송 직후부터 21일 오후 늦게까지 3000개가 넘는 항의성 글이 그알 시청자 게시판을 뒤덮었다.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방통위 민원 접수를 인증하는 글과 함께 '피프티 피프티의 의혹은 하나도 제기되지 않았다', '김상중 씨도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글이 게재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누리꾼은 불매 및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알' 측의 정정 방송 및 제작진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글도 다수다.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방통위 민원접수를 인증하는 글과 함께?'피프티 피프티의 의혹은 하나도 제기되지 않았다', '김상중 씨도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글이?게재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누리꾼은 불매 및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그알' 측의 정정방송 및 제작진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는 글도 다수다. [사진출처='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

일부 누리꾼은 제작진이 사태의 쟁점이 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의 학력·이력 위조 의혹, 멤버들이 독자 활동을 위해 한국어 팀명과 활동명에 대한 개별 상표권 출원 신청을 한 사실 등을 다루지 않고 편파적으로 방송했다고 지적했다.


그알 측은 구체적인 해명 없이 유튜브 채널에 게재 중이던 피프티 피프티 편 예고 영상만 삭제했다. 논란에도 입을 열지 않자 연예계 단체까지 "공정한 방송"을 주장하며 편파방송 논란에 힘을 보태는 모양새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피프티 피프티 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감성 호소, 확인되지 않은 폭로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관계의 유무도 파악하지 않은 채 보도함으로써 사건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했다"며 "방송은 시청자들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 사태의 본질을 바라보게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련 민원도 폭주하고 있다. 방심위는 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빌보드와 걸그룹 - 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에 대한 시청자 민원이 21일 기준 17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양측 합의 불발되면서 법정 공방 장기화할 전망
피프티피프티는 수익항목 누락 등 정산자료 충실 제공 의무 위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보유 및 지원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 6월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아시아경제 서동민 기자]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의 합의가 불발되면서 법정 공방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프티 피프티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피프티 피프티 측은 '소속사와 합의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신동웅·조정용 판사)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 4명이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의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조정은 법원이 판결보다 양측이 타협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때 이를 유도하기 위해 진행하는 절차다. 조정이 성립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낸다.


첫 조정기일에서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합의가 불발됨에 따라 법원은 특정 조건을 제시한 강제조정에 나서거나 다시 재판 절차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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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일 아기 98만원에 사고…2시간 후 "300만원에 팝니다"
수정 2023.08.22 11:03입력 2023.08.22 10:53

인천지검, 아동매매 혐의로 20대 여성 구속
친모 병원비 98만원 대납…아이 건네받아
입양 희망자에 되팔았으나 베이비박스 유기

태어난 지 6일 된 영아를 98만원에 친모로부터 넘겨받고 2시간 만에 300만원에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긴 20대 여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최근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2019년 8월 24일 9시 57분께 미혼 산모인 B 양의 친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병원비 98만 3180원을 대신 지불하고 B 양을 건네받았다.


A씨는 2시간 뒤인 오전 11시 34분께 인천의 한 카페에서 300만원을 받고 50대 여성 C 씨에게 B 양을 보낸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한 달 전인 7월에 B 양 친모가 '남자친구와 사이에 아이가 생겼는데 키울 능력이 되지 않는다. 좋은 방법이 없냐'고 온라인에 게시한 글을 보고 접근했다.


그는 B 양 친모에게 "남편이 무정자증이라 아이를 가질 수 없어 아이를 낳으면 데려와서 출생신고 후 키우고 싶다"고 거짓말했다. 또 병원비를 대신 부담하겠다고 했다.


이후 A씨는 B 양의 친모 행세를 하며 입양을 희망하는 C 씨에게 접근했고, 병원비와 산후조리 비용 명목으로 대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C 씨는 B 양을 자신의 아이로 등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결국 베이비박스에 유기했다. B 양은 다른 곳에 입양돼 현재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앞서 다른 아동매매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0월 전주지법에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당시 A씨는 2019년 9월 경기도 안성에서 산모에게 돈을 주고 아이를 건네받은 후, 아이를 약 680만원에 다시 제3자에게 건넨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재판에서 어머니 건강 상태를 강조하며 선처를 구했으나, 정작 어머니가 건강상 도움이 필요할 때는 혼자 빌라에 거주하며 이 같은 아동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올해 2월 항소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은 B 양 친모와 C 씨 등도 아동매매 행위를 했다고 보고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겼다.


한편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2015~2022년 사이 태어났으나 주민등록번호 없이 의료기관이 예방접종 등을 위해 부여한 7자리 ‘임시신생아 번호’만 남아있는 2121명을 전수 조사한 결과 249명(11.7%)이 이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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