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경제 위험 신호 널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공공 투자 위기
경제 기관들 잇따라 성장률 하향
개혁개방 이후 한때 연간 6~7%의 국가 총생산(GDP) 성장률을 누적했던 중국의 호황이 끝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온라인판으로 출간한 해설 기사에서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라고 평했다.
매체는 "중국을 빈곤에서 대국으로 이끈 경제 모델이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위험 신호가 온천지에 널렸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약 40년에 걸쳐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2010년대에도 6~7%의 GDP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는 세계 평균 GDP 성장률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 경제는 빠르게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WSJ은 중국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내수 경기는 부동산과 공공 기반시설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해 활성화했는데, 이제는 투자 과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서남대학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아파트 5분의 1은 비어있으며, 이는 약 1억3000만채에 해당한다. 부동산 개발 기업 부실도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거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 가든)'은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영국 런던의 시장조사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성장률이 오는 2030년대엔 2%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중국의 연간 성장률이 4% 미만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 감속은 중국 정부 부채에도 부담을 준다. 과거 중국 정부는 과감한 공공 인프라 투자 정책으로 경제를 부양했는데, 이는 정부가 빚을 져서 투자하는 만큼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에 감당 가능한 정책이었다. 즉, 성장 속도가 부채 증가 속도를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중국도 부채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중국 경기 하강 우려 속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개월 만에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와 부동산·금융업계 등의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기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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