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폐영식·K팝 공연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졸속행정·잔디훼손 우려 커져…"복구 비용 지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공연과 함께 막을 내렸다. 다만 K리그 팬들의 경기장 '잔디 훼손' 우려가 잦아들지 않자, 정부가 복구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콘서트 기획 단계부터 경기장 원상회복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였으며, 최선을 다해서 복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 11일 열린 잼버리 폐영식 및 'K팝 슈퍼라이브 콘서트'를 두고 잔디 그라운드 훼손 여론이 일자 이 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어 “무대 등 콘서트 관련 시설 철거가 완료되자마자 서울시설공단에서는 그라운드 상황을 면밀히 살펴 전용 잔디 보식 등 긴급 복구에 들어갈 것”이라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FC와 서울시설공단 측과 협력해 빠른 시일 내 경기장을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당초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지난 6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외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폭염 등 안전상의 이유로 11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여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전북과 인천의 FA컵 4강 경기가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피해가 우려돼 지난 7일 새만금 야영장 철수가 결정됐다. 새만금에 체류하던 참가자 전원이 새만금을 떠나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이동하게 됐고, 공연 장소는 다시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갑작스레 변경됐다.
문제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깔린 '하이브리드 잔디'였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2021년 경기장 그라운드에 천연잔디 95%와 인조 잔디 5%를 섞은 하이브리드 잔디를 새롭게 깔았다. 이 과정에서 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바 있다.
당장 무대 설치 등으로 잔디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간 잔디 훼손을 막기 위해 수입원인 대형 콘서트 개최를 받지 않고, 행사 진행 시 가변석이 있는 E석에 무대를 설치한 것과 대조된 모습에 더 비판을 받았다.
일부 K리그 팬 사이에서는 "10억짜리 잔디 깔아놓고 K팝 콘서트로 훼손하나"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K리그 팬은 K팝 공연이 열린 지난 11일 "잼버리 졸속행정 왜 피해를 K리그가?"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의 원상복구 대책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안 써도 될 돈이었는데 결국 세금으로 때우나" "잔디가 빠르게 지원한다고 저절로 빨리 자라나" 등 비판이 나왔다.
반면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잼버리 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언제까지고 잔디를 모시고 살 수는 없는 것" 등의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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