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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지난가을, 족집게 예언자 "잼버리 역경에…"

수정 2023.08.12 19:21입력 2023.08.12 09:00

지난해 10월25일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장
이원택 의원 “폭염 대책, 정말 점검하셔야”
여성가족부 장관 “제가 꼭 책임지고 잘…”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둘러싼 논란의 후폭풍은 국내 문제로 머물지 않는다. 스카우트 대원들을 한국에 보낸 각국은 파행으로 이어진 잼버리 사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생각하던 한국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겨준 사건이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새만금을 떠나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뿔뿔이 흩어졌다. 잼버리 대회의 본래 취지는 이미 훼손됐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이어졌다.


잼버리 대회를 둘러싼 아쉬움이 커지면서 이번 사태의 배경에 관한 궁금증은 증폭하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들이 4일 전북 부안군 잼벼리 야영장 수돗가에서 물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흥미로운 점은 지난가을에 이미 ‘잼버리 사태’를 예견한 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행사에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인물, 그 주인공은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그는 족집게 예언자처럼 잼버리가 역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나온 질의응답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 이 의원은 8월 한국 기후 특성을 지적하며 폭염 대책 등을 주문했다.


“폭염이나 폭우 대책, 비산먼지 대책 그다음에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 또 세계적인 대회이기 때문에 많은 관광객이 올 겁니다. 관광객 편의시설 대책 또 영내·외 프로그램 점검하셔야 합니다. 정말 점검하셔야 하고.”

이 의원이 거듭 당부한 것은 행사 1년 전 준비 상황을 가늠하는 공정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기반시설이 지금 8월 현재 37% 공정률 아닙니까? 이제 곧 겨울 들어간다. 그러면 내년 3월에 봄철이 돌아온다”고 경고했다. 준비 기간이 많이 남지 않았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당부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세계의 청소년들과 세계에서 다 바라보고 있는 이 대회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장관님 좀 인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잼버리가 정말 어려운 역경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 지난가을 국정감사 현장에서 나왔던 국회의원의 이런 지적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어떤 답변을 내놓았을까.


김 장관은 “예 전라북도 지사님하고…”라고 여운을 남겼다. 여성가족부가 전라북도와 협의하겠다는 응답이었지만, 이 의원의 절박한 호소와 대비되는 짧은 내용의 답변이었다.


이 의원은 여성가족부에서 다른 부처로 업무가 이관되더라도 책임 있게 준비할 주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잼버리 대회를 총괄할 컨트럴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당시 김 장관은 “그것은 제가 꼭 책임지고 잘 이관되도록 하겠다”면서 “저희가 태풍 폭염에 대한 대책도 다 세워 놓아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님께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퇴영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회의원에게 배정된 국감 질의 시간이 한정돼 있기에 대화는 더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잼버리 관련한 질의응답은 이게 전부였을까.


앞서 이 의원은 다른 질의 시간에도 잼버리 관련한 내용을 질의했다.


이 의원은 “장관님 10개월 앞둔 세계 잼버리가 내년이지 않습니까. 8월에. 지금 열 달 앞뒀습니다. 과연 주무 부처가 사라진 조건에서 이 잼버리가 제대로 될까요”라고 질의했다.


김 장관은 “물론입니다”라고 짧게 답변했다.


뒤이어 나온 이 의원의 지난가을 경고는 2023년 8월 현재의 시점에서 곱씹어볼 대목이다.


“잼버리 대회도 지금 준비 상태를 좀 더 디테일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이원택 의원) 현장에서 그것을 보기 때문에 걱정돼서 말씀드리는데 부처의 장관과 책임자가 혼선이 있는 조건에서 이 행사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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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할수록 커지는 불씨, 文 평산마을 만찬 논란
수정 2023.08.12 11:00입력 2023.08.12 11:00

친문 의원, 총선 모임 해석에 방어막
민주당 리더십 논란 번지는 시점도 변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에 측근 야당 의원들을 소집해 총선 대책을 논의할 것이란 얘기가 번지면서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거론된 의원들은 "소설", "가짜뉴스"라며 일제히 반발했지만, 해명할수록 논란의 불씨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는 민감한 시기에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남이 준비됐기 때문이다. 내년 4월 제22대 총선을 8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정치인 만남은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 리더십 위기가 계속되면서 친명계-비명계 갈등의 불씨가 곳곳에 잠재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문 전 대통령을 만나고자 양산으로 향하는 것은 정치적 배경에 관한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열린 '섬진강 수해 극복 3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8.8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친문계 의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 소집' 보도와 관련해 "의원들 서너 명이 여름도 되고, 그동안 (문 전 대통령을) 뵙지도 못했으니 한번 찾아뵙자는 게 팩트"라며 총선 대책과는 일절 상관없는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평산(마을)에서 저희가 그런 토론을 왜 하겠느냐"며 "단언하건대 대통령께서 퇴임 이후에 누구를 보려고 평산마을로 부른 적은 단 한 명도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출신인 윤영찬 의원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과 그런(총선) 얘기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문 전 대통령을 어떤 식으로든 현실 정치판으로 끌어내고 싶어하는 의도가 있는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터무니없이 소설을 써서 마치 무언가를 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를 쓰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이 여전히 야권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을 '민주당 진영의 대주주'라고 표현했다.


윤 실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 네트워크망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네트워크망을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2012년 총선 직전 정치를 시작한 이후 2016년, 2020년 총선 공천까지 강한 영향력을 끼쳤다며 "세 번의 총선, 현재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보면 문 전 대통령하고 인연이 없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어 문 전 대통령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지도부로 뭉치는 구심력보다는 자꾸 바깥으로 시야를 돌리게 하는 원심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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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내는 대학때 만난 내 첫사랑"…서현역 흉기난동 피해자 공개한 남편
수정 2023.08.12 11:14입력 2023.08.12 11:12

"가해자보다 피해자에 주목해 달라"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유족이 피해자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다.


고 이희남 씨의 남편은 11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과 관련해 "제 아내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거 보고 내가 완전히 미쳐버렸다"며 "(아내는)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제 첫사랑"이라고 했다.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 고 이희남 씨의 모습. / 사진출처=KBS 보도화면 캡처

그러면서 "이건 차 사고가 아니라 완전히 테러"라고 지적했다.


고 이희남 씨 사위는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가 주목받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며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건 저는 정말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가해자 최원종(22)에 대해 엄벌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5시 56분께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연결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차에서 흉기를 들고 내려 시민들을 향해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이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차에 들이받힌 20대 여성 1명은 여전히 뇌사 상태이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과는 지난 6일부터 최원종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진행했으나 측정이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20문항(40점)으로 이뤄진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부족, 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한다. 국내에서는 25점을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경찰은 "최원종은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있고 피해망상 등이 확인됐다"며 "사이코패스 평가요인 중 대인관계, 정서적 문제 관련 세부 문항 채점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원종은 신상 공개 이후 "피해자분들께 죄송하고 지금 병원에 계신 피해자분들은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다. 사망한 피해자께도 애도의 말씀 드리고 유가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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