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전기차 bZ3 중국서 리콜
올해 핵심 전기차 기술 관련 리콜만 3번째
성장세 긍정적이나 잇따른 리콜에 '찬물' 우려
"이미지 훼손으로 소비자 신뢰 확보 과제"
자동차 업체들이 모두 ‘전동화’라는 기차에 몸을 싣고 달리고 있다. ‘막차’를 탄 도요타는 잇달아 순수전기차를 내놓으며 따라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각종 결함이 드러나 리콜(시정조치)이 잦다.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져 갓 뛰어든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요타는 최근 중국에서 세단형 전기차 bZ3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지난 4월 출시 후 판매된 1만2205대가 대상이다. 이 차량은 도요타가 내놓은 두 번째 전기차다. 중국 시장 전용으로 비야디(BYD)와 함께 개발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매립식 구조로 된 문 손잡이다. 설계 오류로 손잡이와 차 문 잠금장치 사이 과도한 틈이 생겨 잠금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 심지어 주행 도중 뒷문이 열릴 위험도 있다.
올해만 3번째 리콜(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포함) 이다. 모두 전기구동 및 전력 변환 시스템 결함이다. 지난달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RAV4 프라임과 렉서스 NX450h+에서 전력변환장치 불량으로 계속 전류가 흐르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으로 7000대를 리콜했다. 지난 2월 미국에선 2021년형 RAV4 1만6679대가 추운 날씨에 EV모드(무급유 모드)로 급가속하면 차량이 멈추는 문제로 시정조치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첫 양산 전기차 bZ4X가 디스크 휠 문제로 급가속·제동을 연속적으로 하면 볼트가 풀려 바퀴가 빠지는 현상이 나타나 리콜을 했다.
도요타뿐 아니라 다른 일본 전기차도 리콜이 잦은 편이다. 닛산은 지난달 미국·유럽 등에서 138만대를 리콜했다. 크루즈컨트롤 시 급가속을 하거나 모터가 정지되는 문제가 있었다. 마쯔다도 지난 4월 전력변환장치 제어 프로그램 문제로 1만대를 리콜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경쟁사들보다 늦게 전동화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을 전기차 분야 후발 주자로 분류하고 있다. 도요타는 2026년까지 10개 전기차를 출시해 연 15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혼다도 2030년 전기차 생산량 200만대를 목표로 2027년까지 총 7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전기차 시장에서 성장세는 긍정적이다.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 전기차(PHEV 포함) 9만9928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6801대에 비해 76% 증가한 수치다. 판매량은 적지만 증가 폭은 크다. 2020년 도요타는 전 세계 1032대(순수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만 4만6171대의 전기차를 팔아 약 40배 성장했다.
하지만 리콜이 지속돼 이미지가 훼손된다면 경쟁사에 뒤떨어진 판매량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NE리서치 자료를 보면 상반기 전기차(PHEV 포함) 인도량 1위는 비야디(BYD)로, 128만7000대를 팔았다. 도요타 판매 대수는 비야디의 7% 수준이다. 경쟁사인 테슬라(88만9000대), 현대차·기아(26만6000대)보다 판매량이 떨어진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리콜이 완성차 업체가 자발적으로 문제를 신고하고 시정해 그 자체로 품질을 의미하진 않는다면서도 “테슬라 등 선발주자가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한 상태에서 일본 레거시 업체는 전기차의 결함으로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어 소비자 신뢰 확보까지 과제가 산재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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