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쟤들은 호텔, 우린 강당 바닥"…잼버리 한국 대원 '홀대' 논란

수정 2023.08.10 15:23입력 2023.08.10 13:27

조직위 설명과 달리 교회 강당서 체류
샤워시설 없고 바닥에 매트 깔고 취침
"이럴 거면 새만금으로 돌아가고 싶다"

부실 준비로 인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이번엔 한국 대원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에서 조기 퇴영 이후 외국 대원들은 호텔과 기업 연수시설 등 쾌적한 숙소에서 머물렀지만, 한국 잼버리 대원들은 무관심 속에 열악한 시설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한 한국 대원들이 지난 8일 샤워시설이 없는 경기 용인시의 한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사진출처=MBC]

지난 8일 MBC 보도에 따르면, 잼버리 야영지에서 이동한 한국 대원 370명은 경기 용인시의 한 교회 강당 바닥에서 잠을 자야 했다. 바닥에 별다른 침구도 없이 얇은 매트만 깔려 있었다. 여기에 교회에는 대원들이 씻을 만한 샤워 시설도 갖춰지지 않아 화장실 세면대를 이용하거나 호스를 연결해 씻어야만 했다.


교회에 늦게 도착한 일부 대원들은 숙소가 마련되지 않아 3시간 넘게 밖에서 대기했다. 결국 일부는 집으로 돌아가거나 "더는 못 자겠다'며 거처를 옮겼다.


한 학부모는 9일 "여기서 이렇게 잘 것 같으면 자기들은 도로 (새만금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자기들이 난민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얘기했다"며 "손님을 대접해야 하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너무 심했다"고 KBS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한국 대원과는 너무나 다른 외국 대원 지원
9일 오전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네덜란드 대표단 800여 명이 각각 400명씩 2개 조로 나눠 경기도 수원시 소재의 사적 '화성 융릉과 건릉'을 방문해 비각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열악한 환경에서 머문 한국 대원과 달리 대부분의 외국 대원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여러 기업의 지원으로 2인 1실의 호텔 수준 시설에 머물고 있다. 이탈리아 잼버리 대표단 160여 명은 8일부터 4박 5일 동안 송도 글로벌R&D센터 레지던스 홀에 묵고 있다.

핀란드·네덜란드 등 6개국 1000여명의 대원의 경우,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4곳의 연수원 시설에서 지내고 있다. 그룹의 주요 연수원은 규모뿐 아니라 침실과 식단, 피트니스 등 부대 시설 면에서도 5성급 호텔 못지않아 대원들이 큰 만족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온두라스·칠레 등 4개국 2882명은 충북을 찾아 절반은 템플 스테이 형태로 단양 구인사에, 나머지는 대학 기숙사·공공기관 연수원 등 시설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


멕시코 대표단 401명 역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 캠퍼스에서 지내며 야구 경기 관람, 한국문화 체험에 나섰다.


입국도 안 한 외국 대원 위해 출장뷔페·숙소 배정하기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퇴영해 대전에 머무는 브라질 단원들이 9일 오후 대전 대덕구 장동 계족산황톳길에서 맨발 걷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충남 홍성군에서는 잼버리 조직위가 혜전대학교 기숙사에 예멘 대원 175명을 배정했다가 뒤늦게 이들 대원이 입국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지자체 공무원과 학교 측에 통보하는 일도 벌어졌다.


충남도와 홍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조직위는 잼버리 대원 5200여명을 충남 18곳 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 홍성 혜전대학교 기숙사가 예멘 대원 175명 숙소로 배정되자 홍성군과 충남도 공무원, 혜전대 관계자들은 긴급하게 대원 맞이에 나섰다. 기숙사 청소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대원들 환영 현수막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대원 175명 식사를 위한 출장뷔페 음식까지 마련된 상황에서 대원들이 언제 출발해 몇 시에 도착할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조직위 측에서는 인솔자 연락처를 계속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상춘재 관람하는 잼버리 덴마크·노르웨이 대원들. [사진출처=연합뉴스]

결국 예멘 대원들이 입국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후 9시가 넘어서였고, 이용록 홍성군수 등 관계자들은 오후 10시가 가까운 시간에서야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홍성군과 충남도 공무원, 혜전대 관계자들은 환영 현수막과 출장 뷔페 음식까지 마련했다가 이를 모두 폐기 처분해야 했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새만금 잼버리는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자와 벌레 물림 환자 속출, 화장실과 샤워장의 비위생적인 환경, 현장 미화를 위한 자원봉사자 및 아르바이트 구인 등으로 준비 부족 논란을 빚어왔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도시락 값 내라" 잼버리 동원 공무원들, 식비 청구에 '부글부글'
수정 2023.08.10 15:44입력 2023.08.10 15:11

전북도, 현장 지원 나간 공무원 식비 걷어
누리꾼 "지원 나간 공무원에게 돈 내라니"
전북도 "출장비에 포함돼 있던 것" 해명

온열질환자가 속출한 땡볕 속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에 지원 업무를 나간 공무원에게 전북도가 식비를 걷어 원성을 사고 있다. 전북도는 출장비에 포함된 식비를 돌려받는 절차라고 해명했다.


10일 전북도 자치행정과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새만금 야영장에서 전원 철수한 다음 날인 지난 9일 지원 업무를 마친 공무원들에게 식비를 청구하는 공지를 문자메시지로 돌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잼버리 동원 전북도 공무원들에게 지급된 1만 2000원짜리 도시락.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연합뉴스]

공지 메시지에는 '잼버리 관련 시설점검 해주느라 더운 날씨에 너무 고생이 많았다. 부담을 주게 돼서 죄송하지만, 동원된 직원들 식비를 각 부서에서 걷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식비는 1인당 1만2000원이며 부서별로 참여 인원에 따라 식비를 계산해 담당자 계좌로 송금토록 했다.

황당한 상황에 일부 공무원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려 하소연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잼버리 청소 지원 업무를 다녀왔다는 글쓴이는 "오후 1시에 출발해 2시부터 근무를 시작했고, 배부해준 도시락으로 저녁을 먹은 뒤 오후 8시 30분까지 근무해 9시 30분에 복귀했다"면서 "그런데 잼버리 지원 근무자에게 도시락 비용 1만 2000원이 청구됐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도시락 사진도 공유했다. 이를 본 누리꾼은 "4500원짜리 편의점 도시락보다 못하다" "도시락 비용 받을 생각한 건 누구 머리에서 나왔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새만금 잼버리 청소 등을 위해 자원봉사 형식으로 긴급투입됐던 전북의 한 공무원이 '일을 시켜놓고 도시락값까지 내라고 하더라. 이게 1만2000원짜리 도시락이냐'며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분통을 터뜨렸다.[사진출처='블라인드']

또 다른 누리꾼은 '하다 하다 이제 자원봉사자와 동원된 직원에게 돈을 내라니 말이 안 나온다', '진짜 너무 상식 밖이라 믿기지 않는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도 관계자는 "워낙 많은 직원이 동원됐는데 식비를 한 부서에서 모두 부담할 수는 없었다"면서 "더운 날씨에 직원들 고생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대한 도우려고 했지만, 출장비를 지급하는 것 외에 별도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사비로 밥값을 내라고 한 게 아니라 출장비에 포함된 식비를 다시 되돌려달라고 한 것"이라며 "직원들이 보낸 식비는 도시락 업체 정산 비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00㎜ 물폭탄 '태풍 카눈' 서울로 북진중… 1만명 대피
수정 2023.08.10 10:22입력 2023.08.10 10:22

15시간동안 우리나라 통과
수도권 밤에 피해 집중 될 듯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를 남북으로 종단할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경남에 상륙했다. 태풍 카눈은 하루종일 천천히 북상하며 전국에 최대 500㎜ 이상의 비를 쏟아부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전국에서 1만여명이 사전 대피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한 10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시간당 6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내동의 한 도로에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경 경남 거제시 부근에 도착했다. 카눈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75hPa과 32㎧(시속 115㎞)이며, 강도 등급은 ‘중’으로 지붕을 날려버릴 수 있는 세기다.


카눈은 15시간에 걸쳐 우리나라를 정중앙에서 좌우로 가르며 종단할 예정이다. 이날 정오 대구 서남서쪽 50㎞ 지점, 오후 6시 청주 북북동쪽 20㎞ 지점,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40㎞ 지점을 지나 자정께 서울 북북동쪽 40㎞ 지점에 이른다. 북상하는 속도는 상륙 시점 시속 34㎞에서 조금씩 느려져 경기 북부에 도착하는 자정에는 시속 2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피해는 이날 밤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전국에 태풍특보를 내렸다. 폭우는 카눈의 이동경로를 따라 전국으로 확대된다. 예상 강수량 강원영동 150~300㎜(많은 곳 500㎜ 이상), 강원영서·수도권·서해5도·충청·전북·영남 100~200㎜(경상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울릉도·독도 30~80㎜, 제주 5~40㎜ 등이다. 특히 강원영동과 경상해안, 경상서부내륙은 시간당 강수량이 많게는 60~80㎜, 전반적으로는 시간당 40~60㎜에 달하는 ‘극한호우’도 예상된다.

최대순간풍속도 전남동부해안과 경상해안 초속 40m 내외, 강원영동·경상내륙·호남(전남동부남해안 제외)·충남서해안·제주 25~35㎧, 인천·경기서해안·경기남부내륙·강원영서·충청내륙20~30㎧, 서울과 경기북부내륙 15~25㎧에 달하겠다. 지역에 따라 간판이 떨어지거나 기왓장이 뜯어져 날아가고, 열차 탈선도 가능한 강풍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11개 시도, 79개 시군구에서 7606세대 총 1만373명이 일시 대피했다. 도로는 389개소, 둔치주차장은 252개소, 하천변은 499개소가 통제 중이다. 해안가는 166곳이 통제중이며, 국립공원은 21개 공원 613개 탐방로가 폐쇄됐다. 지리산둘레길, 한라산둘레길 등 전국 주요 숲길도 카눈이 완전히 소멸되는 시점까지 전면 통제된다. 산림청은 9일 오후 4시를 기해 전국에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심각’은 산사태 위기경보 4단계 중 최고 단계다.


항공기는 14개 공항에서 337편이 결항 중이다. 여객선도 98개 항로 128척이 통제 중이다. 철도는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47회가 운행 중지 예정이다.


한편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부터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충주, 횡성, 임하, 밀양, 용담, 보령, 섬진강댐 등의 방류를 진행한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