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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뚜껑 열어 변 있는지 확인하라" 잼버리 동원에 뿔난 공무원들

수정 2023.08.07 08:51입력 2023.08.07 08:51

"개판 오분 전"…요구사항 전달·보이콧 예고

전북 부안에서 열린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미흡한 행사 준비로 연일 논란인 가운데, 인근 지자체 공무원을 푸세식 화장실 청소에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장을 찾아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북지역 공무원 노조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지문이 게시됐다. 공지에 따르면 잼버리 행사 지원에 동원된 전북지역 14개 시군 공무원들은 요구사항에 대한 답변이 없을 시 보이콧을 예고했다.


공지에는 “뜨거운 날씨,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현장 파견 근무를 해야 하는 조합원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직위원회 책임자를 만나 불편 사항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려고 했으나 책임자를 만날 수 없었다. 제가 본 현장은 한마디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라고 적혀 있었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어 "어제 도에서 긴급히 긴히 도청, 부안, 김제 공무원들을 동원하여 화장실 청소를 하려 했었지만, 노동조합에서 강력히 항의하여 취소됐다"며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닌 일명 푸세식(재래식) 화장실이었다. “11개국에서 온 외국 청소년들의 눈에는 아프리카에서나 봄 직한 풍경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비위생적인 화장실로 인해 망신을 산 바 있다. 당초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화장실 청소 체크리스트에는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 '변기에 누렇게 낀 때를 제거하라' 등의 항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부터 잼버리 대회장을 찾아 직접 현장을 챙긴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저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때 화장실 청소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도 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또 조직위 측에 ‘직원 휴게공간 없음(알아서 그늘 찾아 쉬어야 함)’, ‘사전 협의된 업무와 다른 일을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시’, ‘웰컴센터에서 업무 현장까지 도보 이동(본인 차량 이동 금지, 도보로 40분 걸린 직원도 있었음), ‘조직위 관리자 간 업무분장으로 자주 다투거나 혼선 발생’, ‘원활한 식사 불가’ 등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위 사항들에 대한 답변이 내일(6일)까지 없을 경우 7일부터 전북 14개 시·군 모두 보이콧하겠다고 전달하고 왔다”며 “추후 진행 상황을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이날 전북지역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공유되면서 공무원들의 노고가 전해지기도 했다.


공문에는 “잼버리 부지 내 정비 인원 부족으로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의 이용 시설이 열악한 상태”라며 “시설 확인 및 정비할 수 있도록 각 시군에 아래와 같이 인력지원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원 요청 인력은 전주·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 등 지역에서 각 100명씩 총 600명으로 나타나 있다.


현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동원을) 보이콧한 건 14개 시·군 직원들이고, 도청 직원들은 지금도 새벽 4시 반~오후 2시 조, 오후 2시~밤 11시 근무 조를 짜서 아직도 화장실 상태 체크하러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잼버리 조직위 집계에 따르면 화장실·샤워장 청소 인력은 기존 70명에서 894명까지 늘렸고, 청소 횟수도 확대했다. 이동식 화장실은 62동이 추가 설치됐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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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보고서]"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맛있는 음식이나 먹자"…휴가 대신 '몰캉스'
수정 2023.08.07 17:03입력 2023.08.07 07:54

직장인 10명 중 7명 "휴가 계획 없다"
고물가·폭염에 여행가는 대신 시원한 쇼핑몰로

편집자주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가운데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로 인해 휴가를 미루거나 휴가 계획을 취소하는 일명 '휴포족(휴가 포기자)'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고물가 상황 속에서 기록적인 폭염까지 겹치자 여행을 가는 대신 시원한 대형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유를 즐기는 모습이다.


"시간도 없고 돈도 없다"…휴가 포기하는 '휴포족'↑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여름휴가가 집중된 이른바 '7말 8초' 피서철을 맞이했으나,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올여름 휴가는 포기했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규제가 완전히 해제된 후 하늘길이 열렸음에도 고물가 여파로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서울 구로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김은정씨(26)는 "여름휴가 때 충북 충주에 있는 본가를 다녀올 예정"이라며 "국내 여행이라도 다녀오려고 했으나, 바가지요금이 걱정되기도 하고 날씨도 더워서 엄두가 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맛있는 음식이나 먹는 게 휴가 같다"고 덧붙였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역대급 폭염까지 겹치면서 여행 부담은 더욱 커졌다. 앞서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정부는 지난 3일부터 폭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근무 2단계를 가동했다. 폭염 대응으로 중대본 1단계가 아닌 2단계가 가동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자 올 여름휴가 계획을 정하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조사 전문기관 피앰아이가 설문 제작 플랫폼 '유니서베이'를 활용해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올여름 휴가에 대한 기획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9.6%는 '여름휴가 계획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33.8%로 뒤를 이었다. 즉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휴가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셈이다.


이들은 휴가 계획을 정하지 않은 이유로 ▲일정 조율이 어려워서(35.4%) ▲비용이 부담돼서(34.8%) 등의 답변을 꼽았다. 이 밖에도 ▲생업(사업) 상의 이유(17.5%) ▲건강 문제가 걱정돼서(11.0%) 등의 답변도 있었다.


무더위 피해 대형쇼핑몰 찾는 '몰캉스족'
폭염과 고물가에 쇼핑몰 바캉스로 불리는 '몰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현대를 찾은 시민들이 시원한 실내에서 쇼핑도 하고 휴가도 즐기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휴가를 포기하는 대신 시원한 대형 쇼핑몰에서 시간을 보내려는 이른바 '몰캉스족'이 늘고 있다. '몰캉스'는 '쇼핑몰'과 '바캉스'의 합성어다.


실제로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백화점과 아울렛 등에 몰리면서 방문객 수는 급증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이 36도였던 지난 주말(29~30일)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의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15% 늘어났다.


통상 휴가철인 7~8월은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어 비수기로 분류된다. 그러나 올해 해외여행 대신 '집콕'을 선택한 이들의 발길이 쇼핑몰로 이어지면서 백화점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무더위가 계속된 지난 2일 시민들이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별마루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더 현대를 방문했다고 밝힌 회사원 이서영씨(27)는 "라울 뒤피 전시회를 보러 더 현대를 방문했는데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특히 카페와 빵집 등이 들어서 있는 지하 1층에는 대다수의 매장에서 웨이팅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내는 '도캉스', 미술관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미캉스' 등도 인기다. 이는 살인적인 폭염을 피해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실내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름휴가 양극화됐다" 지적도

다만 일각에서는 휴가 양극화 현상이 과거보다 뚜렷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치솟는 물가 탓에 휴포자가 속출하는데도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의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에 따르면 이번 달 여름 휴가철 성수기(8월 1∼15일) 김해공항 예상 이용객은 5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선 30만6000명, 국제선 28만2000명이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73만 8000명)과 비교해 80% 수준이다. 오는 13일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일평균 여객 수가 가장 많은 4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모처럼 떠나는 여행인 만큼 휴가에 지출하는 비용을 아끼지 않겠다는 이들도 나온다. 이에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하나투어의 하이엔드 맞춤 여행 브랜드 '제우스월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2% 증가했다. 제우스월드가 제공하는 여행 상품 가격은 대부분 1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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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흉기 들고다니는 고졸 배달원' 자기 소개…신림동 사건도 검색했다
수정 2023.08.07 13:05입력 2023.08.07 12:47

경찰, 휴대폰 2대·컴퓨터 1대 포렌식
'사시미칼' 등 유사 키워드 검색
온라인에 '고졸 배달원'이라 쓰기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모(22)씨가 범행 전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을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시미칼’, ‘칼 들고 다니면 불법’ 등의 키워드를 범행 한 달 전부터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14명의 사상자를 낸 그는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밖에 나갈 때 회칼 들고 다니는 고졸 배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모씨가 5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6일 경기남부경찰청은 최씨를 체포한 뒤 임의제출 받은 휴대전화 2대와 컴퓨터 1대를 디지털 포렌식 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는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흉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밖에 나갈 때 30㎝ 회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배달원’이라고 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림역 살인사건과 스토커 발각) 두 사건을 기점으로 군사력 대폭 강화’, ‘이제 나 그만 괴롭히고 내 얘기 좀 들어보셈’ 등의 글도 올렸다.


최씨가 2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흉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쓴 게시글 [사진출처=채널A 캡처]

경찰은 최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작성한 글들이 이번 사건과 연관돼 있는지 조사 중이다.


최씨는 범행 전날에는 “서현역 지하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이라고 썼다. 이날은 최씨가 흉기 2점을 구입, 서현역에 갔다가 범행을 포기하고 돌아간 날이다.


최 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 59분경 서현역 AK플라자 백화점 일대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시민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범행 전날이자 흉기 2개를 구입한 지난 2일 “서현역 지하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이라는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사진출처=채널A]

또 흉기 난동을 저지르기 전 백화점 인근에서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 5명을 다치게 했으며 이들 중 60대 여성은 6일 사망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 5분 체포됐고 5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경찰은 최씨에게 살인 등 혐의를 적용했으며, 7일 오후 2시 최 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공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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