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뒤 이어진 폭염으로 농산물값이 치솟아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배추의 도매가격은 일주일 만에 7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지난해 여름철의 ‘김치 품귀’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4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이 10㎏에 2만240원으로, 일주일 전(1만1572원)에 견줘 74.9%나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18.4% 뛰었고 지난해 같은 때보다는 2.8% 높은 수준이다.
이뿐만 아니라 겉절이나 쌈에 주로 이용되는 알배기 배추 가격도 폭등세다. 같은 날 기준 알배기 배추(8㎏) 도매가는 3만7230원으로, 일주일 전(2만7900원)보다 33.4% 올랐다.
이처럼 배추 가격이 상승한 건 강원도 고랭지 노지에서 재배되는 여름배추에서 무름병 등 병해로 인해 산지에서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여름배추는 주로 강원도 해발 400m 이상 고랭지 노지에서 재배, 6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시장에 공급된다. 병해가 확산할 경우 작황 부진으로 배추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배추 가격 상승에 더해 김치 부재료인 무, 대파, 양파 등의 가격도 올라 김치를 담그려는 사람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 도매가격은 20㎏에 2만940원으로 일주일 전(1만729원)과 비교해 70.5%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128.7%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해 26.3% 높은 수준이 됐다.
대파 도매가격은 1㎏에 3084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3.6%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6.7% 상승했다. 1년 전보다는 22.2% 비싸다.
양파 도매가격은 15㎏에 2만720원으로 한 달 전보다 11.9% 비싸다. 일주일 전보다는 2.0% 떨어졌고, 1년 전과 비교하면 7.2% 낮다.
폭염에 이어 발생할 태풍도 걱정거리다. 지난해에는 9월 초에 태풍 ‘힌남노’가 덮치며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다.
당시 대형마트와 대상, CJ제일제당 등 식품기업의 온라인몰에서 포장 김치가 품절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봄배추 저장량과 정부 비축량을 고려할 때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급 불안에 대비해 선제적인 물량 비축과 약정 수매 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