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어른들이 미안해"…얼음생수 채워 배달하는 군산 시민들
수정 2023.08.06 12:42입력 2023.08.06 12:29
폭염과 온열환자 발생으로 대표단 일부가 철수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이 참가자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6일 전라북도 군산의 페이스북 지역 커뮤니티 군산스토리에 따르면, 행사장 인근 군산시 시민들이 음료를 기부하는 등 지원활동을 벌였다. 꽃게 냉동고를 동원해 얼음물을 공수하기도 했다.
'군산스토리' 회원들이 마련한 얼음물과 이온음료.[군산스토리 페이스북 갈무리]군산 시민들은 지난 4일부터 ‘잼버리 군산우물’을 운영하며 행사에 참여한 대원들에게 음료수와 생수 등 약 1만 병을 지원했다.
군산에서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생수를 제공하는 '군산우물' 프로젝트가 지난 2017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의 연대로 시작된 군산우물은 매해 6월 말부터 8월까지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시원한 생수를 제공한다. 생수 구입 비용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매주 한 차례 하는 배달도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하는데, 이들이 이번 잼버리 행사도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난 4일 얼음물 1000병과 이온음료 500병을 부안 새만금의 잼버리 야영장에 전달한 데 이어 5일부터 얼음물 1000병과 이온음료 600병씩 총 9500병을 10일까지 메일(6일 제외) 전달할 계획이다.
잼버리 대원들에게 제공할 얼음물을 실어나르는 군산 시민들. [사진출처=군산스토리 페이스북 갈무리]지역 주민들의 모금도 이어졌다. 전날까지 모두 975만 원이 모금됐고 음료수 보관을 위해 지역 음식점에서 냉동창고까지 제공했다.
이 프로젝트엔 군산시내 소상공인과 개인 등 164명이 참여했는데, 생수 배송과 현장에서 나눠주는 일도 지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손을 보태고 있다.
군산스토리는 페이스북에 “우리 집에 온 손님인데 차린 건 없어도 배불리 보내야 한다”며 “아이들이 좋은 추억과 재미있는 기억만을 남길 수 있도록 시원하게 얼린 생수와 이온음료를 제공하려 한다”고 군산우물 운영 취지를 밝혔다.
군산 외에도 부안군 학부모협의회, 부안군 하서초등학교 구성원 등 전북 부안 지역 사회단체들도 지난 4일 얼음물 4만 병을 확보해 전달했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델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한편, 잼버리 행사와 관련해서는 여러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날 잼버리 영내에서 발생한 성범죄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현장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2일 영지 내 여자 샤워실에 30∼40대로 추정되는 태국 남자 지도자가 들어와 발각됐고, 100여명 정도의 목격자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6일 "아주 경미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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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후드티男 흉기들고 뛰어다닌다"…애먼 중학생 잡은 사복경찰
수정 2023.08.07 07:10입력 2023.08.06 13:51
진압과정서 전치 3주 상처 입어
부모 "피투성이 아이 병원도 안 데려가"
경찰 "난감한 상황에서 일어난 사고"
흉기 소지범으로 오인된 중학생이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인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6일 연합뉴스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인근 지구대와 당직 형사 등 모든 인력을 동원해 폐쇄회로(CC)TV 등을 바탕으로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사복 차림의 형사들은 현장에 출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달리는 중학생 A군을 특정해 붙잡았다. 진압과정에서 A군은 형사 여러 명이 다짜고짜 자신에게 달려들자 겁이 나 달아났고, 형사들은 A군이 도주한다고 생각해 쫓아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A군이 달리다가 넘어져 다쳤으며, 진압과정에서도 머리, 등, 팔, 다리에 상처가 났다.
A군이 진압과정에서 상처를 얻었다는 주장과 함께 올린 사진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문제는 붙잡고 보니 A군은 흉기를 소지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신고 당시 그는 평소처럼 운동을 위해 하천가를 달리고 있었고, 잠시 하천가 인근 공원에서 축구하던 아이들을 구경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이들은 A군이 자신들을 지켜보다 다시 달리기를 이어가자 이를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군이 진압되는 과정을 목격한 시민들은 '의정부시 금오동 흉기난동범'이라는 사진과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까지 했다.
A군의 부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피범벅이 된 아이를 병원도 데려가지 않고 수갑을 채운 채 경찰서에 구금했다"며 "사복을 입은 경찰들은 소속과 신분, 미란다원칙 등을 통보하지 않고 무리하게 아이를 폭행했다"고 억울해했다. 이어 "우리 아이는 매일 하천으로 운동을 하러 가는데 땀을 많이 내기 위해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끼고 운동한다"면서 "경찰로부터 어떠한 조치를 받지 못했고 직접 아이를 병원에 옮겨 전치 3주 정도의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 CCTV 영상을 확인하면 축구하던 아이들이 A군을 보고 달아나는 등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상황에서 출동했다"며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경찰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A군이 도망을 가 넘어져 버렸다"고 해명했다. 또 "한쪽은 제압하고 한쪽은 벗어나려는 그런 난감한 상황으로 벌어진 사고였다"며 "A군의 부모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대화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5일 경남 진주와 사천에서도 흉기를 소지한 거동 수상자가 거리를 배회한다는 신고가 들어와 시가 재난안전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으나, 두 건 모두 오인 신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주시에서 흉기를 소지한 남성은 인근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중, 칼집에 칼이 맞지 않아 그대로 들고 다녔고, 사천시의 60대 남성은 쓰레기 더미에서 칼을 주워 재사용하기 위해 집으로 가져오던 중 이를 목격한 시민이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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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면 터질 듯' 부풀었다…잼버리 '화상 벌레' 증상 봤더니
수정 2023.08.06 13:10입력 2023.08.06 10:10
미흡한 대회 준비 속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쏟아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벌레 물림 환자마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장에서 창궐한 벌레 떼에 물린 한 참가자의 다리와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사진출처=연합뉴스]6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3일 하루 발생한 잼버리 관련 환자는 1486명이다. 이 가운데 벌레로 인한 환자가 383명으로 36.1%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피부 발진 250명(17.1%), 온열 증상자 138명(9.4%)이 뒤를 이었다.
야영장 내 물구덩이에서 모기와 화상벌레 등이 들끓어 벌레 물림 환자가 잇따랐다. 실제로 5일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하기로 결정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 대원들은 "벌레 때문에 고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는 세계 잼버리 대회 직전 폭우로 대회장 곳곳이 습지인 데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여가부 국정감사 당시 “폭염이나 폭우, 해충 방역과 감염 대책을 정말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는데도 대회 준비가 미흡했단 비판이 거세다.
특히 '화상벌레'로 불리는 ‘청딱지개미반날개’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검은색과 붉은색 줄무늬 모양을 띠는 이 벌레는 논처럼 습한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야간엔 빛에 끌리는 습성 때문에 조명을 켠 야영장으로 들어오는 성향이 강하다.
화상 벌레는 독성 물질 페데린을 분비하는 곤충으로, 닿기만 해도 화상과 비슷한 염증에 시달리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불에 덴 것처럼 화끈거리고 피부발적과 물집도 일어난다.
행사장에서 창궐한 벌레 떼에 물린 한 참가자의 다리. [사진출처=연합뉴스]화상벌레에 물렸을 때는 상처 부위를 만지거나 긁지 말고 흐르는 물에 씻어야 하며, 물집이 생겼다면 터뜨리지 말고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국소스테로이드제나 국소항생연고 등을 바르면 증상이 완화되고, 경우에 따라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된다.
상처 부위에는 며칠간 통증과 가려움이 나타나며 보통 2~3주 후 자연 치유된다.
화상벌레를 발견하면 손으로 직접 잡지 말고 파리채나 다른 도구를 이용하여 잡아야 한다. 사체도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 피부에 벌레가 붙었을 때도 종이나 휴지 등으로 감싸거나 입으로 불어 제거해야 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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