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인플루언서가 “게임기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하자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 수천 명이 몰려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이 일대는 뉴욕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 중 하나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은 인플루언서 카이 세낫(21)을 폭동 및 불법 집회를 선동한 혐의로 기소했다.
유튜버이자 트위치의 유명 스트리머 세낫은 지난 2일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4일 오후 4시 유니언스퀘어에서 질문에 답하면 선물을 주겠다"라며 인기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5(PS5), 마이크, 키보드, 웹캠, 게임용 의자 등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경찰에 따르면, 트위치 팔로워가 650만 명, 유튜브 팔로워가 400만 명에 달하는 세낫의 발언이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당일 오후 3시쯤부터 사람들이 공원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후 약속 시간인 오후 4시가 되기 전에 수천 명의 시민이 유니언스퀘어에 몰려들어 혼란이 빚어졌다.
광장으로 모인 사람들은 서로 먼저 게임기를 타려다 몸싸움을 벌였고 상대방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몇 분 만에 사람들이 수백명에서 수천 명으로 늘어났다"며 "공원과 주변 거리가 사람들로 넘쳐나 차량과 보행자 통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곧 경찰은 최고 수준의 재난 대응인 '레벨4'를 발령했다.
결국 세낫은 게임기 증정을 포기했고, 일부 흥분한 참가자들이 세낫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차에 올라서거나 매달리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성난 사람들은 병이나 돌, 페인트 병을 던지는 등 난동을 벌였다.
일부 시민은 차량 지붕이나 열차역 지붕에 올라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관들에게 병을 던졌다.
실제로 사건 현장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는 흥분한 참가자들이 공원 시설물 위에 올라가 고함을 지르며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경찰은 "공원에 모인 사람들이 경찰과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했다"며 "일부 사람들은 건설 현장에서 삽, 도끼 등을 가져와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를 제지하려던 일부 경찰관들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경찰은 현장에는 경찰관 1000여 명이 출동했다. 경찰은 이날 30명의 청소년을 포함해 총 6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제프리 매드리 뉴욕 경찰국장은 "우리는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지만, 젊은이들이 우려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이 정도의 위험성까지는 아니었다"며 "건설 현장에 있던 삽, 도끼 및 건설 자재를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