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타 조폭, 중3에 스카우트도"…몸집 불리는 MZ 조폭
수정 2023.08.06 06:00입력 2023.08.06 06:00
"학생들, 명품·외제차 SNS에 조폭 동경"
젊은층 유입에 조직 유지…범죄 악순환 우려
10~30세대 조직폭력배를 뜻하는 이른바 'MZ세대 조폭'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발판 삼아 세를 불려가고 있다.
과거에도 조직 내 주축은 20~30세대 젊은 층이었지만 1990년 초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뒤로 폭력조직들은 음지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해 폭력조직들의 활동이 점차 양지화하면서 큰 영향력을 누릴 뿐 아니라 이를 매개로 10대 청소년들을 포섭해 빠르게 세력을 확장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순호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3일 YTN 라디오에서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되고 폭력 조직이 와해하면서 이들이 단속과 처벌을 피해 주로 음지에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최근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공백을 틈타 SNS 등을 통해 MZ세대 조폭들이 다시 양지로 나와 대담하게도 대낮에 길거리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패싸움을 벌인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인플루언서 조폭이 16세 중학생을 스카우트한 사례도 있었다. 어린 학생들이 SNS에 올라온 명품, 외제 차 사진 등을 보고 조폭의 삶을 동경해 조직의 포섭에 넘어가는 식이다.
최 부장검사는 "지난해 광주지역 국제PJ파 집단 난투극 사건을 수사하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 외제 차나 문신, 명품 사진 등 학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사진을 자주 올려놓고 활동하는 소위 '스타 조폭'이 있었다"며 "그 사람이 광주의 모 중학교에 재학 중인 16살짜리 일진 학생 2명에게 연락해 스카우트했고, 이 2명은 실제로 국제PJ파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에 가입하면 양복 팔 부분에 조직 이니셜이 새겨진, 100만원 상당의 고급 맞춤 양복을 해주고, 선배들이 데리고 다니면서 술도 사주고 외제 차도 태워준다"며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유흥을 즐기게 해주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심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10대 조직폭력배의 신규가입이 늘고 있다. 지난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10대 조직폭력배 검거 인원은 2020년 154명, 2021년 98명이었지만 지난해 210명으로 크게 늘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지난 2일 오후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젊은 피가 수혈되면 수혈될수록 조직폭력은 더 악랄해지거나 무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10대 청소년들이 조직폭력배에 들어오는 건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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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준비 완성" 을지연습 앞두고 군수공장 찾은 北 김정은
수정 2023.08.06 10:25입력 2023.08.06 10:2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잇달아 시찰하고 전쟁 준비를 위한 무기 현대화를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5일 현지 군수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소총을 만져보며 테스트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 공장들을 현지 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 목표 수행 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초대형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시찰하고 "공장경영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들과 새로운 탄종을 계열 생산하기 위한 능력조성사업 등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생산공정 전반에 대대적으로 새로운 설비들과 측정 장치들을 도입해 정밀가공 능력을 제고하고 자동화를 실현했다"며 "노동환경 조건을 비약적으로 일신"하는 등 공장의 기술·생산공정 현대화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북한)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나가는 데서 공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하고 "(북한) 국방공업의 발전성과 현대성을 상징하는 본보기 공장 앞에 나서는 당면과업과 전망 과업 수행을 위한 방도들을 밝혀줬다"라고도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저격 무기와 중요 전략무기대차의 생산 실태 파악, 전략순항미사일과 무인공격기 발동기(엔진) 생산공장 현지 지도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시찰은 오는 21~24일 한미연합 군사 연습과 연계돼 실시되는 우리 정부의 '을지연습'을 앞두고 이뤄졌다. 북한은 을지연습을 두고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다만 현장에서 김 위원장이 '미제'나 '남조선' 등을 직접 겨냥한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실제로는 대러 무기 수출을 위한 '홍보전'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말 북한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이뤄진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방북으로 과시한 북·러 군사협력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번 군수공장 시찰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 김재룡 당 규율비서, 조춘룡 군수공업부장,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등을 비롯해 올해 초 해임됐던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비서가 수행했다. 포병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은 지난해 말까지 군부 일인자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올해 초 돌연 해임되며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번 군수공장 시찰 일정을 함께하면서 다시 중요 직책으로 복귀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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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덕이는 인력난 해소될까…필수 의료 실습 현장 가보니
수정 2023.08.06 15:40입력 2023.08.06 15:40
김기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3일 오후 병원 심혈관조영실에서 수술용 가운과 마스크를 착용한 의과대학생들에게 영상을 보며 환자의 상태를 알려줬다. 김 교수는 환자의 관상동맥을 보며 막힌 부분이 어디인지 자세히 설명했다. 소아 심장 분야 현장실습에 참가한 학생들은 김 교수의 말에 집중했다.
서울대병원 소아 심장 분야에서 현장 실습을 받는 의대생은 3명이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부터 의대생 필수 의료 실습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아심장과 신경외과 등 필수 의료에 관심이 있는 의대생들은 방학동안 대학병원 등 18개 기관에서 현장 실습을 한다. 올해는 신경외과, 소아 심장, 외상, 감염, 공공의료, 일차 의료 등 6개 분야에서 255명의 실습생을 선발했다. 경쟁률은 2대1이었다. 우선 123명의 의대생이 여름방학에 실습받는 중이다. 복지부는 학생 1명당 500만원 내외의 실습비를 실습에 참여하는 기관과 의대생에게 지원한다.
전남대 의대 본과 2학년 류윤식씨는 "소아청소년과에 관심이 많은데 주변에서 만류했다"면서 "현장에서 실습해보니 사명감도 더 생기고, 인생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곽재건 소아흉부외과 교수는 "의대생 중 90% 이상이 현장 실습을 못 한다"면서 "실습 지원 제도 경험을 통해 의대생들이 다양한 분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가 의대생 실습 사업을 지원하는 건 필수 의료 분야 인력난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 충원율은 매년 줄고 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비뇨의학과, 신경외과 등 필수 의료 과목 전공의 충원율은 2017년 95.1%에서 2021년 82.9%, 지난해 78.5%까지 떨어졌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는 전공의는 드물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는 총원 199명 중 33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아시아·태평양 최고 병원 순위'에서 소아청소년과 분야 1위 의료기관에 선정된 서울대어린이병원조차도 인력난에 허덕인다. 곽재건 교수는 "퇴임을 앞둔 전문의가 늘고 있어서 의료진 부족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전문의 고령화가 가속하고 있다. 필수 의료 분야 전문의 가운데 70대가 2013년 686명에서 지난해 1621명으로 136% 증가했다. 60대는 1960명에서 3656명으로 86%, 50대는 4450명에서 6034명으로 35% 증가했다. 반면 30대 이하는 3988명에서 3024명으로 6%, 40대는 5961명에서 5604명으로 24% 줄었다.
계명대 의대 본과 4학년 안준형 씨는 "흉부외과에 가고 싶다고 했더니 지인들이 폐와 식도 분야로 가라고 조언했다"면서 "그래도 심장을 전공하고 싶으면, 소아 심장은 안된다고 말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서울대병원 와서 어린이 심장병 수술의 대가인 김웅환 교수님이 집도한 생후 한 달된 아기의 심장 수술을 참관했다"면서 "멀리서 화면으로 지켜봤는데 정말 귀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대학병원을 떠나는 전문의도 느는 추세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수익을 중시하는 젊은 의사들이 대학병원 보다 개원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범 교수는 "지금도 주중에 오후 10시 이후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한다"면서 "보상을 늘리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면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려는 전문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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