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아마존·구글·MS·메타 2분기 호실적
미국 5대 빅테크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세계 경제를 짓눌러온 인플레이션과 침체 우려 속에서도 5개 빅테크 모두 예상 밖의 호실적을 냈지만, 3분기에는 실적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 부합했지만 아쉬운 애플
애플은 지난 3일(현지시간)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자체 회계연도 3분기) 818억달러의 매출과 1.26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시장 예상에 부합했고, 주당순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5% 상회했다.
아이폰 등 하드웨어 매출은 부진했지만, 서비스 매출은 호조를 띠었다. 아이폰 매출액은 39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맥과 아이패드 매출도 각각 7.3%, 19.8% 줄었다. 지역별로 최대 시장인 미주 지역에서 매출이 5.6% 감소해, 하드웨어 업황이 여전히 부진함을 보여줬다. 다만 서비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2%가 늘었고, 시장 예상치도 2.2% 상회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아마존·메타 '두 자릿수 외형 성장'
아마존은 2분기 주당순이익이 0.65달러로 시장 예상치(0.35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호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1344억달러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1313억달러)를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하며, 6개 분기 만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실적을 발표한 메타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11% 증가하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메타의 분기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효과로 호황을 누린 2021년 4분기(20%)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2분기를 바닥으로 4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률이 개선되며 완연한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당순이익은 2.98달러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2.92달러)를 웃돌았다.
◆부활의 날개 단 광고 사업
이번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광고 사업의 부활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호황이 끝나고 지난해 침체에 빠졌던 광고 사업의 개선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흐름을 깨고, 2분기 광고 매출이 3.3% 증가했다. 구글의 광고 매출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챗GPT 열풍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광고 사업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메타와 아마존의 경우 각각 12%, 22%에 달하는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맞춤형 광고의 정확도를 끌어올린 인공지능(AI) 기술로 광고 사업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광고 실적 회복이 경기에 선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구글과 메타, 그리고 아마존의 광고 실적 개선 흐름이 경기에 선행한다고 판단한다면 3분기 이후로도 실적 개선 여지가 높다는 이야기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애플·MS 흐릿한 3분기…메타·아마존 '맑음'
메타는 올 3분기 매출 목표치로 320억~345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31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좋은 분기를 보냈다"며 "앱 전반에 걸쳐 가입이 늘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AI 제품 및 퀘스트 3 출시와 함께 올가을 모처럼 가장 흥미로운 로드맵을 갖고 있다"며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마존도 같은 기간 매출 전망을 전년 동기 대비 9~13% 성장한 1380억~1430억달러로 추정했다. 반면 애플과 MS는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다.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루카 마에스트리는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이 900억달러를 밑돌며 지난해 동기(901억5000만달러)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4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는 물론, 지난해 3분기 수준의 매출을 전망하는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치다.
MS도 올해 3분기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3분기 매출 목표치를 538억~548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49억4000만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3분기 실적 부진 전망은 2분기와 마찬가지로 핵심 수익원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매출 성장 둔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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