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민폐 주차 응징' 차종 따라 달라진 결과…"경차로 했다가 머리채 잡혀"

수정 2024.07.15 12:38입력 2023.08.01 10:37

모닝 차주 "경차·왜소한 체구에 무시 당해"
아우디 차주는 "문자로 반성문 보내오더라"

민폐 주차 차량에 대한 '보복 주차' 인증글이 인터넷 상에 수시로 오르내리는 가운데 보복 주차에 활용한 차종에 따라 반응과 결과가 사뭇 달라 화제가 되고 있다.


보복 주차한 아우디 차주에 "사장님 너그러운 마음으로…"
차선 넘은 k5 옆에 주차된 아우디 차량. 앞바퀴도 k5 쪽으로 돌려 쉽게 차를 빼지 못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칸 주차 참교육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전날 주차장 차선을 침범해 차를 댄 검은색 K5에 보복하고자 자신의 차인 아우디를 K5 운전석 쪽으로 바짝 붙여 주차했다.


이 차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앞바퀴까지 K5 방향으로 돌려놓은 것 같은 모습도 보였다.


차선 넘은 k5 차주가 옆에 주차된 아우디 차량의 차주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씨는 "상대 차에 전화번호가 없었다. 나도 며칠 차를 안 쓸 생각 하고 차를 놓고 퇴근했다. 어제(29일) 오후 8시 30분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길래 받지 않았고, 주차장 카메라를 봤더니 차 못 빼고 놓고 가더라"며 "오늘 오전부터 계속 전화가 오길래 안 받았는데, 문자로 반성문 오길래 가서 빼줬다"라고 K5 차주에게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K5 차주는 "사장님 제가 어제 잠깐 볼일 있어서 차를 바로 뺄 생각에 대충 대놓고 올라갔다 내려왔는데 차를 못 빼는 상황이다"라며 "주차 제대로 안 한 점 정말 죄송하다"라고 아우디 차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모닝 차주엔 '머리채' 잡고 욕설…"경차 무시 풍조 있는 것 같다"

반면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산에 사는 모닝 차주 B씨는 지난 5월 공용주차장에서 차선을 넘어 비스듬하게 주차한 BMW 차량 옆에 바짝 붙여서 차를 세웠다가 시비가 붙어 머리채를 잡히고 욕설을 들은 사연을 전했다.


당시 B씨는 BMW 차주와 전화로 시비를 벌였다. 두 사람은 인근의 한 경찰서 지구대 앞에서 만났다. BMW 차주는 B씨를 보자마자 머리채를 잡고 경찰서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B씨는 경찰들이 보는 앞에서도 한동안 욕설을 들어야 했다.


BMW 차주는 B씨가 만나는 장소를 전달하면서 반말로 비아냥대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점과 만나고 나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점에 화가 났다고 전했다.


B씨는 "나도 작년까지 수입차를 몰고 다녔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경차라면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모닝이 경차이고 나의 체구가 왜소해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체감 35도' 선풍기도 없는 쪽방촌 사람들.."차라리 밖이 덜 덥다"
수정 2023.08.01 09:27입력 2023.08.01 07:30

31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인근 어린이놀이터는 기온 35도 내외의 폭염에 공기가 후끈했다. 무더위에 실내에 있는 것이 더 시원할법하지만, 쪽방촌에 거주하는 노인 20여명이 놀이터에 모여 있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오히려 집에서 나온 것이다. 가끔 부는 뜨거운 바람에도 노인들은 "아, 시원하다"고 좋아했다. 어떤 노인들은 막걸리로 목을 축이기도 했다.


놀이터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쪽방촌 주민들./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쪽방촌에서만 20년을 거주한 문장석씨(72·남)는 매일 오전 7시30분 아침만 먹고 나면 놀이터로 온다. 집이 너무 더워서 들어가기조차 힘들어서다. 그는 놀이터에 앉아있다가 점심, 저녁때가 되면 무료급식소로 이동한다. 저녁을 먹고 해가 지면 다시 집으로 향한다. 그때야 집은 식어서 들어갈 만하다. 이 더위 속에 문씨는 최근 선풍기를 버렸다. 8번째로 이사한 집에 도저히 선풍기 놓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문씨는 "초여름만 해도 모기장을 치고 창문과 현관문을 열면 바람이 통해 시원했다"며 "이제는 버티기 힘들 정도로 더워서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심각해진 폭염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9~30일 동안 폭염으로 인해 전국에서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이미 지난해 전체 9명을 넘어선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신고현황'을 보면,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111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69명 늘었다.


체감온도가 35도에 달하던 31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공원에 무더위를 피해 집 밖으로 나온 쪽방촌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쪽방촌은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곳 중 하나다. 집집마다 제대로 된 냉방시설이 없어서다. 목욕시설도 안 갖춰진 곳이 많아 찬물로 씻는 게 사치이기도 하다. 동자동에 거주하는 김윤희씨(44·여)는 "이제는 겨울보다 여름이 힘들다"며 "겨울은 보일러를 틀고 옷이라도 동여매면 춥지 않은데 여름에는 선풍기를 틀어도 뜨거운 바람만 나온다. 정말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더워졌다"고 말했다. 문씨도 "팔다리가 저리고 덜덜 떨려서 집에서 나오기가 힘들지만 쪄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아예 나오지도 못하고 폭염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노인이 담배를 태우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사진=공병선 기자 mydillon@

폭염 속 쪽방촌 풍경은 기후위기가 곧 인권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기후위기는 인권에 매우 광범위하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최대 위협 요소"라며 "기후변화가 취약계층의 고용, 노동조건, 주거, 건강, 위생 등에 미치는 위협 요소를 분석해 취약계층 보호 및 적응역량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울산에 나타난 ‘불새’… 윤기득 사진작가, 계곡서 희귀종 호반새 포착
수정 2023.08.01 11:07입력 2023.08.01 11:07

‘불새’가 울산에 나타났다. 희귀종인 여름철새 ‘호반새(Ruddy kingfisher)’가 울산 울주군의 한 계곡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시는 지난 7월 20일 상북면 한 계곡 흙 벼랑에 둥지를 틀고 먹이를 나르는 호반새 어미새 모습이 울산에서 활동하는 윤기득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알렸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계곡에서 포착된 호반새. [이미지출처=윤기득 사진작가]

한국사진작가협회 울산지회 소속 윤 작가는 “당일 오전 사진촬영 중 우연히 먹이활동 하는 호반새를 발견했고 오후에는 새끼들이 모두 둥지를 떠나는 장면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호반새는 발견하기 드문 여름철새로 개체 수가 적어 울음소리는 간혹 들리지만 관찰하기는 매우 힘든 새로 알려졌다.


진한 주황빛의 굵고 긴 부리와 몸 전체가 붉은색을 띠고 있어 ‘불새’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총새과 호반새는 호수나 물가 계곡에 살아가는 새로 ‘물고기 사냥의 달인(Ruddy kingfisher)’으로 불리며, 잡은 물고기와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은 나뭇가지에 부딪히게 한 뒤 기절시켜 머리부터 먹는 습성이 있다.


호반새 둥지는 보통 산간 계곡 주변 무성한 숲속 딱따구리 옛 둥지나 흙 벼랑 동굴이나 구멍을 파서 사용한다. 청설모나 담비 등 천적의 공격을 받으면 번식을 포기하거나 다음 해에 그 둥지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여름에 번식하는 철새로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5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고 한다.

울산 상북면 계곡에서 포착된 호반새. [이미지출처=윤기득 작가]

윤 작가는 울산을 찾아온 귀한 새를 알리고 울산의 자연생태를 알리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호반새 작품을 울산시에 무상 제공했다.


한 조류전문가는 “호반새는 생태환경의 건강성을 알리는 환경지표종으로, 울산을 번식지로 삼았다는 것은 그만큼 울산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기득 작가는 울산에서 활동 중이며 지난해 12월 북구를 찾아온 재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 2016년 팔색조, 2021년 호사비오리, 솔부엉이, 긴꼬리딱새 등 울산을 찾는 철새들을 관찰기록하고 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