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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부부, 아들사건 이후 "우리가 아는 성교육 강사 섭외해달라" 요청 파장

수정 2023.07.29 20:26입력 2023.07.29 20:14

사건 후 지인 성교육 강사 섭외 요청
주씨 子, 성교육 후 통합학급에서 수업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하는 과정에서 교권 침해가 있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씨 부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성교육 강사를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섭외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온라인에는 해당 특수교사가 주호민의 아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혐의가 있었다고 고소당한 후 작성한 탄원서 요청문이 공개됐다.

이미지출처=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

특수교사는 "지난해 9월 5일 주호민의 자폐 아들이 통합 학급 수업 도중 여자 아이 앞에서 바지를 내렸고, 이로 인해 여자 아이가 큰 심리적 충격을 받고 학교에 오는 것이 무섭다고 하며 분리 조치를 원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일엔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회를 통해 통합 시간 조율, 성교육 등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19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생의 부모와 통화 중 아동학대 정황(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보냈음)이 포착됐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21일 경찰 통보로 고소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특수교사는 "(주호민 아들이) 통합학급에서 다시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점은 성교육 실시 후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해 전교생 성교육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외부 강사와의 조율도 모두 제가 했다"며 "이 성교육 진행에서도 학부모님은 본인이 알고 있는 성교육 강사로 해 달라고 요청을 해서 다시 (주호민 아들 학년인) 2학년 학생들만은 이 학생 학부모님이 원하는 성교육 강사로 섭외해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이 알려진 후 많은 네티즌은 "가해자의 학부모가 원하는 강사로 피해자를 성교육한 것이냐", "가해자 부모가 강사 섭외에 관여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앞서 주씨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지난해 9월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냈다. 주씨는 26일 SNS 계정에 "(수업 시간을 녹취한)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는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기가 어렵고,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해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주씨의 아들은 지난해 9월 수업 중 여학생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해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해당 교사는 직위 해제됐고 지난해 12월부터 재판이 진행 중이다.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가 교단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사태로 숨진 주인 하염없이 기다렸다…집터에서 12일만에 구조된 강아지
수정 2023.07.29 12:03입력 2023.07.29 10:20

산사태로 사망한 할머니 반려견 구조
반려견, 산사태 이후 집 인근에만 머물러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주인을 잃은 개가 12일 만에 구조됐다. 이 개는 구조 전까지 주인을 찾으려는 듯 집 인근에만 머물렀다.


28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0대 여성 A씨 등 2명이 숨졌다. A씨가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다리를 크게 다쳤다.

사진 출처=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이 개는 사고 수습 당시 구조돼 마을회관에 맡겨졌으나 줄을 묶지 않아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2일 만에 원래 살던 집터 인근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개는 산사태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 주위를 머물렀다.


케어는 페이스북을 통해 “산사태가 일어난 봉화에서 매몰됐다 구출된 개는 집이 무너지고 동료가 죽고, 반려인들까지 사망하는 등 큰 충격을 겪었으면서도 제집을 찾아 다시 돌아가 있었나 보다”며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야산의 빈터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지나가던 이웃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주민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케어는 27일 현장에 도착해 개를 서울로 데려갔다. 케어는 ‘봉화’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단체는 “봉화는 하반신이 매몰돼 다리는 부러졌고 배에도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며 “덜렁거리는 다리를 끌고 그 높은 야산에 있던 제집을 다시 찾아가 빈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반려인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 개를 동물구조단체에 신고한 주민은 “숨진 A씨가 생전에 개들을 많이 예뻐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A씨가 아끼던 강아지를 살려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일본人사이드]세계 최고령 93세 日 총무과장 "20대 동료에게도 거리낌없이 질문"
수정 2023.07.29 20:44입력 2023.07.29 09:00

2020년 90세 총무과장으로 기네스북 올라
주판 쓰던 시절 입사해 어느새 엑셀로 업무…"배우는 것 즐겁다"

"시대 변화가 어떻게 느껴지냐고요? 매번 두근거리죠."


인간은 과연 몇 살까지 즐겁게 노동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일본에서는 세계 최고령 93세 현역 과장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 제조사 산코산업 소속 다마키 야스코 과장인데요. 입사 이래 경리·서무 업무인 총무부만 맡아온 근속 67년의 베테랑 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주판, 타자기, 그리고 컴퓨터로 업무수행 방식이 급변했지만, 그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변화는 즐겁고 두근거린다고 말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오늘은 1930년생 다마키 과장의 즐거운 노동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2020년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당시 다마키 야스코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다마키 과장의 좌우명은 평범한 일도 철저히 해내자는 '범사철저'(凡事徹底)입니다. 일을 꼼꼼하게 하느라 야근도 불사하고, 모두가 퇴근한 뒤에는 직접 회의실이나 탕비실 등을 자진해서 청소한다고 하네요. 동료들은 "다마키 과장은 마지막에 회사 열쇠를 잠그고 돌아가는 사람"이라고 평합니다.


산코산업은 약 500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다마키 과장은 줄곧 경리와 서무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회사 창업자를 포함해 3명의 사장을 모셨고, 2대 현 회장보다도 11살이 많은데요. 이 때문에 신입사원 연수에서 회사의 이념과 가치 등을 전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다마키 과장의 업무 열정은 처음에는 '동생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15세가 되던 해 종전을 맞이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몸이 약한 어머니와 3명의 동생을 책임져야 했다고 합니다.


1956년 25세 나이로 당시 직원 10명뿐이던 이 회사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회사가 규모가 커져 총무과가 신설된 1970년에 초대 과장으로 임명됐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주판을 사용해 경리 업무를 봤으나, 그다음에는 계산기가 나왔고, 그가 51세가 되던 해에는 컴퓨터가 도입됐습니다. 50대 중장년이 생전 처음 보는 기계로 업무를 해야 했지만, 다마키 과장은 "오히려 손으로 계산할 때 일어나던 실수가 줄어들었다"며 적극적으로 사용법을 익혔다고 합니다.


60세 때는 엑셀을 사용해달라는 회사의 요청이 있어, 엑셀까지 배우게 됐다는데요. 회사의 지원을 받아 교육을 통해 엑셀까지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마키 과장은 "변화를 즐기는 것은 오래 일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데요.


본인이 일하는 모니터 앞에서 인터뷰 중인 다마키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근속 67년이다 보니 사실상 모두 자신보다 나이 어린 직원들 뿐인데요. 하지만 다마키 과장은 70살 아래 20대 동료에게도 모르는 것이 있다면 주저 없이 질문한다고 합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상사에게 반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묻지 않는 한 옛날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데요.


이 때문에 2020년 90세로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때도, 회사 사람들이 "다마키 과장이 90세였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다마키 과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했다는 것을 매일 실감한다"며 100세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의 식지 않는 열정,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데요. 특히 '옛날이야기는 묻지 않으면 꺼내지 않기',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라도 직급에 따라 대하기' 등의 철학은 "나 때는 말이야"를 외치는 사람들과 다른 겸손함이 묻어나는 부분입니다.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움이 회사 생활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앞으로도 다마키 과장이 건강하고 즐거운 회사 생활을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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