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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숨진 주인 하염없이 기다렸다…집터에서 12일만에 구조된 강아지

수정 2023.07.29 12:03입력 2023.07.29 10:20

산사태로 사망한 할머니 반려견 구조
반려견, 산사태 이후 집 인근에만 머물러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주인을 잃은 개가 12일 만에 구조됐다. 이 개는 구조 전까지 주인을 찾으려는 듯 집 인근에만 머물렀다.


28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0대 여성 A씨 등 2명이 숨졌다. A씨가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다리를 크게 다쳤다.

사진 출처=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이 개는 사고 수습 당시 구조돼 마을회관에 맡겨졌으나 줄을 묶지 않아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2일 만에 원래 살던 집터 인근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개는 산사태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 주위를 머물렀다.


케어는 페이스북을 통해 “산사태가 일어난 봉화에서 매몰됐다 구출된 개는 집이 무너지고 동료가 죽고, 반려인들까지 사망하는 등 큰 충격을 겪었으면서도 제집을 찾아 다시 돌아가 있었나 보다”며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야산의 빈터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지나가던 이웃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

주민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케어는 27일 현장에 도착해 개를 서울로 데려갔다. 케어는 ‘봉화’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단체는 “봉화는 하반신이 매몰돼 다리는 부러졌고 배에도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며 “덜렁거리는 다리를 끌고 그 높은 야산에 있던 제집을 다시 찾아가 빈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반려인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 개를 동물구조단체에 신고한 주민은 “숨진 A씨가 생전에 개들을 많이 예뻐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A씨가 아끼던 강아지를 살려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일본人사이드]세계 최고령 93세 日 총무과장 "20대 동료에게도 거리낌없이 질문"
수정 2023.07.29 20:44입력 2023.07.29 09:00

2020년 90세 총무과장으로 기네스북 올라
주판 쓰던 시절 입사해 어느새 엑셀로 업무…"배우는 것 즐겁다"

"시대 변화가 어떻게 느껴지냐고요? 매번 두근거리죠."


인간은 과연 몇 살까지 즐겁게 노동할 수 있을까요? 이번 주 일본에서는 세계 최고령 93세 현역 과장의 이야기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일본 제조사 산코산업 소속 다마키 야스코 과장인데요. 입사 이래 경리·서무 업무인 총무부만 맡아온 근속 67년의 베테랑 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주판, 타자기, 그리고 컴퓨터로 업무수행 방식이 급변했지만, 그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든 변화는 즐겁고 두근거린다고 말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오늘은 1930년생 다마키 과장의 즐거운 노동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2020년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당시 다마키 야스코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다마키 과장의 좌우명은 평범한 일도 철저히 해내자는 '범사철저'(凡事徹底)입니다. 일을 꼼꼼하게 하느라 야근도 불사하고, 모두가 퇴근한 뒤에는 직접 회의실이나 탕비실 등을 자진해서 청소한다고 하네요. 동료들은 "다마키 과장은 마지막에 회사 열쇠를 잠그고 돌아가는 사람"이라고 평합니다.


산코산업은 약 500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는데요, 다마키 과장은 줄곧 경리와 서무 업무를 담당해왔습니다. 회사 창업자를 포함해 3명의 사장을 모셨고, 2대 현 회장보다도 11살이 많은데요. 이 때문에 신입사원 연수에서 회사의 이념과 가치 등을 전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다마키 과장의 업무 열정은 처음에는 '동생을 키워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15세가 되던 해 종전을 맞이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몸이 약한 어머니와 3명의 동생을 책임져야 했다고 합니다.


1956년 25세 나이로 당시 직원 10명뿐이던 이 회사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회사가 규모가 커져 총무과가 신설된 1970년에 초대 과장으로 임명됐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주판을 사용해 경리 업무를 봤으나, 그다음에는 계산기가 나왔고, 그가 51세가 되던 해에는 컴퓨터가 도입됐습니다. 50대 중장년이 생전 처음 보는 기계로 업무를 해야 했지만, 다마키 과장은 "오히려 손으로 계산할 때 일어나던 실수가 줄어들었다"며 적극적으로 사용법을 익혔다고 합니다.


60세 때는 엑셀을 사용해달라는 회사의 요청이 있어, 엑셀까지 배우게 됐다는데요. 회사의 지원을 받아 교육을 통해 엑셀까지 다룰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마키 과장은 "변화를 즐기는 것은 오래 일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데요.


본인이 일하는 모니터 앞에서 인터뷰 중인 다마키 과장.(사진출처=교도통신 유튜브)

근속 67년이다 보니 사실상 모두 자신보다 나이 어린 직원들 뿐인데요. 하지만 다마키 과장은 70살 아래 20대 동료에게도 모르는 것이 있다면 주저 없이 질문한다고 합니다.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상사에게 반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묻지 않는 한 옛날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데요.


이 때문에 2020년 90세로 '세계 최고령 총무부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때도, 회사 사람들이 "다마키 과장이 90세였느냐"며 깜짝 놀랐다고 하네요.


다마키 과장은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했다는 것을 매일 실감한다"며 100세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그의 식지 않는 열정,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데요. 특히 '옛날이야기는 묻지 않으면 꺼내지 않기',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라도 직급에 따라 대하기' 등의 철학은 "나 때는 말이야"를 외치는 사람들과 다른 겸손함이 묻어나는 부분입니다. 연륜과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움이 회사 생활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앞으로도 다마키 과장이 건강하고 즐거운 회사 생활을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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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한 최악보다 더 심각"…겨울에도 얼지 않는 남극 바다 얼음
수정 2023.07.29 10:28입력 2023.07.29 08:56

뉴질랜드 과학자 "남극 바다에 떠 있는 해빙 양 극적으로 감소"
"신속하고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 필요"

겨울철 남극의 해빙 양이 지난 19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질랜드 복수 매체에 따르면 뉴질랜드 과학자들이 28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뉴질랜드-호주 남극 과학 회의에서 “남극 바다에 떠 있는 해빙 양이 너무 극적으로 감소해 기존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현재 해빙 양은 지난 1980년 이후 어느 때와 비교해도 20% 정도 적은 수치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대학 테사 밴스 교수는 “지구 과학자로서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극복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기후 과학자 팀 나이시 교수는 “남극 해빙이 그간의 겨울철에 관찰된 수준까지 형성되지 않았다”며 “예상할 수 있는 통계 범위 밖으로 완전히 벗어난 비이상적 수치”라고 표현했다.

그간의 기록에서 본 적 없는 수치일 뿐 아니라 예상한 최악을 넘어선 상황이다. 그는 “역대 기록을 바탕으로 보았을 때 해빙의 수준이 이 정도일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의 상황도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통계학자들의 말을 차용해 “이 정도로 예상을 벗어나는 일은 70억분의 1의 경우다. 올겨울 해빙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보다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더 높다”고 했다.


악순환의 고리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뉴질랜드 지질 핵 과학 연구소(GNS)의 리처드 레비 박사는 “해빙은 태양 광선을 반사해 지구를 냉각시켜주는 역할을 한다”며 “지구가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방어막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 표면이 얼음이나 눈 등 흰색으로 덮여있으면 태양 광선이 우주로 반사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때문에 해빙이 사라진다면 지구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해 점점 뜨거워지고 빙상들까지 녹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중요한 해결책으로 봤다. 나이시 교수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심도 있고 신속하고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빙이 적어진 것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극한 기후가 덮치고 있다. 미국은 남서부에서 기록적 폭염이, 북동부에서는 폭우가 쏟아졌고 유럽에선 역대 최고 기온을 뛰어넘을 강력한 폭염이 이어졌다. 인도는 수일간 이어진 몬순(우기) 폭우로 홍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 기후가 더 극단적이고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인한 ‘재앙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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