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열대화 시대 왔다"…올 폭염 언제까지
수정 2023.07.29 08:00입력 2023.07.29 08:00
UN "지구 열대화 시대…공포스러운 상황"
한반도에서도 낮엔 폭염, 밤엔 열대야 지속
"열돔현상으로 기온·습도 높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살갗으로 체감되고 있다. '펄펄 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지구 평균온도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한반도 역시 극단적인 폭우·폭염이 반복되는 등 기상이변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그는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27일 서울 여의대로 위로 지열에 의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앞서 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올 7월15일까지 온도가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면서 역대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역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는데 C3S는 세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6월 평균치보다 0.53도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뜨거워진 지구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폭우·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철의 경우 지구온난화를 더 강하게 체감하게 된다. 장마철 강수 패턴 역시 전통적인 모습과는 달라졌는데, 단시간에 강한 비가 쏟아져 내리거나 장마 기간에도 해가 쨍쨍한 날씨를 보이기도 한다.
또 장마 이후 강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는 일도 잦은데, 이런 기상현상을 반영해 500년간 사용해오던 '장마'라는 용어 대신 아열대 지역에서 사용하는 '우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장마 백서에서 기후 평균 강수량이 4㎜ 이상 지속해서 유지되는 기간을 우기로 규정했고 7월을 전후로 한 달 동안 비가 내리는 기간을 장마철 또는 1차 우기로, 한동안 비가 그쳤다가 다시 7㎜ 이상의 비가 내리는 기간을 2차 우기로 나눴다.
서울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인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현재 한국은 장마철이 종료되고 폭염이 시작된 상태다. 전국 곳곳에는 폭염특보가 발효됐고 밤에는 수도권과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도 이어지고 있다. 강원 동해안의 경우 28일 기준 6일째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상황 속 2018년 최악의 폭염을 능가하는 더위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해 8월1일 서울은 39.6도, 강원 홍천군은 41.0도을 기록하며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을 경신했으며 폭염일수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을 넘어섰다. 맹소영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우리나라의 올여름도 역시 열돔현상(heat dome)으로 습도 기온이 높은 현상이 이어져 만만치 않은 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맹 대표는 2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올해는 일상적인 엘리뇨보다 서너배 정도 강한 슈퍼 엘리뇨"라며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평균기온도 올라가지만, 또 엘리뇨로 오르는 기온으로 지구가 거대한 열공기에 갇혀 있는 열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폭염과 폭우는 해마다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손석우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28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비가 많이 오고 비가 안 오고 이게 번갈아 가면서 발생을 하는데 전반적인 추세는 우상향을 그리면서 극단적인 게 반복될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기온은 따뜻해지고 비는 많이 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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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부부, 아들사건 이후 "우리가 아는 성교육 강사 섭외해달라" 요청 파장
수정 2023.07.29 20:26입력 2023.07.29 20:14
사건 후 지인 성교육 강사 섭외 요청
주씨 子, 성교육 후 통합학급에서 수업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고소하는 과정에서 교권 침해가 있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씨 부부가 자신이 알고 있는 성교육 강사를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섭외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29일 온라인에는 해당 특수교사가 주호민의 아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혐의가 있었다고 고소당한 후 작성한 탄원서 요청문이 공개됐다.
이미지출처=주호민 인스타그램 캡처특수교사는 "지난해 9월 5일 주호민의 자폐 아들이 통합 학급 수업 도중 여자 아이 앞에서 바지를 내렸고, 이로 인해 여자 아이가 큰 심리적 충격을 받고 학교에 오는 것이 무섭다고 하며 분리 조치를 원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5일엔 개별화교육지원팀 협의회를 통해 통합 시간 조율, 성교육 등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19일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생의 부모와 통화 중 아동학대 정황(녹음기를 가방에 넣어 보냈음)이 포착됐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21일 경찰 통보로 고소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특수교사는 "(주호민 아들이) 통합학급에서 다시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점은 성교육 실시 후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해 전교생 성교육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외부 강사와의 조율도 모두 제가 했다"며 "이 성교육 진행에서도 학부모님은 본인이 알고 있는 성교육 강사로 해 달라고 요청을 해서 다시 (주호민 아들 학년인) 2학년 학생들만은 이 학생 학부모님이 원하는 성교육 강사로 섭외해 교육이 이뤄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이 알려진 후 많은 네티즌은 "가해자의 학부모가 원하는 강사로 피해자를 성교육한 것이냐", "가해자 부모가 강사 섭외에 관여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앞서 주씨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지난해 9월 신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입장문을 냈다. 주씨는 26일 SNS 계정에 "(수업 시간을 녹취한)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 있었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는 교육청 자체적으로 판단해 교사를 교체하기가 어렵고, 사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서만 조치가 가능해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주씨의 아들은 지난해 9월 수업 중 여학생 앞에서 신체 일부를 노출해 특수학급으로 분리됐다.
해당 교사는 직위 해제됐고 지난해 12월부터 재판이 진행 중이다.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가 교단에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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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로 숨진 주인 하염없이 기다렸다…집터에서 12일만에 구조된 강아지
수정 2023.07.29 12:03입력 2023.07.29 10:20
산사태로 사망한 할머니 반려견 구조
반려견, 산사태 이후 집 인근에만 머물러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주인을 잃은 개가 12일 만에 구조됐다. 이 개는 구조 전까지 주인을 찾으려는 듯 집 인근에만 머물렀다.
28일 동물권단체 케어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동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60대 여성 A씨 등 2명이 숨졌다. A씨가 키우던 반려견 2마리 중 1마리는 죽고 1마리는 다리를 크게 다쳤다.
사진 출처=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이 개는 사고 수습 당시 구조돼 마을회관에 맡겨졌으나 줄을 묶지 않아 사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2일 만에 원래 살던 집터 인근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개는 산사태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 주위를 머물렀다.
케어는 페이스북을 통해 “산사태가 일어난 봉화에서 매몰됐다 구출된 개는 집이 무너지고 동료가 죽고, 반려인들까지 사망하는 등 큰 충격을 겪었으면서도 제집을 찾아 다시 돌아가 있었나 보다”며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 야산의 빈터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것을 지나가던 이웃이 발견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동물권단체 케어 페이스북주민으로부터 구조요청을 받은 케어는 27일 현장에 도착해 개를 서울로 데려갔다. 케어는 ‘봉화’라는 새 이름을 붙였다.
단체는 “봉화는 하반신이 매몰돼 다리는 부러졌고 배에도 깊은 상처가 나 있었다”며 “덜렁거리는 다리를 끌고 그 높은 야산에 있던 제집을 다시 찾아가 빈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반려인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라고 적었다.
이 개를 동물구조단체에 신고한 주민은 “숨진 A씨가 생전에 개들을 많이 예뻐했다”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A씨가 아끼던 강아지를 살려 다소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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