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신, "장어구이 특유 맛 잡았다" 호평
기후위기·ESG에 대체육 더욱 성장할 듯
일본에서 최근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닛신 식품에서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장어덮밥이 출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에 대체육이 어렵다는 해산물 식품까지 출시되면서 대체육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후 위기와 맞물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도 주요 가치로 떠오르면서 향후 대체육 시장이 100조원 이상의 거대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지난 18일 식품기업 닛신이 1000세트 한정으로 선보인 '플랜트 베이스 장어' 덮밥을 소개했다. 장어는 식물성 기름과 단백질을 조합해 탄생했는데, 닛신은 콜라겐과 기름이 많은 장어의 특성을 고려해 끈적하면서도 기름진 장어구이 특유의 맛을 구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닛신이 한정판매한 식물성 장어 덮밥. 광고에 실제 장어를 사용하지 않았음을 표시했다. (사진출처=닛신 홈페이지)일본 기업들은 '콩고기'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체육의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는 유명 라멘 체인점 잇푸도의 '플랜트 베이스 라멘'이 제공되기도 했다. 잇푸도는 돼지 사골을 우려낸 돈코츠 라멘으로 유명한 체인점이지만, 식물성 유지와 단백질로 이를 구현했다. G7 회의장에서는 이 식물성 라멘을 맛보기 위한 인파가 몰렸고, 준비한 260분은 2시간 만에 매진됐다.
잇푸도는 지난해 7월부터 신주쿠점에서 식물성 라멘을 상시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육수뿐만 아니라 면에도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대체육으로 만든 차슈를 곁들여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체육 시장은 수산물 분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콩고기 브랜드 '나츄 미트'를 출시한 식품기업 닛폰햄은 지난 3월 '나츄 미트 피시 프라이'를 출시했다. 생선튀김을 대체육으로 구현한 것인데, 대두와 해조 유래 성분 등의 원료를 사용해 어육에 가까운 식감과 풍미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5월에는 대체육 새우튀김인 '팝콘 쉬림프'를 출시하기도 했다.
식물성 차슈 등을 사용한 잇푸도의 '플랜트 베이스 라멘'.(사진출처=잇푸도 홈페이지)대기업들도 경영 방침을 변경해가며 선제적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중이다. MSG로 유명한 아지노모토는 지난 3월 '아미노산으로 음식과 건강 문제를 해결한다'는 모토를 '아미노사이언스로 사람, 사회, 지구의 웰빙에 기여한다'고 변경했다.
여기에 차세대 먹거리 개발을 위해 배양육, 대체육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투자를 대폭 확대했고, 이같은 성장 전략을 세우는 '녹색 사업 추진부'를 지난 4월 설치했다.
닛신도 2021년 12월 '지속가능한 식량 시스템의 실현'을 내걸고 컵라면 등에 들어가는 식물성 단백질의 사용량을 2030년까지 연간 1100t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내걸었다.
일본 언론들은 앞으로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에 대한 위기감과 맞물려 대체육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케이는 2030년까지 일본의 대체육 관련 시장 규모는 780억엔(7055억원), 전세계는 886억달러(113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식량 생산으로 벌어지는 환경 문제나, 나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세계정세에 의한 원료 시장의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식품업계에서 높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가치의 문제를 떠나 대체 먹거리라는 새 시장 개척이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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